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기 수습기자] 글, 세상, 그리고 좋은 기사
[제32기 수습기자] 글, 세상, 그리고 좋은 기사
  • 권재영 기자
  • 승인 2018.04.1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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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묘한 매력을 일찍 깨달았던 것 같다. 어릴 적의 내가 점심시간, 저녁시간 그리고 종례 후에도 항상 도서관에 박혀 있었던 이유는 같은 문장이라도 해석하기에 따라 수많은 뜻을 가진다는 점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뜻이 달라지는 모호한 문장이라도 과학적으로 정제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모두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저널과 신문, 잡지로 대표되는 명료한 글에는 엄청난 흡입력이 있었다. 자연히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한때 기자의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책이 좋았고, 신문이 좋았고, 글이 좋았기에 꿈꾸게 된 직업이 기자였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이 좋았기에 꿈꿀 수 있었던 직업이었다는 부분이다. 항상 책 속에서 살다 보면 세상의 소식과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과거의 지식을 얻느라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사건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러면서도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것을 싫어하는 나에게 기자는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기자가 됐다.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것이 내 다짐이다. 월간지에 가까운 신문 특성상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하는 포항공대신문의 성격에 발맞추어, 거짓이나 오류 하나 없는 기사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겠다. 또한, 그 누가 읽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중립적인 글을 쓸 것이다. 기자는 편파적인 단어 선택 하나로도 독자의 생각을 막아버릴 수 있고, 그럴 때 기사는 그 의미를 상실해 버린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고 공정한 글, 그런 기사를 쓸 수 있는 ‘좋은 기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첫 기사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