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빙판처럼 얼어붙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논란
[평창 동계올림픽]빙판처럼 얼어붙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논란
  • 장호중 기자
  • 승인 2018.03.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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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들의 응원을 받아 올림픽을 더 뜨겁게 달군 스타들도 있었던 반면, 평창에선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도 여럿 있었다.

 

얼음판보다 싸늘했던 여자 팀추월 경기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뒤의 노선영 선수와 따로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 장면 (출처: 오마이뉴스)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뒤의 노선영 선수와 따로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 장면 (출처: 오마이뉴스)

지난달 19일에 치러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팀추월 경기란 원래 세 명의 선수가 한 팀이 되어 달리고 마지막에 들어온 주자의 기록으로 팀의 순위가 결정되는 경기다. 이 종목에서 승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서로 체력 배분과 지치는 선수를 보조해주며 마지막 주자를 관리하는 것인데, 우리 대표팀의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가 한참 뒤처지는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마지막에 그 뒤에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선영이 언니가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했던 건 아니었는데 저희가 기록 욕심도 있다 보니까”


경기 직후,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의 인터뷰는 논란을 더욱 가중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인터뷰에서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 탓을 하고 노선영 선수를 비웃었다고 느꼈다. 인터넷에서는 고의 훼방, 따돌림 등의 의혹이 제기됐고 각종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결국, 다음 날인 20일,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작전 실패를 사과했지만, 왕따 의혹 등은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 날, 노선영 선수는 인터뷰를 진행해 “대화는 없었고 훈련장도 달랐으며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라며,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이에 백철기 감독이 또다시 반박 인터뷰를 발표하면서, 현재는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힘든 상태이다.

 

남북이 하나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득점 후 환호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모습 (출처: 조선일보)
▲득점 후 환호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모습 (출처: 조선일보)

지난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습니다”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화답하면서, 본격적으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그중,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내용이었다. 23명의 한국 선수단과 12명의 북한 선수단으로 원래 엔트리 규정인 22명보다 초과해서 꾸려진 단일팀 추진은 시작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2개월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에 너무 급하게 엔트리를 변경한다는 점과 우리 선수단들이 출전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게다가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민지 선수는 자신의 SNS 계정으로 “기정사실로 된 이 상황이 당연히 믿기지 않고 아직 많이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으며,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팀 감독은 “단일팀, 우리 선수에게 피해 없을 수 없다”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더욱 심화했다.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결국 단일팀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비록 대표팀은 스위스, 스웨덴, 일본과 예선에서 겨뤄 5경기 모두 패배했지만, 짧은 기간에 이뤄낸 훌륭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2점을 득점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르네 파셀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꾸리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승패를 떠나 단일팀 결성을 반긴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