[형산강의 오늘] 자원으로서의 형산강
[형산강의 오늘] 자원으로서의 형산강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4.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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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량 적고 유하시간 짧아 수자원 이용에 한계
형산강은 경주, 포항 지역의 선사 및 고대 문화가 형성된 근거이자 역사가 살아 숨쉰 현장이었다. 지금의 형산강은 수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형산강의 생물자원도 주목할 만하다.

수자원으로서 형산강은 경주시 및 포항시의 상수원이며, 공업 및 농업용수로 이용된다. 그러나 유량이 적은데다 하상의 경사가 급해 유하시간이 평수기 기준으로 28.1시간 밖에 안 된다. 즉 형산강 상류 지역에 비가 내리면 발원지부터 하구의 영일만까지 흘러드는 데 평균 28.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기후대의 특징 때문에 여름에 강우량의 51.4%가 집중되고, 상류 지역에 수목이 부족해 유량 조절 기능이 미약하므로 계절에 따른 유량 변동이 심하다. 그래서 상류지역에서는 몇 개의 지류를 제외하고는 하천 유지수가 부족하여 강이 건천화되어 있다. 유량이 많고 안정적일수록, 그리고 유하시간이 길수록 수자원으로 이용하기에 좋은데 형산강은 이 두 가지 조건 모두 나쁜 셈이다. 또한 길이는 길지 않지만 울산광역시, 경주시, 포항시 등 세 개 시에 걸쳐있어 수자원 이용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간에 민감한 요소가 항상 내재해 있다.

포항시에서는 상수원으로 영천댐, 안계댐, 그리고 형산강의 물을 이용한다. 상수원의 강물을 상수도로 공급하는 곳을 정수장이라 하고 펌프 시설로 물을 정수장으로 끌어올리는 곳을 취수장이라고 하는데, 포항시로 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은 8개다. 이 중 형산강 수계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취수하는 곳은 유강 정수장, 제 2 수원지, 택전 정수장 등 3개소다. 강 표면의 물을 표층수라 하고 강바닥을 흐르는 물을 복류수(River bed water)라 하는데, 이들 정수장에서는 복류수를 취수한다. 표층수는 각종 부유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오염도가 높은 반면 복류수는 하천 바닥의 모래에 의해 자연 정수되어 일반적으로 표층수보다 깨끗하다. 하루에 취수하는 형산강 물의 양은 8만~9만 톤 정도다.
영천댐은 낙동강 수계, 안계댐은 금호강 수계의 댐으로 지하 도수로 및 터널을 통해 정수장에 물을 공급한다. 형산강 물을 취수하는 정수장에서도 형산강 물만 쓰는 것이 아니라 도수로를 통해 공급된 영천댐 또는 안계댐의 물을 함께 취겵ㅌ置?상수도로 공급한다. 포항시에서 순전히 형산강 물만 공급받는 지역은 없는 셈이다. 또 포스코는 도수로를 통해 하루 10만 톤 가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들 댐에서 공급하는 용수는 전체 하루 66만 2천 톤, 이 중 생활 및 공업용수가 24만 2천 톤이다. 그리고 하루에 관개용수가 12만 톤, 하천유지용수가 30만 톤 방류된다.
형산강 생물자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조류와 숲이다. 형산강은 강을 따라 습지가 잘 발달되어 있고 하구에 기수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철새가 쉬어가는 곳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형산강에서 발견되는 천연기념물로는 원앙, 고니, 큰고니, 희귀한 겨울 철새인 혹고니, 쇠부엉이,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이 있다. 최근에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습지가 매립되고 광공해가 생겨 수리부엉이, 소쩍새 등 야행성 조류들이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형산강의 유서깊은 숲으로는 경주의 계림, 유림 등이 있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목들도 있다. 이 중에는 등나무와 팽나무가 함께 엉켜 자라서 ‘부부목’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 89호 경주 오류리 등나무도 있다. 신혼부부 금침에 이 등나무의 꽃을 넣어주면 금슬이 좋아지고 사이가 나쁜 부부가 이 나무 껍질 삶은 물을 마시면 정이 회복된다는 속설이 있어 해마다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찾아든다. 이렇듯 형산강 유역의 숲과 고목들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