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 2004] 과학올림피아드의 새로운 방향, 포항에서 정립한다
[IPhO 2004] 과학올림피아드의 새로운 방향, 포항에서 정립한다
  • 김승환 / 물리 교수, 조직위원회 실무간사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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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리올림피아드 (International Physics Olympiad - IPhO)는 전 세계의 20세 미만의 물리 재능을 가진 과학영재들이 한 곳에 모여 경쟁과 함께 국제 친선을 도모하는 “두뇌 올림픽” 이다. 이 대회는 196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창설된 후 매년 각 국을 돌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IPhO는 과학기술 중심사회에서 물리학 및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증대하며 작년 33회 대회에서 5대륙의 66개 국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행사로서 발전하였고, 이제 각 국의 차세대 기초과학 또는 과학교육 수준을 가늠하는 국제청소년물리경시대회로 공인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렸던 제 23회 대회 때부터 참가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32회 대회에서 참가 학생 5명이 모두 금메달 4개 및 은메달 1개를 획득하여 종합 2위라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04년에는 한국에서 제 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2004)가 열리게 되며, 개최지로는 포항공대가 선정되었다.

IPhO-2004 대회는 2004년 7월 15일(목)부터 23일(금)까지 우리대학 캠퍼스와 경주 보문단지에서 나누어 치러지며, 70개국 550여명의 대표단을 포함한 국내외 천 여명이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보통 국가원수가 참석하며, 그 나라의 최고의 장소에서 최고의 대회를 치르게 되는 국가적인 행사이다.

인도네시아 발리 대회(IPhO-2002)에서는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개회식을 주재하였고, 이번 대만 타이페이 대회(IPhO-2003)에는 천수예벤 대만 총통이 참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무총리가 명예대회장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 개최교인 포항공대, 개최지 포항 및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속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물리학 분야의 우수 과학영재의 조기 발굴, 중등교육에서의 기초과학에 대한 인식 제고, 이공계 기피 현상 극복 계기마련,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기초과학분야의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번 IPhO 개최지 선정에는 국내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대학교, 과기원 및 포항공대 등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그러나 쾌적하고 안전한 캠퍼스, 포스코,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주변 산업과학시설의 수준, 인근 지역에서의 한국전통 문화 체험의 용이성 등을 감안하여 우리대학이 최적의 개최지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편 2001년과 2002년에는 터키의 안탈리아와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대회가 치러지는 등 개최국 최고의 호텔이 있는 최고의 휴양지가 대회장소로 선정되었다. 이에 반해 IPhO-2004의 경우 주요 대회 행사를 대학캠퍼스에서 치르고 참가학생은 기숙사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하였다. 이 경우 대회 참가자들이 최고 수준의 포항공대생들과 함께 캠퍼스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차세대 과학꿈나무로서 예비 대학생으로서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지방분권시대에 첨단과학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에서 지역 최초의 국제적인 과학행사가 치러지게 된다는 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가 포항시의 이미지가 제고와 함께 지역에서의 과학대중화 촉진과 과학문화 확산의 가속화라는 방향으로 치러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과학올림피아드 대회가 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와 직결되고 경시대회의 남발 등에 따른 폐해가 지적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에는 우리대학 교수들이 개최교로서 많이 참가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관련기관과 함께 과학저변 확대노력의 일환으로 웹 기반 물리상식 퀴즈대회, “도전 골든벨“의 IPhO특집, 노벨물리학상 초청 대중 강연, 물리 창의력 경진대회와 첨성대 행성축제, 과학꿈나무들의 대회 개폐회식 참관, 홈스테이 및 지역 과학문화 확산 행사 등 다양한 특별 행사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주요 행사가 우리대학 캠퍼스에서 치러지는 만큼, 구성원들도 가이드, 도우미 또는 호스트로서 많은 참여와 도움이 예상되며, 올림피아드의 새로운 방향 정립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이번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개최교, 개최지역, 범국민의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물리를 포함한 과학교육과 기초과학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경시대회인 국제물리올림피아드가 2004년에 는 처음 목적 그대로, 요란한 행사, 경시 및 시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과학꿈나무들과 서포터의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