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총학생회 설립 난항
대학원생 총학생회 설립 난항
  • 이신영 기자
  • 승인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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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 ‘원총’설립 찬성 불구 ‘준비위’ 구성 지지부진
지난 2월 기자회 대학원 동장 모임 주도로 진행된 대학원 총학생회 설립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원생의 73.4%가 총학 설립에 긍정적이었고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설립방법으로 학부 총학생회와 동일하게 대학원총학생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전체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55.4%로 가장 많았고, 주요 활동방향으로는 대학원생 복지증진(73.9%)을 1 순위로 꼽았다.

이처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아직껏 준비위원회는 구성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에는 총학생회, 학과협의회, 동아리 연합회 등 다양한 자치기구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학원생의 전체 의사를 대변할 자치단체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학교 설립 이래로 간간히 대학원 자치단체 설립이 추진된 적이 있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대학원 전체를 아우르는 자치단체는 구성되지 못했다.

KAIST를 비롯하여, 연세대겙疵졍?등 많은 대학원에서 이미 총학이 구성되어, 원생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지만, 현재 몇몇 교내 과학생회의 고무적 움직임을 살펴볼 때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물리과겭媛彭?등 몇몇 학과에서 대학원학생회가 활동하고 있다. 산공과에서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2~3년 주기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등 구성원의 복지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화공과와 기계과의 유체동역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이 조직한 한 모임에서는 얼마 전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예는 대학원총학이 복지뿐만 아니라 학문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발판으로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원총학이 조직된다면 기본적으로 복지향상과 학문연구의 환경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몇 년 전 기숙사 부족을 이유로 대학원생들에게 3인 1실이 배정되었고, 학부생들을 수용하였던 ‘닭장’ 19동이 대학원생들의 거주공간으로 바뀌었던 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 원생들의 불만이 고조되었지만 지속적 의사표현 통로의 부재로 주목할만한 변화를 가져오진 못하였다. 앞에서 언급했던 주기적 건강검진도 총학이 추진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단순히 서비스를 공급받는 수요자의 입장이 아닌 적극적 공급자의 입장과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맥락에서 총학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문적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여기서 필요성이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뛰어넘어 학문과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보다 큰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데 원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통로이자 국가의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리더로서의 자질을 수련하는 공간으로써 대학원총학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KAIST의 경우 대학원총학생회가 올해 32돌을 맞이했지만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비근한 예로 작년 총학생회 선거는 선거등록일이 두 번이나 미뤄진 끝에 단독후보가 출마하여 5월에서야 ‘원총’이 출발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나서기에는 짐이 너무 무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우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