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학술정보관을 위한 관리와 이용
살아있는 학술정보관을 위한 관리와 이용
  • 유정우 기자
  • 승인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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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학술정보관은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정보의 수집과 가공 및 검색의 기능을 높이고 학술 연구 및 교육은 물론 ‘디지털 라이브러리 구현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역점을 두고 건립되었다. 멀티미디어 자료실과 그룹 스터디실 등 전자매체 활용을 위한 부대시설과 내부 인테리어 등을 통해 청암 학술정보관이 기존의 도서관과는 다른 목적에서 구현되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있어 과연 청암 학술정보관이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다가설지는 아직 의문이다. 물론 내부보완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지 못한 시점에서 개념구현의 완성도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건립 목적과 디지털 라이브러리의 개념이 내부 구성원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면 그저 겉모습과 치장하고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도서관으로 비쳐질 수 있다.

개관 당시, 도서목록 카드 없이도 전자 시스템을 통해 서가관리를 할 수 있었던 무은재 도서관 역시 혁신적인 도서관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15년도 못가고 교육여건 및 시설 보완, 공간부족과 시설의 노후화로 지금 용도변경에 이르렀다. 현재의 학술 정보관도 올바른 관리와 이용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이 선례를 따르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청암 학술정보관에 대한 대학 구성원과의 의사소통은 물론 이용자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효율성의 측면과 기본적인 서비스(자료열람 및 자료검색)를 짧은 시간 내에 재개하기 위하여 이런 점이 무시되었던 것이다. 그로인해 현재 임시개관 중인 도서관을 찾는 구성원들은 공부는 어디서 해야 하는지, 개방적인 구조에서 방음 시설은 제대로 되어있는지, 과연 디지털 도서관에서 원하는 자료들은 전자화되어 좀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을 찾아 칸막이 책상에 앉아 공부할 곳을 찾는 이용자들은 이러한 시설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쉽게 책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토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은 훨씬 더 많아졌으며, 그 외에도 group study실을 비롯한 멀티미디어실 등은 다양한 정보 공유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예전과 같은 칸막이 책상의 수가 줄어들었을 뿐이다. 시험기간에만 와서 자기 책으로 공부하는 곳이기보다는 평상시 정보 이용을 활성화하는 살아있는 도서관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청암 학술정보관은 전자자료는 물론 기존 페이퍼 형태의 정보 보관과 공유 기능을 유지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자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와 사람이 만나는 곳’으로의 도서관이며, 이러한 청암 학술 정보관의 올바른 이용을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 역시 바로 서야 할 것이다. 지난 1월에는 한 사람이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웹서비스를 통해 저널을 100건을 한번에 다운받는 등, 일부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오남용으로 인하여 학회의 전자저널 서비스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 외에도 무은재 도서관에 설치되었던 LRC의 컴퓨터 역시 일부 부품 도난이나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청암 학술정보관에는 이를 막기위해 중요 장비가 있는 곳에는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된 상황이다. 또한 개방된 구조의 청암 학술정보관의 소음 문제 또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있는 행동이 요구된다.

물론 아직은 목표로 내세웠던 자료의 디지털화, 웹을 통한 전자 저널 등의 자료 검색 및 열람 등의 서비스는 시설 미완의 관계로 부족한 편이다. 이런 부족한 점을 알아보고 수정하고자 임시개관한 것이고 이를 보완하여 3월 말에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시설이 청암 학술정보관의 서비스를 한층 높이는 길만은 아니다. 현재 청암 학술정보관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인력이다. 안내 데스크가 있어도 충분한 인력이 없어 이를 채우지 못하고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교육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며 이용자에게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무은재 도서관의 경우도 직원 10명과 사서들이 돌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했으며, 현재 가장 디지털화가 잘되어있고 실제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모든 정보를 전자화하여 웹으로 제공하는 데에 완벽한 서비스를 갖춘 것으로 유명한 LG 상남 도서관 역시 10명의 사서들이 빡빡하게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청암 학술정보관이 차세대 도서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낼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이다. 부대시설은 마련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유지시킬 인력은 부족한 상태이며 도서관 이용에 대한 교육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 아무리 잘 지어놓은들 관리자, 이용자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언제 다시 문을 닫고 새로 지어야할지 모른다. 좀 더 체계적인 관리와 이용이 요구되며 청암 학술정보관이 디지털 시대의 대비책으로 정보의 보관과 창조가 이루어지고 정보센터의 기능에 충실한 ‘정보와 사람이 만나는 곳’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