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기자회 의욕적 출발 선거관리·운영 미숙으로 혼란 초래
18대 기자회 의욕적 출발 선거관리·운영 미숙으로 혼란 초래
  • 구정인 기자
  • 승인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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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 허성우 당선··· 기자회 성격과 역할 정립 시급
지난 10일 난항을 겪은 끝에 동장회의에서 간접선거로 제 18대 기숙사 자치회(이하 기자회) 회장선거에서 허성우 학우가 당선되었다.

기숙사 사생수칙 개정, 자치동 활성화 등 의욕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허성우 학우가 단독 입후보하였으나, 선거관리위원회를 기자회 내부에서 구성하고 투표를 실시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업무추진상의 미숙으로 선거무효결정 및 재선거 실시 등의 혼선이 초래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자회장은 “앞으로 자치단체가 된다면 학과학생활동협의회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요청할 것이며 올해와 같은 미숙한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자회 내부 사정으로 퇴사기간에 선거를 하지 못하고 입사기간 중 투표를 실시하여 유효투표율 50%를 채우지 못하였고 선거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인 후 선거를 무효로 처리하고 지난 2월 29일 재선거를 한다고 공지하였다. 그러나 유효투표율 50%를 넘어야 한다는 조항과 재선거시에 필요하다고 공지한 투표율 1/6도 기자회장 선거와 관련된 규정은 아니라는 점을 선관위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큰 차질이 빚어졌던 것이다.

결국 지난 1일 기자회에서는 회칙을 잘못 적용하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간선으로 선출한다고 공지하였다. 그러나 2일 후에 갑자기 번복하여 선거무효결정을 내리고 새로이 선거를 한다고 공지하였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상황에 따른 회칙적용에서 혼선을 빚은 결과였다.

기자회는 학생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학교의 특성상 학부생뿐 만이 아닌 대학원생도 포괄하는 광의의 단체로 그 동안 학생자치단체가 아니면서도 기숙사의 자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위해서 주거운영팀의 업무 일부를 위임 받은 단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기자회는 학생자치단체로서의 승인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기자회는 사생들을 검열하고 퇴사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생들을 관리하는 강제적인 권한도 갖고 있지만 그 역할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기자회장이 직접선거에서 목표율 미달로 간접선거로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생들의 손으로 뽑은 동장들이 선출한 기자회장이라고 하나 기숙사의 숫자에 비해 동장이 매우 적은 것도 ‘정통성’에 오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기숙사 자치회가 학생자치단체가 되기 위해서 해야 조율되어야 할 일은 아직 많다. 기자회는 사생들의 검열이라는 강제성을 가진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식을 가진 학생자치단체도 방향정립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의 기자회의 성격과 역할에 대한 제시가 18대 기자회의 중요한 과제로 남은 가운데 구성원들에게서 공감대를 얻고 자치단체로서의 기자회의 역할을 모색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