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자치회 불시 안전점검 논란
기숙사 자치회 불시 안전점검 논란
  • 기석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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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 “사고 방지위한 조치…업무상 실수는 사과”
지난달 17일 기숙사 자치회(이하 기자회) 주도로 실시된 불시 안전점검이 다수의 학우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학우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개인 생활공간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는 점이다. 안전점검이라고는 하나 불시에 들이닥쳐 서랍·옷장 등을 샅샅이 뒤졌으며, 심지어 거주자가 부재중인 방에까지 들어가 점검하기까지 했다. 특히 거주자가 부재 중인 방을 점검하고나서는 문을 잠그지 않은 채 나가 피해를 입은 학우들도 있다.

허영준(전자 05) 학우는 “운동을 하고 돌아와보니 갑자기 문이 잠겨 있어 14동 사감실까지 두 차례나 다녀왔으며, 학기 중에 방을 쓰던 사람이 옷장 속에 숨겨둬 나조차도 못 찾았던 쿠커를 찾을 정도로 심하게 뒤졌다”며 이번 불시 안전 점검이 학우들의 프라이버시를 심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허 학우는 “기자회가 사생수칙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은 압수를 했다”며 “자치회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가 사적공간에 불시에 들어와 맘대로 물품을 압수해 가도 되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밖에도 여러 학우들이 허 학우와 비슷한 불만을 표시함과 동시에 기자회 측의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음을 지적했다.

이에 기자회에서는 지난 3일 POSIS의 게시판, 기자회 홈페이지(http://dorm.postech.ac.kr), PosB의 Announcements 게시판을 통해 불시 안전 점검이 지적받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대안을 발표했다. 기자회는 이 글을 통해 “향후 불시 및 정기점검 ·검열이 있을 시에는 사전에 공지할 것이며,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도 안내할 것이나 정확한 날짜는 공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생수칙에 없는 압수라는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 점검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였으나 생각이 너무 과해 수거라는 조금 극한 방법을 취했다”며 “그러나 사생수칙에 수거에 관한 사항은 없으므로, 향후에는 이번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나 사생수칙에 어긋나는 물품 중 정말로 수거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사생들의 의견을 수렴, 개정 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업무상 실수로 방문을 잠그는 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친데 대해서는 사과하고 도난 사건 방지를 위해 방을 비울 시에는 방문을 꼭 잠궈줄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도 기자회에서는 학우들이 사생수칙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를 하기로 결정했으며, 사생수칙 개정에 대해 많은 의견을 보내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기자회에서는 지난 4일 기숙사 각 방을 방문하여 현 사생수칙에 대한 설명이 적힌 인쇄물을 배포했으며, 이에 개선안을 보내주기를 부탁했다. 또한 정기점검 및 검열시에 일반 학우에게 신청을 받아 참고인으로 동행하는 방법을 논의 중에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향후 기숙사 점검 및 검열은 동대표를 중심으로 할 것이며, 검열 방법에 대한 세부사항 또한 동민회의를 거쳐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대안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이호림(기계 02) 학우는 “이러한 대안이 이번 불시 검열에서 빚어진 몇 가지 문제점이 거듭되어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점검 및 검열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과 안전문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자세 고취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다”며 보다 근본적인 개선안의 필요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