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숨은 마니아를 찾다
우리대학의 숨은 마니아를 찾다
  • 공환석, 정유진, 황성진 기자
  • 승인 2018.05.10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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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캐스트 자동차에 매료된, 김현욱(기계 17) 학우 인터뷰

▲김현욱 학우의 생활관 방에 배치돼 있는 다이캐스트 자동차들
▲김현욱 학우의 생활관 방에 배치돼 있는 다이캐스트 자동차들

다이캐스트 자동차란 무엇인지요?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실제 자동차를 정교하게 축소해서 만든 모형 자동차예요. 여기서 다이캐스팅 공법이란 거푸집에 금속 재료를 넣어 가열한 후 압력을 가하는 주조법을 뜻하고요. 해당 공법은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차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거푸집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차체를 하나의 부품으로 여길 수 있답니다. 이 덕분에 외부적인 충격으로부터 외형이 잘 변하지 않는 특징을 가져요.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매력으로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나요?

실제로 보기도 힘든 프리미엄 자동차를 축소된 모형으로라도 접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일종의 대리만족인 셈이지요. 또,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내부가 실제 자동차처럼 자세하게 구현이 돼 있어요. 밖에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들여다봤을 때 내부의 세밀한 구성에 감탄이 나올 정도지요. 비록 모형이지만 문, 보닛, 트렁크를 직접 열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만들어져 있어, 배경을 잘 꾸며 놓고 사진을 찍으면 실제 자동차 같기도 해 너무 이뻐요. 이밖에, 프리미엄 자동차의 경우 해당 자동차가 만들어지게 된 뒷이야기가 있어, 이를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모형 중 가장 인상 깊은 모형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 기네스북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차인 ‘부가티 베이런’이죠. 여러 축소 모델이 존재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모형은 실제 자동차의 18분의 1로 축소된 비율이예요. 이 차가 만들어진 뒷이야기가 있으니 간략히 알려주자면, 1990년대 자동차 회사인 부가티에서 EB110이라는 고성능 자동차를 만들었어요. 당시 폭스바겐 회장이 EB110을 보고 매료돼 ‘부가티를 인수해 발전시켜야겠다’라고 결심했다고 해요. 그래서 폭스바겐이 부가티를 인수했고, 이후 후속 모델로 탄생하게 된 차가 바로 부가티 베이런이에요.

이외에도, 이 차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8.0L 16기통 W형 엔진에 있어요. 기통과 엔진의 성능이 굉장히 뛰어난데, 거기에 터보를 4개씩이나 달았으니 완전 괴물이지요. 엔진이 후방에 배치돼 있어 모형의 뒷부분을 열어보면 엔진구조를 살펴볼 수도 있어요. 정말이지 내부 구현이나 외부적인 비율도 좋고, 자동차에 은택을 내기 위해 알루미늄을 얇게 깎아 붙여 놓는 등 세세하게 구현된 이 자동차를 보고 만족감을 느껴요.

▲'부가티 베이런'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내부 모습
▲'부가티 베이런'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내부 모습

조금 더 큰 자동차를 조립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실제 자동차의 8분의 1로 축소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조립해보고 싶어요. 해당 비율의 자동차는 다이캐스트 자동차 중에서 비교적 큰 편에 속하는 데요. 이와 관련해 데아고스티니라는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 관련 주간 잡지가 있어요. 잡지를 구독하면 잡지에 부록으로 8분의 1 비율의 다이캐스트 자동차 부품을 하나씩 주는데, 이를 보통 100개 모으면 하나의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이뤄요. 다만, 구독하는 데 비용이 좀 드는 편이라 기회가 된다면 돈을 모아 잡지를 꼭 구독해보고 싶어요.

 

 

물고기에 푹 빠진, 김상윤(생명 15) 학우

물고기 덕질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본격적으로 물고기를 좋아하게 된 것은 7살 때부터입니다. 그때 한 대형마트의 수족관 코너에 갔는데 어항 속에 있는 다양한 열대어들의 아름다운 비늘에 반했기 때문이죠. 그날 바로 어항을 하나 사서 몽크호샤, 블랙테트라, 실버샤크, 블루구라미 등 수질 변화에 강한 어종들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강한 어종들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키웠던 열대어들은 한 달을 못 가 전멸했어요. 어린 시절 생물의 죽음을 두 눈으로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이후 물고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물고기 덕질’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는 무엇인가요?

