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게, 비가 다시 오는 날
돌아올게, 비가 다시 오는 날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8.03.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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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03.14 개봉감독 : 이장훈주연 : 소지섭, 손예진
지금 만나러 갑니다 / 2018.03.14 개봉 / 감독 : 이장훈 / 주연 : 소지섭, 손예진

지난 14일 개봉한 이장훈 감독(이하 이 감독)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의 원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리메이크한 한국형 멜로 영화이다. 1년 전 아내 수아(손예진)를 잃은 우진(소지섭)은 불치병에 시달리며 아들 지호(김지환)와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간다. 지호는 1년 뒤 비가 오면 돌아오겠다는 수아의 약속을 굳게 믿은 채 장마를 기다린다. 창문에 클로버를 붙이며 비를 기다리던 지호는, 첫 장마가 시작되자 엄마를 찾아 마을 기차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우진과 지호는 기적처럼 수아와 재회하지만, 수아는 모든 기억을 잃어 우진과 지호를 못 알아본다. 그러나 집 곳곳에 놓인 자신의 흔적과 우진의 이야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수아는 다시 우진과 사랑에 빠지고, 셋은 이전과 같이 화목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창고에서 자신의 일기를 발견한 수아는 장마를 끝으로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내 가족과 이별을 준비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원작을 비교적 가볍게 해석하며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러닝타임 내내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 라인으로 자연스러운 전개가 이어지며, 소지섭과 손예진의 내공 있는 멜로 연기는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들은 첫사랑의 풋풋함과 부부의 포근함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영화 말미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대중들이 무리 없이 관람하기 적절해 보인다.


다만, 이번 영화가 리메이크작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점도 있다. 이 감독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원작에 비해 큰 스토리 변동이 없다. 이는 원작 팬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인 동시에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만의 특색은 찾아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곳곳에 코미디 요소를 배치하며 원작과의 차별점을 두려 했지만, 눈에 띄는 특색은 아니었다.


한국형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극본·연기·연출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멜로 영화이다. 대중적인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원작에 버금가는 독자적인 작품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