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우리대학 학생의 지진 경험담
[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우리대학 학생의 지진 경험담
  • 장호중 기자
  • 승인 2018.01.0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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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있고 난 뒤, 우리대학 POVIS 포스텍 라운지에는 학우들의 우려와 공포가 담긴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그중에는 지진에 대한 공포로 휴학에 대한 문의를 한 학생도 있었는데, 포항공대신문에서는 지진 이후 학우들의 생각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해당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학우의 요청으로 익명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진 발생 시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당시 화학실험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큰 소리가 들리며 건물이 흔들리고 정전이 됐습니다. 산화성이 큰 시약을 상용하는 실험이었는데 시약들을 사용하기 전에 지진이 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조교님들과 교수님 덕분에 무사히 대피했지만, 그 이후에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컸습니다.

지진 발생 시에 느꼈던 학교 측의 아쉬운 점이나 부족했던 점이 있나요?
저번 경주 지진 때보다는 학교 측의 대처가 신속하고 좋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진 때 즉시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생활관 시설신고를 받아 수리하는 등 신속한 처리는 좋았지만, 학생으로서 느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휴강 공지가 다음 날 아침 9시에 두 번의 여진이 난 이후 전달됐는데, 다음 날 아침이 아니라 당일 저녁 늦게라도 해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당일 밤에는 계속되는 여진에 RC 고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잠을 잘 자지 못해 1층 다목적실에서 주무신 분들도 계셨고, 엘리베이터가 무서워 계단으로 다니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또한, 휴강 공지 후에는 학생들이 한 번에 택시를 잡으려 하다가 혼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휴학을 고려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첫 지진이 난 후 여진이 계속됐는데 지진의 진도가 작아지지 않고 일정했습니다. 첫 지진이 본진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이 떨쳐지지 않았고, 계속되는 여진으로 앞으로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휴강 이후에도 여진이 있어 밤에 잠을 자기 힘들었고, 다음날 일정에 지장을 받는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지진이 잠잠해질 때까지 집에서 쉬고자 하는 마음으로 게시판에 휴학에 관한 문의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