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학년도 입시안 무학과제도 존속 반발 거세
2001학년도 입시안 무학과제도 존속 반발 거세
  • 조성훈 기자
  • 승인 2000.05.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제점 보완 없는 시행으로 대학 위상 하락 우려
올해 처음 도입*시행된 무학과제도에 대한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무학과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2001학년도 입시요강이 발표되어 대책없는 대학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13면)

지난달 18일 발표된 2001학년도 입시요강에 따르면 전체 선발인원의 40%인 120명의 신입생을 정시모집의 단일계열(무학과)로 선발하게 된다. 그러나 무학과제도 시행의 문제점에 대한 시행초기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신입생들의 반발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대책마련도 없이 무학과제도를 고수하는 것에 대한 당사자인 신입생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은호(2000학번) 학우는 “포항공대에 온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지만 학점으로 자르겠다는 말 한마디에 고등학교 때와 같이 점수를 얻기 위한 공부에 얽매이고 있다”면서 “게다가 학점이 모자라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며 무학과제도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무학과제도의 문제점들은 계속 표출되고 있지만 대학본부는 무학과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내년까지는 무학과제도를 끌고가야 한다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나 해결방법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무학과제도를 고수하고 있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도 부족한 상태다. 대학본부는 현재 “20%까지 초과인원을 수용하되 그 이상은 성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원칙만을 내세우며 더 이상의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무학과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일부 학과로의 신입생 편중과 그에 따른 신입생겴聆剋?학과간의 서열화 경향이다. 일부 인기학과의 경우 원하지 않은 학과에 가게 되는 신입생이 발생하게 되고, 성적으로 제한할 경우 신입생들의 학과 선택 과정에서 나타난 학과 선호도가 신입생 뿐만 아니라 재학생과 학과의 서열로 해석될 우려가 생긴다.

성적 중심의 학과선택 기준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학과에 따른 과목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각 학과에서 정한 과목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그에 따라 학점을 산출하는 것이다. 또 학과 정원의 20% 이상의 초과정원이 발생한 학과에 한해 각 학과별로 신입생 선발기준을 마련해 선발하는 방법도 있다. 성적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면접과 같은 부수적인 제도를 추가해 단순히 성적으로 정원을 제한한다는 현재 제도의 맹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앞서 제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현재 가장 확실하고 바람직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각 학과별 정원 제한을 없애는 것이다. 신입생들이 가장 반발하고 있는 것이 학과선정과정에서 정원제한으로 인한 성적 반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설득력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경우 일부 학과에 신입생들이 몰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각 학과별로 홍보를 잘 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무학과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는 과기원의 경우 학과별 정원제한이 없지만 현재 모든 학과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비인기학과라 하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대학원 진학시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이런 방안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무학과 제도를 둘러싼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