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택권 확대 방안 본격 논의
학생 선택권 확대 방안 본격 논의
  • 황희성 기자
  • 승인 2004.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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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과생 학과·대학원생 랩 선택권 대폭 조정될듯···강의평가 열람 범위도
▲ 지난 12일 부터 14일까지 열린 해맞이 한마당 '발광'. 14일 대동제에 앞서 벌어진 초청가수 안치환 공연에서 학우들이 열광하고 있다.
무학과로 입학하는 정시 학생들의 학과선택폭을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또 대학원생의 랩 선택권 확대와 강의 평가 열람 범위도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홍기상 교무처장에 따르면 지난달에 있었던 대학발전위원회의 학생교육분과 회의에서 정시생의 학과선택폭 확대를 포함, 대학원생 랩 선택권과 강의평가 공개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생 선택권 강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였으며, 각 과에 교수들의 의견수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시생 학과 선택폭 확대의 경우 현행제도는 정원의 110%까지 배정할 수 있으며, 이는 한 과의 정원보다 1~2명 정도 더 받을 수 있는 비율이다.

대학원생의 랩 선택권의 경우 원래부터 각 과의 재량에 달린 것이긴 하나 이번에 의견 수렴을 한 후 학교 공동의 가이드 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단 강의평가 공개범위 확대는 종래 교수 본인과 주임교수만 알고 있던 것을 어느 범위까지 확대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정시생 학과 선택권 강화에 대해 권순주 주임교수(신소재)는 “사리에 맞고 당연한 일이나, 학생들이 적절한 판단 능력을 갖춘 후에 자유도를 높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과 흥미, 졸업 후 전망 등에 우선하여, 사회적 분위기나 선입견에 의해 학과 선택이 좌우되는 일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과를 선택하는 눈을 학교차원에서 키워줘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진원 주임교수(기계)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단지 정원의 폭을 늘려주는 것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행 110%에서 폭을 늘려준다면 지금까지 성적이나 경쟁률 때문에 소신지원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인기학과에 몰리게 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지금과 같이 특정학과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경우에는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또다른 우려를 표했다.

대학원생 랩 선택권 강화에 대해서는 각 과가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외부 기업과의 연구제휴나 과제가 많이 들어오는 공학계열 학과의 경우는 모든 분야를 유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어 학생들의 선택권을 무조건 보장해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권순주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과 내에서도 교수별 TO가 아닌 분야별 TO를 주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며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학계열 학과의 경우는 학생의 자발적인 창의력을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학생의 랩 선택권을 완전히 자유롭게 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진욱 주임교수(물리)는 “카이스트와 우리학교에 동시 합격한 대학원 진학 희망 학생이 카이스트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학교가 랩 선택이 불편한 때문으로 나타났다”며 순차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늘려주는 것에 찬성했다.

강의평가 공개 확대에 대해 이진원 교수는 “이미 기계과의 경우는 과내 결과 공유가 되어 있다”며 점차적으로 공개 범위를 늘려가자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애매한 평가방식 대신 교수의 결강 횟수 등 객관적인 요소를 평가에 포함시켜 학생 교육의 질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를 달리 하는 타 학과에서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목적 하에 과 내의 교수들끼리 서로를 질책하고 격려하는 용도로 강의평가 결과를 과 내에서 공유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학발전위원회는 이번에 논의된 사항들을 조만간 결정, 공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