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생의 사회 평판도에 관하여
포항공대생의 사회 평판도에 관하여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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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머지않아 개교 20주년을 맞게 되는 시점에서 포항공대가 그 동안 배출한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 사회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한번 점검해 볼 만하다. 개교 당시부터 포항공대는 대학의 3대 요소인 교수, 학생, 시설 면에서 그 탁월성을 인정받아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여러 차례의 외부 대학평가에서 보아 왔듯이 지난 20년 동안의 학문적 업적과 내실있는 교육, 그리고 이로 인하여 사회에 미친 파장은 의외로 컸다고 할 수 있다.

포항공대 졸업생들이 최고의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아쉽게도 이들에 대한 사회 평판도를 살펴볼 때 우리 모두는 경각심을 갖게 된다. 2004년 중앙일보의 대학평가에서 포항공대는 연구, 재정, 시설 등의 부문에서는 1~3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반면, 사회 평판도 부문에서는 인성과 품성 14위, 직무수행 능력 11위, 리더십 12위, 조직 융화력 및 충성도 18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공대라는 특성대학과 일반 종합대학을 단순 비교·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이지만, 포항공대의 교육환경에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우선 쉽게 거론할 수 있는 이유들을 살펴 보자.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포항, 그나마 포항이라는 지역사회와도 격리된 지곡동 골짜기, 행동반경은 기숙사·도서관·강의동, 아니면 효자시장 골목이다. 소수정예라는 자존심의 저변에 깔린 치열한 경쟁과 이공계열의 특성대학으로 대부분 삭막한 전공수업들 뿐이며 또 주위에는 모두 나와 비슷한 사고의 사람들 만이 있다. 학문적 또는 문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대학은 제한되어 있고, 늘 고만고만한 교양 프로그램과 행사들이 열린다. 그동안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포항공대만의 독특한 대학생활과 문화가 형성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포항공대만의 독특함은 개인적 장점을 살리는 데 유리할 수 있겠지만, 다양성의 인정과 관용 그리고 팀웍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사회생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초기부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카이스트와의 학술제전, 이화여대·성균관대 등과의 계절학기 수강 인정, 해외 대학들과의 교류와 단기 유학생 파견, 정기적인 문화·강연 프로그램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학생들의 설문조사에서는 늘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이 지적되고 있고, 이는 졸업생들의 사회 적응력의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처방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지리적 격리성 극복을 보자. 즉 서울에서 떨어져 있음을 탓할 게 아니라 그 이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대처해 보자. 예로서 산업·해양도시 포항 그리고 문화·관광도시 경주를 잘 활용하고, 지역사회에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서 이공계열에서 부족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경험의 폭을 넓히도록 하자. 그리고 지금의 카이스트나 이화여대 등과의 교류를 지역의 다른 대학들과도 트도록 하자. 그리하여 “탈” 캠퍼스, “탈” 지곡동, “탈” 포항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 실행에 옮겨 보자.

한편 이공계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 대학과의 학문 교류뿐 아니라 대학 차원에서 관련 강의나 강좌 및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전공뿐만 아니라 인성적·감성적으로도 균형있는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귀한 자산인 졸업생들을 적극 활용하여 간접 경험의 폭을 한껏 늘리고 선후배의 유대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자. 그리하여 날로 정이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서 ‘의리의 포항공대인’ 이라는 별명도 얻을 수 있도록 하자.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자신들의 관심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참여정신이다. 어렸을 적에는 밥을 입에 떠 넣어 주었다. 이제 20세를 바라보는 성년의 문턱에 선 대학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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