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사] 총장직무대행 박찬모
[졸업식사] 총장직무대행 박찬모
  • 총장직무대행 박찬모
  • 승인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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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의 길목에서 명예를 존중하는 삶 펼치기를

존경하는 채영복 과학기술부 장관님과 박태준 설립이사장님, 내외 귀빈과 학부모·친지 여러분! 오늘 포항공과대학교 2002학년도 학위수여식에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서 이렇게 많이 왕림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의 주인공인 졸업생 여러분에게 마음속으로부터 축하를 드립니다.

포항공대가 설립된지도 어느덧 17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대학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노력을 꾸준히 함으로써 이제는 국내 정상의 이공계 대학으로 자리매김했을뿐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들과 유대를 갖고 보조를 맞춰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열 네번째로 거행되는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14명, 석사 382명, 박사 115명 등 총 711명이 학위를 받게 됩니다. 이 중에는 학사과정 조기졸업자, 복수전공자, 석사과정 조기 졸업자, 석박사 통합과정 졸업생, 외국인 졸업생도 포함돼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학제간 교류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과정에서 복수전공자 수가 매년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으며, 개교이래 처음으로 학사과정을 3년만에 마친 졸업생도 있습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청운의 꿈을 품고 포항공대에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형설의 공을 쌓고 벌써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감회가 매우 깊으리라 생각되며, 저는 오늘 학위를 받는 여러분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여러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서 기피하는 이공계 학문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우리학교의 건학이념에도 명기되어 있듯이 과학과 기술은 우리나라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절실히 필요한 분야이며, 여러분이 터득한 지식과 지성은 앞으로 산업계·학계·연구계에서 커다란 공헌을 하리라 믿습니다.

둘째, 여러분은 포항공대를 택하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할 때, 여러분은 소신을 가지고 지방에 위치한 포항공대를 택했습니다. 포항공대의 교육과 연구환경은 국내 어느 대학보다 좋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지난해 중앙일보가 실시한 대학종합평가에서 포항공대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던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포스코의 재정적 뒷받침이 있었고, 탁월한 교수와 직원, 그리고 훌륭한 교육 및 연구 시설의 도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졸업생 여러분의 면학과 연구가 커다란 몫을 차지했다는 것은 재언의 여지가 없습니다.

셋째, 여러분은 매우 어려운 학문의 난관을 모두 정복하고 오늘의 영예를 얻게 된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러나 이러한 자랑에만 도취해 있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졸업식을 Commencement, 즉 ‘시작’이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입니다. 그 동안 여러분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전공분야 지식은 물론 과학과 기술의 양면성, 정보화 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터득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지식을 우리나라의 경제력 제고와 인류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껏 발휘할 때가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작년에 국내외적으로 일어난 일들을 살펴볼 때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월드컵 경기 때 보여준 젊은이들의 응원 열기는 우리가 마음을 합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16강에라도 진출하기를 바랬던 우리 대표선수들은 4강에 우뚝 서게 됨으로써 ‘하면 된다’는 신념을 우리에게 심어주었습니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남북선수들이 함께 입장함으로써 통일의 문턱을 한단계 낮추어 놓았으며, 대선 때는 인터넷과 결합된 젊은이들의 영향력이 매우 막강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세계 각국은 바야흐로 자국의 IT·BT·NT 산업을 발전시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001년의 9·11테러 이후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도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정보 격차는 날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현명한 판단과 노력으로 대처해 나가야 되리라 봅니다.

미국 MIT 총장인 Vest 박사는 그의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It is a time of change and indeed it is a time for change.” 우리 모두는 급속히 변화해가는 정보화 사회 또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첨단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고, 이들을 우리 생활에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지혜를 배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포항공대를 떠나는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여러분은 포항공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본인과 모교의 명예를 존중하는 삶을 갖기 바랍니다. 포항공대의 교훈인 ‘성실’,’창의’, ’진취’를 항상 염두에 두고, 계속해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훌륭한 결과를 맺으리라 믿습니다.

둘째, 여러분은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 더 나아가 가능성 사고(Possibility Thinking)를 가지고 매사에 임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만일 어려움에 직면하면 고진감래(苦盡甘來)를 상기하고, 상대방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자세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를 권고합니다.

셋째, 여러분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오늘의 영예를 갖게 된 것은 그 동안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도움은 몰론 대학의 교수·직원·선배·동료 그리고 대학밖의 친구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포스코의 도움이 컸고, 사회의 많은 구성원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들의 은혜를 항상 명심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훌륭한 과학기술자가 되어 우리민족과 세계인류를 위해 공헌해야 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존경받을 수 있는 네티즌(Netizen)이 되기를 진심으로 당부합니다. 윤리·도덕성이 상실된 이 사회를 정화시키는데 앞장서고, 건전한 정보문화의 창달과 정착에 이바지해 주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이 졸업식을 마치고 포항공대 교정을 떠날지라도 여러분은 항상 모교를 사랑하고 모교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는 포항공대 동창이 되어줄 것을 굳게 믿으며,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