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식사] 사회 전체 폭 넓게 보는 통합적 지식인 되기를
[졸업식 식사] 사회 전체 폭 넓게 보는 통합적 지식인 되기를
  • 정성기 총장
  • 승인 2001.0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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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다망(公私多忙)하신 가운데서도 귀한 시간을 내어 우리대학을 찾아주신 내외귀빈들과 학부모, 친지 여러분들을 모시고 2000학년도 학위수여식을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박태준 설립이사장님과 유상부 이사장님, 이구택 POSCO 사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Tohoku 대학의 Hiroyuki Abe 총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예로운 학위를 받게 된 졸업생 여러분들과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노심초사(勞心焦思)하시며 뒤에서 보살펴주신 가족, 친지여러분들께 축하의 말씀 드립니다.

우리대학에서 열두번째로 거행되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182명, 석사 382명, 박사 98명 등 총 662명이 학위를 받습니다. 이 중에는 외국인 유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우리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친 베트남 출신 1명과, 조기졸업자 7명, 복수전공자 10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우리대학의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공과대학 출신으로서, 과학기술분야의 엘리트 반열에 들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누구와 비견해도 손색이 없는 학문적 능력과 지도자적 소양을 갖추었습니다. 최고의 대학에서 경쟁력 높은 교육과정을 마쳤다는 자신감과, 주어지는 모든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패기를 갖고 당당하게 사회로의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입니다. Neil Armstrong이 달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했던 말처럼 “인간의 작은 한 걸음이 인류를 위한 진보의 큰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그 발전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최고의 전문가라 할지라도 지속적인 자기개발 없이는 그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은 절차탁마(切磋琢磨)하는 자세로 새롭고 다양한 기량을 끊임없이 흡수하고 닦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은 전문화와 세분화를 동반하고 있으며, 일반인이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심하게 분열된 전문지식 분야는 상호간의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인류문화의 연속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야누스의 얼굴과 같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사회에 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문가적 좁은 시야와 이카루스(Icarus)적 자만심에서 벗어나 사회전체를 폭넓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통합적인 지성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엄청난 기대와 염려 속에서 문을 연 21세기는 여러분들의 활동무대가 될 것입니다. 지식기반 사회로의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과학기술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정보통신혁명을 통한 세계화의 물결과 경쟁력제고의 바람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으며, 생명과학을 포함하는 첨단기술의 발전은 인간고유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지식산업 사회가 성공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혁신과 함께 그것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라는 Lester Thurow의 지적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창의적인 새로운 사고와 더불어 전통적 삶의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때이며, 경쟁력있는 개인적 능력과 함께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구성원들간의 신뢰, 질서와 예의를 존중하는 인간적 자세가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근대과학의 출현이후 우리 삶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인류문화를 이끌어온 과학성과 합리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일과, 필요한 사회적 역량과 에너지를 키우는 일에 우리 모두가 신념을 갖고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여러분들은 부모형제와 친지, 동료 및 스승 그리고 사회로부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이 모든 도움과 희생은 바로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가서 수행할 커다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야 합니다. 포항공대인으로서의 자신감을 갖고 여러분들의 포부를 힘차게 펼쳐 보이기 바랍니다. 포항공대가 여러분들의 명예와 자랑이 될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포항공대의 명예와 자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눈앞에 펼쳐진 새 세기가 여러분 모두에게 기회와 축복의 시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