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속에서의 어울림
다양성 속에서의 어울림
  • 승인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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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며 가르치며 발전시키는 곳이고 이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교수들은 학문의 연구를 주도하고 학생들과 연구원은 가르침을 받으며 교수의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연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행정직원들은 교육과 연구가 원활하게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대개의 대학들은 구성원의 숫자가 너무 많은 관계로 구성원 상호간에 일치감을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일에만 신경을 쓰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 거의 무관심한 편이다. 현재 포스텍은 학부학생이 1,302명, 대학원생이 1,449명, 연구원 및 조교들이 619명, 교수가 비전임교원을 포함해서 262명, 직원 247명 등 3,879명의 구성원들이 있다. 15년 전 포스텍이 연구중심대학의 기치를 내걸고 출발할 당시와 비교하면 캠퍼스의 사이즈도 크게 자랐지만 구성원도 대폭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렇지만 수 만 명의 구성원을 가지고 있는 다른 대학들에 비하면 크기가 작아 함께 노력하면 비교적 쉽게 하나의 식구로서 일치된 비전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학부학생과 대학원생과의 대화가 거의 없는 것 같고 특히 학부 신입생 중 무학과 학생일 경우 소속감이 없어 학교 생활에서 붕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또한 학생 및 교수들과 직원들간에도 교감하는 자리가 부족함을 느낀다. 따라서 포스텍의 식구로서 서로 알고 서로 협조하며 돕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학교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학교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각 직원들의 사진을 싣고 업무내용을 알리는 것이 좋겠다. 각 학과별로도 홈페이지를 보완하여 학과 소속의 교수, 학생, 연구원들의 사진을 싣고 같은 식구임을 알게 하자. 그리고 학과별로 학부학생, 대학원생, 연구원 및 학과 소속 교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체육대회나 단합대회를 열어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 알고 교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자리는 신입생들이 입학해서 학교에 대해 아직 생소할 때인 3, 4월경에 하면 신입생들이 소속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캠퍼스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고 선후배 및 교직원들과 한 자리에서 자연스러운 교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 학교에서는 각 학과의 날을 정해서 그 날은 해당학과의 잔치마당이 될 수 있도록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는 학과간의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해 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5월에는 봄 축제 해맞이 한마당이 있으니 이 기간에 맞춰 각 학과 대항 체육대회의 종목별 결승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학과 대항 시합을 하면서 선수로 뛰거나 응원을 하면서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타 학과 학생들과 접촉을 하게 될 것이다. 비록 경기 중에는 경쟁관계로 서로 응원을 하지만 여러 학과의 학생 및 교직원과 얼굴을 익히게 되고 교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한 학과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에서 좀 더 큰 공동체, 즉 포스텍의 일원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해 갈 수 있는 것이다.

포스텍은 학생들 전원이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에 식당에서나 캠퍼스에서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가 많다. 그래서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과 교제를 함으로써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던 분야의 흐름까지 알게 되고 앞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발판이 생길 수 있으리라 본다.

지금까지의 학문은 각 학문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는 듯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학과 형식으로 되어있는 학문의 영역이 허물어져 연구주제에 따라 여러 학문 배경의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하는 학제간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과학의 새로운 흐름을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다양한 구성원이 모였지만 과학한국을 선도하는 일에 서로 일치된 노력이 이루어져 과학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는 새롭고 큰 일이 이곳 포스텍에서 일어나도록 우리 모두 능동적으로 다양성 속에서의 하나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