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나노미터 한계’ 뛰어 넘었다
‘100나노미터 한계’ 뛰어 넘었다
  • 송양희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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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머리카락 80nm분해능 내부촬영 성공
가속기硏 윤화식 박사팀 방사광 X선 이용

우리대학 포항가속기연구소(소장 고인수) 윤화식 박사팀은 사람의 머리카락 내부를 8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단위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윤 박사팀이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 위상차 현미경 기술을 이용하여 머리카락(전체 약 100,000㎚)의 단면을 자르지 않고서도 80nm 분해능으로 내부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미국, 유럽의 가속기에서 얻은 결과 1,000㎚보다도 앞선 것이다. <그림 참조>

이 기술은 영국에서 발간하는 ‘Physics in Medicine and Biology’의 11월 2일 인터넷 판에 실렸다.

지금까지 생체의 조직을 보려면 전자현미경이나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다. 전자현미경은 분해능이 뛰어나지만 진공 상태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생체를 볼 수 없고, 광학현미경은 500㎚단위까지 볼 수 있지만 둘 다 내부를 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년 전부터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을 이용하여 1,000㎚수준으로 내부를 보는 기술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에 방사광 X-선 위상차 현미경 기술을 개발하여 분해능을 10배 이상 향상시켜 80㎚ 수준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윤 박사는 “현재 100㎚의 벽을 넘었지만, 내년에는 50㎚급 분해능까지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 내부의 극미세 결함을 찾아내는 비파괴 연구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50㎚급 분해능 기술을 확보하면 컴퓨터 CPU 내부를 샅샅이 볼 수 있어(현재 최신의 펜티엄 Ⅳ급 CPU의 선폭이 90㎚이다) 차세대 컴퓨터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가톨릭의대 김홍태(해부학) 교수는 “나노미터 단위로 살아있는 조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다. 종래에는 전자현미경이나 광학현미경으로 보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샘플 표본을 조작하여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분석의 신뢰성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방사광 X-선 마이크로스코피(X-ray Microscopy ; X-선 현미경 기술) 방법은 조직의 샘플 표본 조작이 거의 필요 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내부구조를 볼 수 있어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해부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인체 조직 중 가장 다루기 쉬운 머리카락 조직을 분석한 것이지만, 앞으로 뼈를 분석하여 골다공증을 연구하고 최종적으로는 피부까지 연구, 분석할 수 있는 지평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