물고기마다 차별을 두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뽑자면 구피(Poecilia Reticulate)에요. 사실 구피 말고도 열대어에서는 수마트라, 코리도라스 계열, 민물고기에서는 묵납자루, 종개류, 해수어에서는 범돔, 고래상어가 있지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은 구피입니다. 열대어를 키워본 사람 중 구피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구피는 대중적인 열대어 중의 하나이고 ‘열대어 키우기는 구피에서 시작해서 구피로 끝난다’라고 표현할 만큼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종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닮은 물고기를 짝지어준다던데, 어떤 이유인가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생김새를 묘사할 때 토끼, 개, 여우 등 동물을 닮았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너 물고기 닮았다’라는 표현도 심심치 않게 쓰이는 것을 보았는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물고기라는 범주가 너무 포괄적인 범주라고 느꼈어요. 물고기의 생김새가 거기서 거기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물고기는 종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어요. 상어, 복어, 해마, 우럭(조피볼락)만 하더라도 생김새, 생활 습성, 공격성이 달라요. 맨 처음에는 친한 친구들에게 성격, 행동 패턴 등 내적인 개성을 색다르게 표현해주고 싶어서 닮은 물고기를 짝지어줬어요. 예를 들면, 거친 운동을 좋아하고, 피부가 탔으며, 단단한 근육이 많은 친구는 전체적으로 회갈색이고, 암초 지대에 서식하며 육식성인 우럭을 닮았다는 식이에요. 하지만 ‘너 우럭 닮았다’라는 말이 외모 비하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요즘은 친구가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먼저 짝지어주지 않아요.

▲수족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김상윤 학우
▲수족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김상윤 학우

회나 생선요리를 먹을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저는 생선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친구들이 ‘쟤는 생선요리를 먹으면 눈물을 흘린다’라는 등 이상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데, 이것은 거짓된 소문입니다. 저도 연어, 참치 회는 누구보다 맛있게 먹을 자신이 있어요. 하지만 회를 제외한 다른 생선요리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에요. 어릴 때부터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꽁치조림, 생선튀김, 고등어구이, 멸치볶음, 매운탕, 어묵 등을 먹으려고 하지 않아요. 식탁 위에 올려진 생선을 보면 가끔 불쌍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회는 먹는 이중성을 생각해보면 생선요리를 안 먹는 가장 큰 이유는 맛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모르겠네요. 복잡한 생각이 들어요.

▲김상윤 학우의 어항 사진
▲김상윤 학우의 어항 사진

 

 

스타크래프트를 탐닉하는, 이정현(무은재 18) 학우 인터뷰

▲본인의 생활관 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고 있는 이정현 학우의 모습
▲본인의 생활관 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고 있는 이정현 학우의 모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9년 가까이 플레이하고 있는 올드 유저에요. 중고생 당시 또래 중에서 전국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 게임 실력을 살려 대중 앞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기도 했죠. 다만, 대학에 입학한 이후 참가한 스타크래프트 전국대회 지역 8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이후 꿈을 접게 됐어요. 그래도 꾸준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으며, 준프로의 실력인 사람들과 겨뤄봤을 때 운이 따라주면 간혹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테란, 프로토스, 저그 중 어떤 종족을 즐기나요?

개인적으로 프로토스를 즐겨 플레이해요. 프로토스는 게임 초반에 시도할 수 있는 운영방식이 다양한 편이라 전략을 짜기 쉽기 때문이에요. 그 이유는 다양한 마법을 구사하는 고급 유닛들이 존재해서인데, 마법은 게임 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에요. 마법의 종류로는 상대 유닛의 움직임을 봉하는 ‘마엘스트롬’, 아군 유닛의 분신을 소환하는 ‘할루시네이션’, 아군 유닛을 순간이동시키는 ‘리콜’ 등이 있어요. 이런 마법을 사용하는 고급 유닛들의 활용방안을 고민해보고,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직접 적용해 보는 것은 너무나 즐거워요.
 

자신만의 플레이 방법이 있나요?

