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고령화 심각···지금부터 대책 서둘러야
교수 고령화 심각···지금부터 대책 서둘러야
  • 구정인 기자
  • 승인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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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채용 꾸준히 늘리고 교육·연구환경 획기적 개선필요
▲ 우수교수의 확보는 세계적인 이공대학으로의 도약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지원과 함께 대학측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올해로 우리학교는 개교 18년째를 맞이한다. 이런 짧은 기간 내 우리학교가 국내 정상의 이공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개교당시부터 많은 우수한 젊은 학자들과 중진급 교수들을 초빙해왔기 때문이다. 개교 당시의 상당수 젊은 교수들이 정교수가 된 지금 젊고 패기 있는 대학으로 상징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학교 교수들의 평균 연령은 48세 정도이며, 이 또한 현재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대해 홍기상(전자 교수) 교무처장은 “개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학교의 특성상 자연스런 현상이다”며 “중요한 것은
신임교원을 충원해도 전직이나 정년퇴직 등으로 인해 전체 교수수가 계속 정체상태라는 것이며, 현재의 재직인원 규모로 계속 운영할 경우, 점점 고령화되어 5년 후에는 평균연령이 50세, 10년 후에는 53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내다봤다.

보다 큰 문제는 초창기에 동년배의 많은 젊은 교수가 임용되었던 만큼 비슷한 시기에 정년퇴직하는 교수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처장은 “2017년부터 7년간 104명의 많은 교원이 한꺼번에 정년퇴직하게 된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 시기에 다시 젊은 교수들을 대거 임용하는 방법과 지금부터 일정 인원을 매년 지속적으로 충원해서 대거 정년퇴직하는 시기에 그 숫자를 맞추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특정기간 동안 대거 임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다고 판단하여 2025년 이후부터는 교원 평균연령을 45세 정도로 유지할 수 있는 중·장기 교원 인력 운영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조교수의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의 학과에서는 신규임용을 필요로 하고 있다. 홍승표 주임교수(수학)는 “수학과의 경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과목이 다수이고 공동연구의 방안으로 방문교수 등을 활용하고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교수의 숫자가 적다”며 “이때문에 전공과목 숫자도 부족하여 교육과 연구의 병행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진원 주임교수(기계)는 “교수 숫자가 적어짐에 따라 전공과목수 자체도 부족하지만, 교수들에게 주어지는 부담도 너무 크다”
며 “카이스트 기계과의 경우 50여명의 교수가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학교 교수들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커서 강의에 많은 역
량을 투입하기가 힘들고, 좀 더 흥미 있는 전공과목의 개설도 힘들다”고 말했다.

또 신규임용도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상당수 교수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하나같이 초창기에 비해 여러 가지 교육·연구환경의 비교우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류성호(생명) 교수는 “절대적인 환경들은 꾸준히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학교가 타 대학에 비해 가지고 있던 우위들은 편차가 좁혀져서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며 “특히 지방에 있다는 점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종종 약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대학의 경우 우수한 교수 확보로 명성을 누리게 되고, 반대로 좋은 교수들이 떠나면서 쇠퇴하는 대학도 많았다. 굳이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학교가 지금까지의 발전을 지속하면서 세계적인 이공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 교수의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젊은 교수들의 부재와 고령화되는 교수진을 진단해보고 장기적으로 교원인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

<관련기사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