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병역의 상관관계] ‘포항공대생의 앞으로의 진로와 병역문제’ 설문 조사 결과
[진로와 병역의 상관관계] ‘포항공대생의 앞으로의 진로와 병역문제’ 설문 조사 결과
  • 곽근재 기자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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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 고교 때와 변함없다 63%… 미필자 군대 가겠다 10% 안돼

일상생활의 동선이 학교 내로 한정되어 있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경우 심각하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진로선택에 대한 고민은 주위사람과의 대화나 어떤 매체를 통해서 시작되지만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선택은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진로문제를 겸해서 병역의무에 대해 군대를 갈 것인지, 학부과정이나 졸업 후에 병역특례를 갈 것인지, 아니면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필히 고민해봐야 할 사실이다. 또한 지금 현재의 진로와 더불어 스스로 결정한 우리학교가 자신의 진로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들을 가지고 ‘포항공대생의 앞으로의 진로와 병역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학부생 총 236명(남학생 208명, 여학생 28명)이 설문에 응하였다. 이번 기획기사의 기획의도에 의해서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에 관련된 질문과 남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병역 관련질문을 서로 나누었다.

먼저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의 첫번째로 학부생들의 진로관련 계획에 대한 물음에 36% 이상의 학생이 아직 진로에 대해 유동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30%의 학생들이 박사과정까지, 23%의 학생들이 석사과정까지 진학을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특이할만한 점은 이제 갓 들어온 신입생들이 더 확실한 진로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여 재학생들이 아직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실제적인 진로선택의 입장에 놓인 재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관하여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의 희망직종에 대한 질문에는 43%의 학생들이 대학교수나 연구원 등의 학계에 관련된 직종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29%의 학생들이 아직은 생각중이라고 답해 구체적인 직종에 대해서는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학생들 중에 80% 이상이 00, 01학번으로, 저학년으로 갈수록 아직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가 별로 없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대학입학 후 장래희망이 변했느냐는 질문에 63%의 학생들이 아니라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변했다는 응답과 변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같게 나오거나 변했다는 쪽이 더 많이 나타나, 이제 막 전공수업을 듣거나 아직 듣지 않는 저학년의 경우와 큰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들의 진로결정에는 희망직종 이외에도 병역문제 해결이라는 필수적인 요소가 더해진다. 이러한 병역문제가 진로결정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설문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군문제로 인한 진로설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하는 학생 수도 상당히 있었다.

한편 남학생에게만 해당하는 설문조사에서 저학번(97∼01)의 경우 대부분이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았는데, 군관련 진로 선택문제에 관하여 56%의 학생들이 학부과정 중이나 졸업 후에 병역특례를 알아보겠다고 답하였으며 19%의 학생들이 석사 이상을 마치고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군대에 가기를 기피하고 있으며 거기에 대한 이유로 군복무기간인 2년 이상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실제로 병역특례가 시작된 의도는 중소기업 인력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국가적인 병역의무 대체제도로 시작되었지만 그 의도에 의한 응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특례와 관련하여 전문연구요원을 제외한 병역특례업체의 경우 대부분이 IT업체에 집중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전공으로 하는 학과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전공이 아닌 학생이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병역특례를 지원할 경우 자신의 적성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폐해는 분명히 없어져야 하지만 산업관련 추세가 대부분 IT쪽으로 가고 있고 정부에서도 역시 IT쪽으로 주로 특례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병역특례에 대한 적성문제는 특례업체가 타분야로의 확대가 되지 않는 한 문제시 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학생들 역시 62%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업체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만약 특례를 통해 군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사특례 쪽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특례를 주로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아직 진로에 대해 결정을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포항공대생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공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학년이 더해갈수록 현실적으로 다가옴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병역관련에 대해서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우리학교 남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군복무 기간인 2년 이상이라는 시간을 아깝다고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특례를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설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모두 그러하겠지만, 우리대학 남학생들의 앞으로의 장래 진로와 병역 의무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그리고 병역 의무 이행이 대학생활과 학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