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2003년 1학기 포항공대 신문을 읽고
[옴부즈맨] 2003년 1학기 포항공대 신문을 읽고
  • 김상욱 /신소재 박사과정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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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위기를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듬직한 모습을 기대하며

포항공대신문의 종이질이 고급화되면서 느낌이 참 좋아졌다. 더불어 수준있는 사진과 편집으로 신문 읽기의 상쾌함을 준다. 지난 한학기 분량의 신문을 뒤적이노라니 그간 기자들의 노력이 보이는 듯 하다. 교내의 ‘신문쟁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최근 미디어의 실명비평이 유행이다. 이를 틈타 실명기사비판을 해보려 한다. 우선 아쉬운 기사들을 들어보겠다. 첫번째로 참여정부의 과학정책(191호 8면)에 대한 특집기사이다. 핵심이 되는 좌담과 해설, 사실보도로 이루어진 이 특집은 좌담이 핵심이나 초점이 테마와 어긋나있다. 단지 경종민 교수의 엔지니어의 생산성 증가에 따른 엔지니어 요구수 감소현상설명은 참신하게 느껴졌다.

두번째는 올봄에 학교를 달구었던 박선영 박사의 인사논란 해설기사(190호 3면). 현재 포항공대신문의 최대 경쟁자는 포스비를 위시한 인터넷환경이며, 따라서 이들 매체의 수준을 뛰어넘는 고급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사실은 인터넷과 중앙 시사지를 통해 공개된 내용의 요약이 전부다. 차라리 한걸음 더 나아가 교수임용평가에 강의평가결과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외국의 예를 들어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다음으로 사립학교법과 사립대학의 문제분석기사(193호)를 들 수 있다. 우리대학도 사립대학이라는 점에서 문제제기의 의도는 좋았으나, 사립학교문제는 과거 학교를 세울 자본이 없는 정부와 부의 영구세습을 원한 재산가 사이에서 얻어진 타협의 결과물이라는 역사성을 간과한 점이 아쉽다. 이로 인해 공허한 문제제기로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학교 재단의 문제는 같은 호에 실린 장수영 교수님의 기고문에서 더 정확한 정보와 대안이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멋진 기사들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 첫째로 달전리 주상절리 소개(192호 14면) 기사. 사진이 좀 아쉽지만,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대다수가 모르고 있던 정보를 적절히 소개했다고 본다. 이런 노력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번째로 학내문제에 대한 장수영(산공)교수님(192호 10면)과 강병균(수학)교수님(193호 7면)의 기고문을 꼽고 싶다. 주제와 시의성, 필자선택의 측면에서 지면의 편집방향과 잘 조화되어 청탁의 미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학생 독자가 직접 접하기 어려운 고급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해오신 재야풍(?) 교수님들의 글을 실은 점이 성공의 요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음으로 교양과학 출판물(193호)에 대한 기획기사가 있다. 각 꼭지의 소재 선택과 배치, 시의성에서 기획기사의 전형으로 꼽고 싶다. 단지 교내의 교수님 혹은 구성원이 출간한 책 몇권을 예로 들어 소개했더라면 친근감도 있을 뿐더러 광고효과도 있는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기혼 대학원생의 5월(193호) 기사. 학교신문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고 다뤄야 할 주제인데 이제야 보게 된 것이 반갑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원생에 대한 법적인 모호성으로 인해 대안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문제제기만으로 충분히 그 가치가 보여진다.

학교신문은 15년의 짧지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신문의 종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매체의 도전이 극심한 상태이다. 하지만 어디엔가 솟아날 길은 있는 법. 포항공대신문은 이 위기에서도 앞으로도 보다 새로운 정보와 비전이 담긴 참신한 기사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