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으로 본 포항공대, 한국...
그의 눈으로 본 포항공대, 한국...
  • 승인 2002.03.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쿠라이나인 연구원 마누일렌코
한국 사회는 정말로 외국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인가.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으로 살고 있는 한 ‘흰 피부’의 외국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올렉 마누일렌코 씨를 만나 보았다. 마누일렌코 씨는 키에프 토로스 셰브첸코 국립대학에서 방사물리학을 전공, 카르코프 국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카르코프 물리-기술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책임교수 소개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포항공대에 온 지 5개월 쯤 됐다. 평소 별다른 취미가 없는 그는 연구시간 외에는 주로 책을 읽는다고.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 본 기억은 연구실 사람들과 통집에 한번 가 본 적 밖에 없다는 말에 연구실 사람들 말고는 다른 인간관계가 없는가 하여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보았다.

같은 연구실 사람들 이외에 다른 포스테키안이나 한국인과 대화해 본 경험이 있는가?
-거의 없는 것 같다. 특별한 기억이 없고 다만 흡연실에서 통성명을 하거나 포항시내의 한 카페에서 주인이랑 대화를 나눴던 정도.

사람들을 대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외국인에 대해 거리감이 있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가?
-일단은 내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기에 의사소통이 힘든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같은 이민자의 나라가 아닌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의 경우 외국인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독일 사회가 터키인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프랑스 사회가 흑인들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크라이나에도 중국인, 베트남인, 북한인 등 상당수 외국인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회가 그들과 함께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 포항공대는 그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한국 사회에 10~20년 거주한, 한국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외국인들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사회의 큰 부분을 이룰 때에야 가능해질 것이다. 짧은 시간에는 힘든 일이다.

끝으로, 좋아하는 한국 문화가 있다면.
-태권도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매우 인기가 있다. 훌륭한 스포츠이다. 인간관계의 깊은 유대감도 매우 특이하고 훌륭한 것 같다. 대중문화는 잘 모르는데 다만, 빅토르 최를 훌륭한 가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