프로토스를 자주 하면서 생긴 저만의 게임 운영 방식이 있어요. 상대 종족에 따라 운영에 변화가 생기지만, 일단 상대방이 저그라고 가정해볼게요. 그럼 저는 보통 ‘8 파일런 10 게이트’로 시작해요. 이는 일꾼 유닛이 8마리 일 때 수정탑(Pylon)을, 10마리 일 때 관문(Gateway, 지상 공격 유닛을 생산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다는 게임 은어예요. 관문을 지으면 공격 유닛인 질럿과 드라군을 각각 1, 2마리 생산한 뒤, 상대방 진영으로 다가가 저글링이라는 유닛을 생산하도록 유도해요. 저는 그동안 저글링과의 전투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칸이라는 공격 유닛을 한 마리 뽑아놓고 기다려요. 그렇게 저글링이 나의 본진 쪽으로 몰려오면 일어나는 초반 전투에서, 아칸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양상을 기대할 수 있어요. 물론 중간마다 상대방 기지를 정찰하는 것은 필수이지요! 이것 말고도 정말 다양한 운영이 존재하지만, 전부 소개하기는 어려우니 사이버 POSTECH-KAIST 학생대제전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면 그때 직접 보여드릴게요.
 

제일 아끼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드라군이요! 이 유닛은 체력, 공격력, 방어력 등이 골고루 배분돼 있어, 게임 운영방식을 구상하는 데 베이스로 사용해요. 하지만, 드라군은 한 번 공격 명령을 내린 후에 다시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정지한 상태를 유지하곤 해요. 이를 ‘껌 밟는다’라고 표현하는데, 드라군을 플레이하다 보면 껌 밟은 상태가 돼 상대 유닛에 순순히 맞고 있는 우스운 상황이 일어나요. 이럴 때를 보면 드라군이 멍청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드라군이 바보스럽긴 하지만 성능 면에서 다른 유닛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양날의 검’인 드라군을 아끼는 편이에요.

 

 

종이접기에 심취한, 정석현(화공 16) 학우 인터뷰

▲'에이션트 드래곤'을 든 정석현(화공 16) 학우
▲'에이션트 드래곤'을 든 정석현(화공 16) 학우

종이접기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 꽃, 개구리 등 간단한 사물을 많이 접었어요. 또, 어머니께서 어린이집 원장님이셔서 종이접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제대로 종이접기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한 종이접기 작품이 멋있어서 종이접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고, 책에 나온 방법을 따라 접어보면서 큰 흥미를 느꼈어요. 그때 가진 관심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종이접기 마니아들은 무엇을 하나요?

다른 종이접기 작가가 창작한 작품의 도면을 보고 접거나, 직접 창작하면서 종이접기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요. 특히, 작품을 창작할 때의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만들고 싶은 대상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봐요. 앞에서 찍은 사진, 뒤에서 찍은 사진 등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대상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 개를 만들고 싶으면 사진을 열 장 정도 모은 후, 가지를 나눠요. 개는 다리 네 개, 꼬리 한 개, 귀 두 개를 갖고 있으므로 정사각형 종이에 어떤 부분을 어떤 부위에 해당하는 가지로 만들지 원으로 표시해요. 표시 후 가지를 만들고 비율을 계산해 접어요. 이런 종이접기 기법을 ‘Circle packing’이라고 해요.

온라인 종이접기 카페에서는 각자 만든 작품을 공유하고, 누가 더 잘 접는가를 겨루기도 해요. 매년 초에는 그해의 띠 동물을 접어 대결하기도 해요. 저는 이렇게 온라인 카페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매년 열리는 종이접기 컨벤션에도 참석해요. 컨벤션에서 외국 작가들과 교류하며 종이접기에 대해 애정을 보여요.


종이접기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공모전에 참여해 2등을 안겨 준 작품이에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시계 토끼를 접었어요. 작품 창작을 위해 세 달간 시계 토끼가 나오는 영상과 사진을 계속 봤어요. 오랜 시간을 투자해 만들고 공모전 수상까지 한 작품인 만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또, 여러 권의 종이접기 책을 갖고 있는데 가장 처음에 산 책에 있던 일본의 카미야 사토시 작가의 ‘에이션트 드래곤’을 좋아해요. 한 번 접는 데 274번의 순서를 거쳐 여덟 시간정도 걸리는데 지금까지 열 번을 접었어요. 첫 종이접기 책에 있던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가고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종이접기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종이만 있으면 모든 사물을 다 만들 수 있다는 무궁무진함을 가졌어요. 상상을 통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에요. 또한, 같은 작품을 접어도 사람마다 만드는 방식이 달라 각자 느낌이 모두 달라요. 본인의 상상력과 개성을 종이를 통해 펼칠 수 있는 종이접기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성공한 마니아가 되기 위해 가진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예전에 같이 종이접기를 했던 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예술을 전공해 일본으로 종이접기 유학을 다녀오고 책까지 냈어요. 그분을 보고 저도 창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나중에는 저만의 책을 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 성우의 매력에 사로잡힌, 강지우(연구기획팀) 씨 인터뷰

