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의 인식과 실태 설문조사
여학생의 인식과 실태 설문조사
  • 김정묵 기자
  • 승인 200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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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아닌 대인관계가 가장 큰 불편거리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소수자로서의 이공계 여학생들과 그들에 대한 편견과 여러 가지 선입견들. 이공계 대학인 우리 학교에서는 어떠한지, 그리고 여학생들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통계와 설문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우리 학교의 여학생 수는 학부 입학생을 기준으로, 1987년 제 1회 입학생이 정원 249명 중 30명(12.0%)을 시작으로 생명과학과의 신설로 정원이 280명으로 늘어난 1989년 제 3회 입학생이 정원 280명 중 36명(12.9%), 현재와 같은 300명이 된 1992년 제 6회 입학생이 38명(12.7%) 등, 1999년까지 26~44명(약 9~15%)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지난 2000년 58명(19.2%), 2001년 61명(20%), 올해 2002년 59명(19.5%)으로 20% 내외의 비율로 정착되고 있다.
현재의 재학생의 비를 살펴보면 9월 2일 현재 재적인원 기준으로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 전체 2714명 중 428명(15.8%)이며 학부는 1264명 중 201명(15.9%), 석사과정 704명 중 167명(23.7%), 박사과정 629명 중 38명(6.04%), 통합과정 117명 중 22명(18.8%)이다.
설문조사에는 학부생 56명, 대학원생 36명, 표시 안함 6명 등 총 98명이 응해주었다.

‘이공계 대학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문항(주관식)에 대하여서는 대부분이 적성과 관심을 꼽았다. 이공계 여성을 ‘특별히’ 보는 공공연한 사회 현실과 일반화된 주위의 적지 않은 반대에도 이공계 대학을 선택한 데에는 자신의 뚜렷한 주관이 있었음을 읽을 수 있다. ‘성별에 의한 이유로 이공계대학에 진학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 29.6%, ‘없다’ 70.4%로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여자로서 이공계 여성인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타성에 젖어 여성성을 살리지 못할뿐더러 소수라는 점 때문에 타의적이게 된다’ 14.3%, ‘사회적 통념이 바라는 여성상에서 벗어나 자아의식이 강한 점에서 여성 전문인의 준비단계로 긍정적이다’ 41.8%, ‘특별히 자신을 공대 여학생이라는 사실과 연결시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43.9%라는 결과도 진취적인 면을 보여준다.

학교생활에 있어서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점으로는 ‘편의시설’ 23.5%, ‘주거시설’ 9.2%, ‘대인관계’ 45.9% 등으로 시설적인 면보다는 대인관계에서의 불편을 크게 꼽았다. ‘남학생과 비교했을 때 연구 학업 환경 또는 생활 전반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性차는 무관하다’가 42.9%, ‘조금 불편하다’가 48.0%로 나타났다. ‘주변의 남학생이나 사회적 인식이 여학생들을 학문적 동반자로 대등하게 인식하지 않고 단지 여자라는 잣대로 바라보는 때도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20.4%, ‘때로 그럴 때도 있다’ 71.4%로 나타났다. 성차에 의한 불편은 뚜렷한 차이로 들어나지는 않으나, 대인관계에서 특히 인식면에서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여학생이 처한 현실과 자기 개발’에 대해서는(주관식) 학부생의 경우, 소수자로서의 불리함과 대인관계의 폭이 좁은 것, 보이지 않는 편견이나 비하 등 주로 정서적인 면이나 생활면에서의 한계를 꼽았다. 대학원생의 경우에는 성차에 의한 한계 외에도 이공계 여성의 진로에 대한 제한을 상당수 언급했다. 이는 재학생 수 통계에서 석사과정 재학생이 학부 재학생에 비해 오히려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박사과정 재학생은 비율이 6%에 불과한 것을 참고할 때 이공계 여성의 진로가 상당히 제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학생회나 총학생회 산하의 여학생부와 같은 여학생 대표기구의 존재에 대해서는 ‘꼭 필요하다’ 53.1%,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역량상 무리라고 생각한다’ 34.7%로 대다수가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