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상으로, 세계 문화 탐방대
더 넓은 세상으로, 세계 문화 탐방대
  • 박민해 기자
  • 승인 2018.03.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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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대학은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가 많은 곳이다. 연구참여, SES, 학부생연구프로그램(URP)을 비롯한 수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이 있는 학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국제 사회를 이끌어나갈 우리대학 학생들을 위해 단기유학, 해외 대학 섬머세션, 해외 인턴십 등 여러 국제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이다. 매년 봄이 되면 학생지원팀에서는 세계 문화 탐방대를 선발해, 세계의 다양한 문화, 예술, 경제, 과학기술, 교육 등을 탐방할 기회를 제공한다.

 

故 방명숙 여사의 유언

▲故 방명숙 여사의 사진
▲故 방명숙 여사의 사진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은 작년까지 ‘방도시에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으로 불렸다. ‘방도시에’가 무슨 뜻인지 궁금증을 품어본 적은 없는가? 방도시에는 우리대학 설립 당시부터 교수로 재직했던 컴퓨터공학과 방승양 명예교수의 누나인 재일교포 2세 故 방명숙(나카무라 도시에) 여사의 이름이다. 방도시에 세계 문화 탐방대 기금은 故 방명숙 여사의 기부금으로 1997년에 조성된 장학기금이며, 고인과 유족의 뜻을 따라 2000학년도부터 방도시에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되고 있다. 18회째인 2017학년도에 이르기까지 56개 팀, 총 121명의 학생이 탐방을 다녀왔다. 올해부터는 고려제강에서 우리대학에 기부한 석천 문화 기금의 일부가 ‘석천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돼, 2018학년도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은 방도시에 기금으로 1개 팀, 석천 문화 기금으로 2개 팀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문화 탐방대 프로그램의 취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고, 탐방을 통해 도전 정신과 폭넓은 사고를 함양해 21세기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매년 1학기, 그해 졸업 예정이 아닌 학사과정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탐방대에 지원할 수 있다. 2명 이상의 동성(同性) 학생들로 팀을 구성한 후, 자율적으로 탐방할 지역과 분야를 정해 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탐방 목표가 명료한지, 탐방 계획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등을 기준으로 1차 서류평가와 2차 발표평가가 진행되며, 선발된 팀은 그해 여름방학 또는 겨울방학 중에 2주 이내로 탐방을 다녀오게 된다.

 

포스테키안이 세계를 누비는 방법

▲2017학년도 세계 문화 탐방대의 모습. 왼쪽부터 김현재(신소재 16), 조재영(산경 16) 학우, 아헨공과대 한인학생회 회장단 김혜빈, 김선웅 씨, 김남원(생명 16), 김준민(물리 16) 학우
▲2017학년도 세계 문화 탐방대의 모습. 왼쪽부터 김현재(신소재 16), 조재영(산경 16) 학우, 아헨공과대 한인학생회 회장단 김혜빈, 김선웅 씨, 김남원(생명 16), 김준민(물리 16) 학우

학생들이 탐방 대상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만큼, 지금까지 실로 무궁무진한 분야의 탐방 주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2015학년도 탐방대 중 한 팀은 ‘어떻게 하면 일상 속에서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까?’를 주제로 미국을 탐방했다. 20여 개의 대학, 연구소, 기업, 박물관을 다니며 그곳의 사람들이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탐구하고, 그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생각하는 창의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또, 2016학년도에는 우리대학 RC(Residential College)의 RA였던 학생들이 미국의 주요 대학 기숙사를 탐방했다. 같은 동에 거주하는 학생들끼리 취미를 공유하고 나아가 졸업 후에도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대학의 고유한 기숙사 문화를 배워온 그들은 당시 생활관운영팀에 탐방 결과를 전달해 우리대학의 실질적 운영에도 기여했다. 학생지원팀 장수영 씨는 “과거에는 기업 탐방 위주로 한정된 주제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탐방이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단 한 팀의 탐방대만이 선발됐는데, 김남원(생명 16), 김준민(물리 16), 김현재(신소재 16), 조재영(산경 16) 학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친구들끼리 모여 구성된 이 탐방대는 네 명의 팀원 모두 학생회와 여러 학생 활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유럽의 대학 학생 사회를 조사해 우리대학 학생 사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아 ‘학생 사회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선정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독일 아헨공과대 △프랑스 끌레르몽공과대학원에서 학생회 위원, 한인학생회 회장단, 국제협력팀 직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인권 신장, 외국인 학생의 교내 융화 등에 대한 해결책을 배우고, 이를 우리대학 학생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제시했다. 학생지원팀 장수영 씨는 “학생 활동 침체기에 이와 같은 탐방을 다녀온 학생들이 우리대학 학생 사회에 탐방 결과를 전달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탐방대의 일원인 조재영 학우는 우리대학과 자매결연을 한 스무 개가 넘는 학교에 대해 얕게나마 조사하고 메일을 써서 보냈다며 탐방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우리 팀이 선발된 이유를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열정’과 ‘행동’일 것이다. 학생 사회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계획서와 면접 심사에서 보여줬다”라며 소수에게 주어지는 선발 기회를 위해 여러 팀이 경쟁하다 보니, 탐방을 준비하는 자신이 특별한 계획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탐방 결과는 널리 알려야

▲세계 문화 탐방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bangdoshiehpostech)
▲세계 문화 탐방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bangdoshiehpostech)

세계 문화 탐방대 참가자들은 활동 종료 후 1개월 이내에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는 세계 문화 탐방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bangdoshiehpostech)에 게시된다. 카페에 역대 탐방대의 탐방 결과를 모두 기록하고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공유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학교를 홍보하고자 한다는 것이 학생지원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카페에 접속해보면 일부 게시물이 비공개 상태이거나 탐방 결과 보고서가 빠져있었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카페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공유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지원팀 김남용 씨는 “게시물들을 다시 확인하고, 빠진 자료는 찾아서 올릴 예정이다”라며 “지난 5일 세계 문화 탐방대 모집 공고를 할 때 카페 주소를 함께 알렸기에 더 많은 학생이 카페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탐방 결과를 교내 회보 등의 매체로 크게 공지하는 것도 좋은 홍보 방법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세계 문화 탐방은 다녀온 사람들만의 좋은 기억으로 남기기보다,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할 때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다. 학교 차원에서 큰 금액을 지원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탐방 결과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회는 제 발로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대학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스스로 찾아보고, 마음껏 도전하자.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디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세계 문화 탐방대에 지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