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호 교수, 조영제 없이 미세혈관 촬영 세계 최초 성공
제정호 교수, 조영제 없이 미세혈관 촬영 세계 최초 성공
  • 강진은 기자
  • 승인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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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공학과 제정호 교수는 한국, 스위스, 대만 간의 공동연구로 조영제를 쓰지 않고 살아있는 쥐의 미세혈관을 관찰하는데 세계최초로 성공했다.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X-Ray 이미징 기술로 조영제를 쓰지 않고 몸 안의 미세혈관까지 촬영해낼 수 있는 길이 개척된 것이다.

제교수는 지난 99년부터 스위스, 대만과 공동으로 방사광 X-Ray로 물체의 내부 구조를 관찰하는 연구를 해왔다.

2002년 ‘초고해상 실시간 X-Ray 투시 현미경 기술’을 개발해 반도체 제작 과정 중 구리-아연 전기 도금 시 결함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으며 살아있는 파리 등 곤충을 관찰, 겹눈의 움직임 등 미세한 생명현상을 잡아내기도 했다.

재료나 제품은 물론 살아있는 생명체까지, 구조와 조직에 전혀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정확한 3차원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영양 및 산소의 공급로인 혈관은 심장질환, 뇌 질환, 암 등의 발생 및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미세혈관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제 교수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혈관 관찰은 심장 및 뇌 질환과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이 될 것이 틀림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미세혈관 관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며, “혈관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심장질환과 각종 미세혈관으로 이루어진 뇌에 생기는 질환, 그리고 조기진단이 힘든 암과 같은 질병의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은 물론, 그들 질병 치료의 정확도와 효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X-Ray 구조분석은 X-Ray가 흡수하는 정도로 분석하는 Absorption 방식을 사용했으나 이는 시간·공간 해상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제 교수는 이 기술의 한계를 X-Ray의 위상 변화 관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해결했다. 이에 대해 제 교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의 결정적인 강점은 넓은 범위의 파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여러 가속기에서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들은 단파장 X-Ray를 사용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체를 관찰할 만큼 강하지 못해 촬영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장치도 매우 비싸고 복잡하다. 우리들이 간단한 장치로 1초당 2000여장의 사진을 찍어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 반해 사진 한 장을 얻는데 많게는 1분 이상이 걸리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 교수는 “앞으로 방사광가속기 및 병원과 연계하여 메디컬빔라인과 메디컬센터를 건설하는데 기여하고, 첨단 의과학 및 의료진단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향후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