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행사와 무은재새내기학부
학과 행사와 무은재새내기학부
  • 박준현 기자
  • 승인 2018.03.07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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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해 올해 학기 초의 풍경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신입생들의 학과 행사 참여가 없어진 것이다. 작년까지는 학기 초에 학과 개강총회, 학과 대면식, 학과 MT 등의 학과 행사가 잦았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는 학과 행사에 신입생들의 참가가 금지되고, 신입생들은 분반 단위로 열리는 행사에만 참여하게 됐다. 이렇듯 참가 금지가 규정된 이유는 이번 학기 신입생들부터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라 ‘무은재새내기학부’라는 통합된 학과에 소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조치에 일부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예년의 단일계열 학생들은 각자 지망하는 학과의 행사에 선택적으로 참여했고, 일부 학과에서는 학생회 준회원 등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학과 행사 참여가 신입생들의 자유로운 학과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에도 반대한다.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통해 주관적으로 생각해볼 때, 자유로운 학과 선택을 방해한 것은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나 학과 행사 따위가 아닌 비정상적인 학과 이기주의와 권위주의였다. 사실 이전 연도까지의 학생들도 제도상으로는 상당히 자유로운 학과 선택이 가능했다. 70여 명의 단일계열 선발 학생들도 있었고, 타 대학과 비교하면 전과 제도의 벽도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학생들이 결정된 학과를 바꾸려고 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에 소속된 학과의 지도교수와 주임교수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이 승인 과정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거나 승인을 거부하는 등의 사례가 일부 있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단일계열 설명회나 지도교수 면담 등에서 타 학과를 무시하거나 비방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것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이러한 인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도가 전원 무학과 모집으로 바뀌더라도 학생들의 학과 선택권이 침해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과 행사가 가지는 고유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학과별 모집의 가장 큰 단점은 고등학교 수준에서 각 학과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해당 학과에 소속된 선배들과 교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해당 학과의 교수와 면담하거나 해당 학과의 개론 수업을 듣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는 만약 앞으로도 학과별 행사에 신입생이 참여하지 않게 된다면, 별도의 교류행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학과 행사의 신입생 참여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찬반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더 아쉬웠던 것은 학생 행사에 신입생이 참여할지를 결정할 때, 해당 결정의 주체가 18학번 신입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번 문제에서 대부분의 정책 결정과 업무 부담은 무은재새내기학부 행정팀과 입학학생처에서 맡고, 학과학생대표자협의회가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다. 이번에는 무은재새내기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지만, 앞으로 무은재새내기학생회가 정식 출범하면 그들이 신입생이라 하더라도 교직원과 재학생들 모두, 그들을 토론의 정식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번 학과 행사 문제와 같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전원 무학과 모집에 있어서 신입생들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부족해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재학생 및 교직원들의 인식은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노미(anomy) 현상’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제도 변경 초창기에 이런 문제들이 다수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18학번 신입생들은 실험 대상이어선 안 된다. 그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에 “혼란이 있더라도 앞으로 차차 해결될 테니 참고 견뎌라”라고 말하며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소통’이다. 앞으로 학생 행사와 정책 결정에 있어서 학생들과 대학 당국의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려면 무은재새내기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무은재새내기학생회장단은 이번 총학생회칙 개정을 통해 전체학생대의원회의의 대의원으로까지 규정된 만큼 그 역할이 막중하다. 앞으로도 무학과 제도와 그에 맞는 학생 자치가 이뤄지려면 무은재새내기학생회장단에게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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