▲한국 성우의 굿즈(연예인 또는 만화 영화 등 특정 대상을 기념하는 파생 상품)를 든 강지우(연구기획팀) 씨
▲한국 성우의 굿즈(연예인 또는 만화 영화 등 특정 대상을 기념하는 파생 상품)를 든 강지우(연구기획팀) 씨

한국 성우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세일러문, 웨딩피치 등 만화를 꾸준히 봤어요. 마지막에 스태프 롤이 뜨는 것을 보고, ‘이 캐릭터 목소리를 다른 만화에서도 들어본 것 같은데?’ 하며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한국 성우 마니아들의 성지인 온라인 카페 ‘캐스팅 뱅크’에서 어떤 작품의 어떤 캐릭터를 어느 성우가 연기했는지 보며 음성 연기 클립들을 계속 감상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에 익숙해지고, 그 연기와 개성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 성우 마니아가 됐어요.
 

가장 좋아하는 성우는 누구인가요?

한국 성우 팬들은 대부분 한 사람만 좋아하지 않고 거의 모든 성우를 좋아해요. 그래도 그중 가장 좋아하는 일명 ‘최애’ 성우를 뽑자면 ‘명탐정 코난’의 괴도 키드,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사빈의 음성 연기를 한 신용우 성우예요. 처음에는 눈에 띄는 성우가 아니었는데 오래 성우를 좋아하다 보니 데뷔 때부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연기 실력을 향상해가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멋있게 느껴져 좋아하게 됐어요.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성 연기 스타일이 바뀐 것도 신용우 성우를 좋아하는 데 큰 몫을 한 것 같아요. 이전에는 소위 ‘성우 같은 목소리’여야 성우로 활동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호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신용우 성우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음성 연기가 큰 강점이 되는 것 같아요.
 

한국 성우만의 매력이 있나요?

외국 성우의 경우, 해당 외국어를 능숙하게 하지 않으면 그 성우가 연기를 잘하는지를 알 수 없고, 연기에 어떤 감정을 담았는지 직접 느끼기가 어려워요. 반면 한국 성우는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감정을 공유하기가 훨씬 수월해요. 또, 한국 성우 이벤트가 늘고 있어서 실물 영접의 기회가 다른 분야보다 많은 편이에요. 한국 성우 이벤트에서 성우들이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노래도 하며, 관객들과 게임을 해요. 더구나 팬이 다른 분야보다 적어서 직접 만나 사인을 받거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많고요. 이렇게 소통할 기회가 많다는 것도 큰 매력이에요.
 

연예인 더빙으로 인해 성우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성우 팬들은 대부분 싫어하는데요. ‘성우들이 일자리를 뺏긴다’라는 생각보다는 모처럼 우리말 더빙을 했는데, 낮은 질의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안타까운 거죠. 물론 예외는 있으나, 음성 연기를 전문으로 하는 성우들이 더빙했을 때보다 연예인이 했을 때의 작품 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또, 연예인을 캐스팅하면 돈이 많이 드는데 그만큼의 홍보 효과를 보지 못해요. 화제를 띄워 작품을 흥행시키려고 하는 제작사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나 비효율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도 연예인이 더빙에 도전하고자 할 때는 음성 연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연습이 사전에 이뤄졌으면 해요.
 

한국 성우 마니아로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한국 성우 팬덤은 매우 작아 한국 성우계를 지켜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요즘 사람들은 더빙보다 자막 영상을 훨씬 선호해요. 과거에는 TV에서 ‘명화극장’, ‘주말의 명화’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더빙 영화를 즐길 수 있었으나 지금은 볼 수 없고요. 그런데 시각 장애인의 경우에는 더빙을 통해서만 영상 매체를 감상할 수 있고, 아이들이나 노인분들은 자막을 읽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소수의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소한 공영방송에서는 더빙 외화를 방송했으면 해요. 더빙은 그냥 원어를 번역해 목소리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문화까지도 번역하는 거예요. 우리 문화에 맞는 더빙을 통해 작품을 더 직관적으로 느끼고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 더빙 자체를 우리나라 고유의 2차 창작물로 여기고 좀 더 소중하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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