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의 오늘] 형산강의 환경문제
[형산강의 오늘] 형산강의 환경문제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4.0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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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탁해지는 형산강, 천렵은 꿈이나 꿀까
상수도 및 농ㆍ공업 용수를 공급하는 수자원으로서 형산강이 요긴한 만큼 수질 오염도 심각하다. 형산강의 환경 문제를 어렵게 하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형산강은 하상의 경사가 급해 물이 빠르게 영일만으로 흘러 들어가므로 자정작용이 거의 일어나지 못하며, 심한 유량 변동으로 인해 지류가 건천화된 경우가 많아 오염물질이 희석되지 못한다. 또 하천이 건천화되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어 자정작용도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유역 면적의 72%를 차지하는 중ㆍ상류의 경주시에 축산 및 관광단지가 들어서 있어 경주시와 포항시 사이에 항상 분쟁 우려가 높다.

형산강의 주요 오염원을 살펴보면, 유역면적의 5%를 차지하는 울산광역시에서 발원하는 복안천은 봉계 불고기 단지에서 발생하는 축산 및 생활하수 때문에 수질이 2~3급수다. 경주 시가지를 지나는 남천은 경주시의 생활하수와 용강공업단지, 경주하수처리장 배출수, 희망촌 축산 폐수 유입 등에 의해 2~3급수로 오염된 채로 합류한다. 그 외 기계천, 중리천, 노곡천 등의 지류는 비교적 수질이 좋은 1~2급수 상태로 합류한다.

유강 취수장에서 형산강 표층수는 3급수로 수질이 악화되며, 이곳에서 취수하는 물은 표층수가 아니라 2급수 정도의 복류수다. 포항시 상수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형산강의 수질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수질이 개선되면 그만큼 상수도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산강은 포항시를 지나면서 생활하수와 철강공단의 공업폐수 배출로 3급수 이하로 수질이 악화되어 영일만으로 흘러든다.

형산강 수질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오염원에 대한 통제 강화, 유속 향상, 하천 유지수 확보로 요약될 수 있다. 오염원은 위에서 언급한 생활*축산*공업 폐수를 말하는 것으로 이들 오염원을 감시하고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느려진 유속과 줄어든 하천 유지수는 수질 오염을 가속화시킨 큰 요인이므로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유속과 유량 확보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유속이 느려진 데에는 무분별하게 건설된 수중보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천이 수중보에 이르면 갑자기 유속이 느려져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인다. 이것이 유속을 더욱 느리게 만들고 유기 퇴적물은 하천 바닥에서 혐기성 분해를 일으킨다. 충분한 유속이 확보되어야 여울이나 급류를 형성하면서 용존 산소량을 높여 자정작용이 일어나게 되는데 유속을 떨어뜨림으로써 자정작용도 방해를 받는다. 수중보를 정리하는 일은 형산강 수질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다.

하천 유지수 부족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덕동댐과 보문 저수지다. 덕동댐과 보문 저수지에서 물을 대규모로 가두는 바람에 하류의 북천은 건천화가 심각하다. 상류의 숲이 구한말부터 급격히 줄어들어 아직 회복되지 못한 것도 건천화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또 상류의 물을 취수하여 시가지에서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하수도를 통해 하류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그 사이 구간에 위치한 강은 마를 수 밖에 없다. 하천 유지수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및 금호강 수계의 영천댐, 안계댐의 물을 도수로를 통해 끌어다 하루 30만 톤씩 방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하천 유지수 확보를 위해서는 대규모 하수 종말처리장 대신 소규모의 처리장을 여러 곳에 건설하여 생활하수가 바로 하류로 빠져버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고 댐, 저수지 등도 대규모로 건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 상류 지역에 숲을 확보하여 유량 조절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