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기술적으로 큰 문제없어… 지역발전 위한 좋은 계기될수도"
"안전성, 기술적으로 큰 문제없어… 지역발전 위한 좋은 계기될수도"
  • 김주영 기자
  • 승인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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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초,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특별법에 의하면 포항에 방폐장이 유치될 경우 3000억원의 지원금과 연간 50~100억원 정도의 반입수수료가 지급된다. 또 산업자원부는 전체 직원 수가 7000여명에 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를 방폐장 유치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 포항시는 방폐장 유치에 대한 찬반 움직임으로 어수선하다.

우리학교는 지역 내 공과대학으로서 포항의 방폐장 유치 움직임에 방관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방폐장이 유치될 경우 안전성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이미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포항시의 방폐장 유치 움직임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남궁원(물리) 교수는 “중·저준위 방폐장은 기술적으로 안전하나 이것을 포항에 설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며 지역 공동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정우 총학생회장 또한 “우리 학교 학우들의 대부분이 포항출신이 아니므로 ‘포항 방폐장 유치’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제시하기는 어렵다”며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방폐장의 설치·운영 시 안전성을 위한 기술 제공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기술 고문을 맡기도 했던 김무환(기계) 교수는 “방폐장이 들어서더라도 실제적 위험은 거의 없고 오히려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원자력 전공자로써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영숙(생명) 교수 또한 “우리 학교 교수가 방폐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기술이 있는 곳이 곧 유치하기 적절한 곳”이라며 방폐장을 받아 들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말했다.

교내 환경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동욱(화공 00) 학우는 “환경이 많이 오염된 상태에서 원자력을 무조건 반대할 수 만은 없는 것 아니냐”며 방폐장 유치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지역 내 갈등에 대해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동아리의 이현승(신소재 03) 학우는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는 화력발전소를 짓는 것도 아니어서 굳이 반대하고 싶지 않다”며 “사고의 확률이 매우 낮은 데도 방폐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변영철(환경공학부 박사과정) 학우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위험성이 너무 부풀려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벽한 통제가 가능한 현실에서 위험성이 크지 않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라면 포항에 유치하는 것 또한 환영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환 교수는 “우리 학교가 포항의 방폐장 유치에 기술적인 타당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양성자 가속기 등 연구시설이 들어 설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얻는 이익을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교내에서는 방폐장의 안전성과 관리 기술을 신뢰하는 의견이 많았다. 또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오히려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방폐장 문제는 현재 포항 시민들의 뜨거운 감자이다. 지난 4일, 핵폐기물 처분장 포항유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포항시의회 의장을 방문하여 핵폐기물처분장 포항유치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전달했다.

이번 방폐장 문제가 지역민들과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지혜롭게 해결돼 포항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