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커리큘럼 따라가기 힘들다
1학년 커리큘럼 따라가기 힘들다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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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과외활동 지장···현실에 맞게 조정 필요
지금의 1학년 커리큘럼에 대해 학생·교수 간의 의견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우리대학은 신입생을 약 20명씩 15분반으로 편성해 분반별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수한 학생을 위한 아너(Honor)반과 고등학교 때 Ⅱ과목(물리·화학·생물·지학)을 배우지 않은 학생을 위한 개론반을 개설해 강의하고 있다. 두 학기에 걸쳐 보통 15~18학점을 이수하게 되어 있으며, 여기에 미적분학을 비롯한 일반물리·일반화학 등의 기초필수와 글쓰기·영어의 교양필수가 포함된다. 또한 입학 후 치러지는 기초필수과목 ‘패스시험’에 통과하는 경우 그 과목을 듣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유지·보완되고 있으며, 올해는 생명수업을 주입식에서 토론식으로 바꾸고, 영어수업을 학생실력에 따라 4개 코스, 즉 1,2,3,4단계로 나누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가졌다. 조동완(인문) 교수는 “영어 교양필수과목을 S/U평가로 바꾸는 동시에 심화영어수업 중 2과목 이상을 무조건 수강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외국어 구사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운영되는 1학년 수업에 대해 많은 학생들은 힘들다고 말한다. 이한림(화학 05) 학우는 “전산수업은 오전 8시부터 진행되는데, 밤늦게까지 숙제를 하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조는 경우가 허다하며, 글쓰기는 수업 내용의 이해보다는 개인 능력과 크게 비례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생명토론수업에 대해 이재우(전자 05) 학우는 “의도는 좋은 것 같지만, 한정된 학생들만 참여하는 장이 되는 것 같다”며 “학생들도 대부분 준비해 온 것만 발표하며, 아예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김병광(전자 04) 학우는 “모든 과목 숙제를 혼자 힘으로 하기에는 힘들며, 여러 개의 숙제가 한꺼번에 나올 경우 카피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과중한 숙제가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많은 교수들은 이 같은 학업량이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정석민(물리) 교수는 “상위 1%이내의 학생들이 입학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공부를 배경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며 “분명히 여가시간과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는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우리대학은 타 대학과는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민정(인문)교수는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이 왜 이공계 학생이 글쓰기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현재 개인·대면첨삭으로 양질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지가 부족한 편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물론 대학 신입생은 자기계발과 목표 설정 등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최근 학교에서는 신입생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부터 선·후배 간 과외프로그램인 ‘멘터프로그램’을 비롯해 올해는 ‘대학설계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생에게 시간관리 및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방승양(컴공) 교수는 “7차 교육과정을 받은 학생들을 위한 교과목 개설이나 프로그램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 중에 있으며, 신입생이 빨리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자주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신입생은 무엇보다 평가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사고의 다각적 훈련·창의적 사고의 계발이 중요한 시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