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1] 인터넷이 가져온 새로운 정당문화
[풍경1] 인터넷이 가져온 새로운 정당문화
  • 김정묵 기자
  • 승인 2002.10.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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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위의 ‘한국형’ 참여민주주의

"제가 outcryer입니다.”, “제가 풀잎내음이에요.” 본 모임이 끝나고 뒷풀이로 호프 집에 우루루 몰려와 ‘ID를 앞세워’ 통성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예의 대학생들만은 아니다. 주로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인 사람들 사이로 50대 이상도 간혹 보인다. 흔히들 술자리에서의 정치 이야기가 끌끌 혀를 차는 것으로 끝난다지만 이 자리의 많은 사람들은 그 뒤에 의지와 각오를 놓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지난 21일, 유시민 강연회에 이어진 개혁 국민정당 포항 추진위원회 발족식의 뒷풀이 광경이다.

지난 8월 초, 시사평론가 유시민이 절필 선언 후 주도해 온 개혁 국민정당은 8월 23일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 실무기획단 구성에 이어 8월 30일부터 홈페이지 (http://www.vision.org) 개통과 동시에 발기인 모집을 시작했다. 9월 중 계속된 지역별 간담회와 함께 당명을 온라인으로 공모, 투표하여 10월 8일 확정한데 이어, 온라인과 모바일 투표를 통해 지난 19일 강령안, 당헌안, 대선 정책연합안, 창준위 지도부 인준안 등을 통과시키고 20일에 발기인 대회 및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29일 현재, 현행 정당법에 규정된 대로 중앙당 창당에 선행되어야 하는 지구당 창당을 위해 각 지역 추진위원회가 창당 준비위원회로 전환되고 있는 상태이다.

발기인 모집 당일 3천명을 넘겨 관심을 모았던 발기인 수는 두 달여가 지난 29일 현재 3만여명을 넘긴 상태다. 200만 내외의 당원을 자랑하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과 같은 기성 정당에 비할 숫자는 아니나, 이들 당의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의 수가 2만명에도 미치지 않는 반면, 개혁 국민정당의 경우, 발기인 가입 시 1만원씩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80%에 이르는 진성당원을 자랑하는 민노당이 지난 2000년 창당해 이번달 15일에 3만명을 돌파한 것과도 비교할 만하다.

이 같은 원동력은 역시나 인터넷을 통한 직접적 정치참여 기회를 제시한 데 있다고 보여진다.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발기인 참여로 한 것부터가 그러하지만 당명으로 삼고 있는 개혁-정치 개혁-의 방법으로 ‘온라인 정치공간의 극대화’를 통한 ‘투명하고 깨끗한 저비용 고효율 정치’, ‘가입에서 정책 제안과 투표에 이르기까지, 가상 정치공간과 현실 정치공간에서 모든 당원에게 동등한 책임과 권한을 부연한다’는 인터넷 기반 참여 민주정치 구현을 당 강령의 첫 골자로 삼고 있다.

실제로도 당의 진로나 방향성의 모색은 홈페이지 게시판과 각 지역단위 모임에서 이루어 지고 있으며 위에 언급한 바 있듯 문서화될 강령안, 당헌안, 지도부 인준안 등은 투표 참여율이 70%대에 육박하는 온라인과 모바일 투표를 통해 결정되었다.

한편, 지역 모임을 위주로 한 오프라인 활동 역시 중요한 축이다. 지역 단위로 지구당 창당을 위한 추진위원들 간의 모임 뿐만 아니라 전체 발기인 모임도 여러 차례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으로서의 지구당 조직과 전국적 접근성 확대를 위한 홈페이지 중심의 인터넷 중앙당 조직.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정보통신 인프라에 기반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정당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정치 실험은 한국형 참여 민주주의의 가장 적극적 모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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