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지진 직격탄 맞은 한동대학교, 상황은 어떠한가
[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지진 직격탄 맞은 한동대학교, 상황은 어떠한가
  • 백승헌 기자
  • 승인 2018.01.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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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의 진원지는 한동대학교에서 약 3km 떨어진 곳이었다. 한동대는 우리대학보다 진원지에 가까워서인지, 지진 발생 당시에 큰 피해가 있었다. SNS와 뉴스를 통해 퍼진 한동대 건물 외벽 붕괴 영상은 지진 당시 한동대 건물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지진이 발생한 지 약 한 달 된 시점, 지금 한동대는 지진 피해를 얼마나 극복했을까. 이에 포항공대신문은 한동대학교를 찾아가 봤다.


▲지진으로 손상된 외벽을 제거하고 새롭게 보강 중인 한동대의 모습

한동대학교의 피해 현황
지진의 진앙에서 불과 3km 떨어진 지점에 있어 시설물 피해 규모는 상당히 컸다. 한동대 32개 동의 건물 중 2개 동은 기둥이 일부 손상되는 등 사용 제한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건물은 각각 15개 동씩 B 등급(사용에 지장이 없는 상태), C 등급(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진 이후 한동대 측은 2주 반 간의 자율학습 기간 동안, C 등급을 받았던 건물 중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생회관 및 기타 강의 동은 내부 수리를 통해 B 등급으로 승격시킬 수 있도록 보강했다. 이와 더불어, 건물 내부의 석면검사도 진행해 건물 사용에는 무리가 없었다. 방학한 이후에는 올해 1학기까지 모든 건물이 안정상의 문제가 없도록,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부담도 주지 않는 선까지 건물을 계속해서 복구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한동대의 인명피해 규모는 매우 작았다. 중상자는 없었으며 경상을 입은 학생은 다섯 명 미만이었다. 전체적으로 한동대는 지진으로 피해를 많이 입었지만, 신속하게 건물을 보수하며 피해를 최소화했고 피해는 적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진이 발생한 후, 적절한 대처로 일상으로 돌아온 한동대의 모습
지진 극복한 한동대학교, 철저한 대비로 인명피해 최소화하다
상당한 건물 피해에도 불구하고, 지진으로 인한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동대에서는 평소 학기 중에는 기숙사 거주 학생을 중심으로 약 두 차례의 재난 상황 대피훈련을 진행한다. 실제 대피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서는 관련 교육을 제공해 모든 학생이 재난 상황 대피 절차에 대해 숙지하도록 한다. 현재 한동대는 약 80%의 학생들이 기숙사에 살고 있고, 모든 학생이 기숙사 거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사시에 대운동장으로 즉시 대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대비책은 자치회와 생활관 운영팀에서 진행한다.
하지만 그것과 더불어서, 재작년 경주 지진 이후에 한동대 총학생회에서는 기존의 자치회 및 생활관운영팀의 매뉴얼과는 다른 새로운 안전 매뉴얼을 제작했다. 총학생회 집행부가  새로운 안전 매뉴얼을 만들고, 학기 초에 집행부 인원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했다고 한다. 이는 기존의 매뉴얼과는 다르게 먼저 총학생회 집행부가 학생들을 위기 상황 및 재해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부터 설명하고, 이후 다섯 개의 팀에 관해 설명한다. 이 다섯 팀은 △인원  파악과 통솔을 담당하는 인원통제팀 △기상청/119와 같은 외부기관에 연락을 하는 대외팀 △대외팀의 정보와 교내 부서 전달사항을 취합해 안내하는 교내팀 △학생들에게 안전물품을 배분하는 지원팀 △외국인 학생을 담당하는 글로벌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팀의 역할이 △지진,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전염병 △화재 등의 카테고리로 정리가 돼 있다. 또한, 긴급물품 구비 목록 및 비상 연락망 등에 대한 정보가 기록돼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총학생회 집행부 인원은 즉시 안전물품을 내주어 약속된 집결 장소로 모였다. 그 때문에 본진이 발생했을 때는 바로 각 건물 앞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학생들을 대운동장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었다. 한동대의 모든 학생은 소속 RC, 그리고 그 하위에 소속 팀이 있는데, 자치회, RC 협력회와 협력해 학생들을 RC별 팀 단위로 집결시켜 인원 파악을 진행했다. 이때 실종자를 파악하고, 부상자는 교내 보건 선생들이 치료할 수 있게 했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학생들은 교내 상담센터에서 안정을 취하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담요를 배분했고, 학생들이 최대한 빨리 각자의 고향으로 귀가 할 수 있도록 외부 버스회사와 연락해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차편을 제공했다. 이후 각자의 사정으로 귀가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교내 당국에서 비상식량, 모포, 담요 등을 제공해 교내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로 대피해 있을 수 있도록 조처를 했다.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학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학교에 남은 총학생회 인원과 교수들이 아프리카 TV를 통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교내에서는 봉사자 모집, 시설물 복구를 위한 학교 당국과의 협업,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공지를 하는 등, 학교 건물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 또한 정상화가 될 수 있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또한, 총학생회 내부적으로는 피드백을 통해 내부 안전 매뉴얼을 보강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처럼 한동대는 지진에 대한 사전 대비가 철저했고,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도 매뉴얼대로 완벽하게 대처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지진 대비책을 보강하고 있는 우리대학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며, 우리대학도 한동대처럼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우리대학, 한동대학교에 성금 기탁, 학교 시설도 제공
한편, 우리대학은 큰 피해를 본 한동대에 다양한 지원을 했다. 우선, 교직원과 학생 등 모든 구성원이 성금 모금에 참여해 약 3,380여만 원을 한동대에 전달했다. 학생 단위의 소규모 지원과 봉사 활동을 했고, 지진 피해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었던 한동대 학생들에게 우리대학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또한, 우리대학 화학공학과는 대학 강의실도 한동대에 공개했고, 방학 동안 포항에 잔류하는 한동대 학생에게 우리대학 학생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생활관을 제공했다. 이에 한동대 총학생회 측은 “포스텍 학우들의 따뜻한 마음은 우리대학에 큰 힘이 되었다”라며, “그동안 한동대와 포스텍 간에 학점교류, 스포츠 교류처럼 다양한 다리가 놓였었는데, 아무래도 한동대가 가장 힘들 때 함께 했던 포스텍은 한동대학교 학생, 교수, 교직원분들께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진 이틀 뒤 한동대 입구 근처에 설치됐던 ‘힘내라! 한동인, 함께 가자! 한동대. 포스텍이 응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은 포스텍 교직원, 학생들의 한동대를 위한 자발적인 모금, 그리고 한동대생들이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개방된 포스텍 도서관까지, 한동대는 이웃 학교의 든든함을 틀림없이 느꼈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