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관련 학내갈등에 대한 제언
연구비 관련 학내갈등에 대한 제언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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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대학 교수들의 적절치 못한 연구비 사용이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비록 극소수의 사례이지만, 대학에 대한 사회의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의 연구비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것의 잘못된 사용은 충분히 사회의 지탄을 받을 만하다.

우리대학은 개교 이래 연구비의 중앙관리 제도를 실시하여 국내의 어느 대학보다도 연구비 집행 및 관리의 투명성을 자부해 왔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실시한 감사에서 연구비 집행의 부적절한 점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몇몇 사례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사후처리를 놓고 대학 내부의 갈등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 언론의 주목까지 받고 있다. 이는 우리대학이 자부해 온 연구비 집행 및 관리의 투명성을 손상시키는 심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실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본 건으로 인한 대학 내부의 갈등을 해결하기에 앞서 명예와 자부심을 기반으로 사는 대학인으로서 깊은 반성과 겸허한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하겠다. 아울러 이번 갈등의 해결과 연구비 관리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문제시된 몇몇 당사자들은 알려진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고 연구비 집행의 적절성에 대한 대학 당국의 판단과 이에 대한 처리가 적절치 못한 것이라 항변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선 이번 갈등을 유발시킨 일차적인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절실히 인식하고 아울러 스스로의 처사를 되돌아 보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대학 당국은 이번 일을 처리함에 있어 그 절차 및 연구비 집행의 부적절성에 대한 판단,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이 우리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보다 객관적이며 심도있는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대학 교수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명예와 자부심이 중시되는 직위로서 이를 잃어버리게 되면 그들 존재의 근간 자체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대학 당국은 이런 대학교수라는 직위의 특성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번 일을 처리해 가고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당사자들에게 사실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고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연구비 집행의 적절성과 아울러 연구의 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였는지, 또 연구비 집행의 부적절함을 판단함에 있어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는 물론이고 대학의 명예와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본 건의 심각성에 비추어 그간의 일처리를 얼마나 신중하게 하였는지에 대하여 대학 당국은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리대학이 지금 진행되는 일들로부터 대학의 장기적 발전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연구비 집행의 부적절성이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로 인한 지금과 같은 논란과 갈등은 대학의 역량을 분산시키며 장기적인 대학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명하다 하겠다. 따라서 이번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대승적인 자세와 결단이 절실히 요구되며 더불어 대학 구성원 사이에서도 자제하는 분위기와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아울러 이번 일로 인하여 연구비의 집행과 관리에 있어 투명성과 관리의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관련제도가 경직되게 운영되어 연구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연구비의 공공성에 대한 투철한 인식을 가짐과 아울러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과 연구의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대학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우뚝 서기 위한 기반이자 선결과제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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