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축사] 과학기술부 장관 채영복
[졸업식축사] 과학기술부 장관 채영복
  • 과학기술부 장관 채영복
  • 승인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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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으로서의 높은 자긍심 계속 간직하길

존경하는 유상부 이사장님과 박태준 설립이사장님, 박찬모 총장님을 비롯한 포항공과대학교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도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재 양성의 산실이며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포항공과대학교 2002학년도 졸업식에 참석하여, 축하의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그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 영예의 학위를 수여받는 711명의 졸업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 이들의 영광이 있기까지 뒷바라지를 위해 애쓰신 학부모와 가족 여러분들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오늘 이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포항공과대학을 짧은 기간동안에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국·내외의 성공적인 모델로서, 그리고 선망의 대상으로 발전시켜 오신 박찬모 총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치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포항공대는 1986년 첫 신입생을 모집한 이래,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면서 부단한 교육개혁과 학생중심의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교수진 아래 학사과정 3학년부터 연구참여와 산업체 실습 등을 통해 현장경험이 뛰어난 고급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데 앞장서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창업보육센터를 통한 벤처기업의 육성과 사이버 테크노마트 운영을 통한 국내 산업의 기술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정부와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방사광 가속기”는 1,300여 연구과제 수행을 지원하는 등 국내외 과학자들에게 첨단기초과학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의 축적된 결과로, 포항공대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 언론기관에서 실시한 대학평가에서 국내 최고 대학으로 인정받았으며, 외국언론기관에 의해서도 아시아 Top 수준의 과학기술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신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와 같은 뛰어난 교육과 연구 여건 속에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졸업생 여러분은 그야말로 행운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그 동안 이렇게 훌륭한 여건 속에서 닦아온 여러분들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하여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높게 끌어 올리는 일에 크게 이바지함으로써 사회에 다시 보답해야 할 차례라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여러분 중 혹자는 학문의 세계로, 혹자는 산업 일선으로, 혹자는 정부와 공공 부문으로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됩니다. 오늘 본인은 이러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졸업생 여러분의 미래의 꿈이 보다 크게 실현되기를 기원하면서 선배 과학기술인의 한 사람으로 한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에게 이 자리를 빌어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과학기술인으로서의 높은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회에 임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비록 최근 과학기술인들의 사회적 처우가 미흡하고 이로 인해 이공계 기피현상이 야기되는 등 졸업생 여러분들을 의기소침하게 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마는 긴 안목에서 보면 이러한 문제들은 해소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인류역사발전의 큰 획을 긋는 그 자리에는 항상 과학기술인이 그 중심에 서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최근 과학기술의 급격한 변혁이 인류의 생활양식과 문명을 크게 바꾸어 놓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는 그런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술변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하에 따라 한 나라의 미래가 결정될 뿐만 아니라, 그 능력보유의 과다에 따라 지역간, 국가간에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그런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10대 국정과제중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의 제고는 물론,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지방분권화의 실현 등 과학기술을 사회변화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과학기술인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나라안의 과학기술 여건변화를 살펴보면 이제 우리 과학수준은 주변에서 핵심을 향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으며,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머지 않아 국내의 연구결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노벨재단 이사장인 Begnet Samuelsson 교수는 지난해 노벨상 수여식 개회사에서 나라별 노벨상 수상자 수 비중의 변화 추이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미국과 여타 여러 나라간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는 가운데 “중국과, 특히 한국의 최근 야심찬 투자와 변화가 장차 이와 같은 추세를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이는 우리 과학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과학기술인들은 국내 제일을 넘어서 세계 제일을 추구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산업기술의 경우도 매 한가지입니다.

과거의 모방의존형 산업구조에서 탈피하여 혁신주도형 산업구조로의 발빠른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의 그리고 세계 제일의 기술창출을 향한 노력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또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제일, 세계 최고의 기술들을 만들어 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 여러분이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졸업생 여러분들의 무대가 그만큼 넓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난 가을 일본의 과학기술 특명장관이 내한하여 환담하는 자리에서 “오늘날 일본을 먹여 살리는 것은 100개의 탁월한 상품이며, 이것은 1000명의 과학기술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오늘의 일본을 먹여 살리는 주역들이다”라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소명의식을 지니시고 국가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기여하는 주역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 인류문명의 변화에 주역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분투를 빕니다.

다시 한번 오늘 학위를 받는 졸업생 여러분께 축하를 드리며, 포항공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이 자리에 참석하신 학부모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