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의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무관심의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 공환석 기자
  • 승인 2017.12.0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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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활관자치회장단 투표에서 투표율이 44.18%로 집계되며 생활관자치회 선거 시행 내규에 따라 후보가 낙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1년 전 생활관자치회 투표율의 61.8%에서 17.62%포인트나 추락한 수치이다. 이와 함께 진행된 총여학생회장단 투표도 참여가 저조하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과반을 넘겨 개표가 진행될 수는 있었지만, 투표 종료 다섯 시간 전까지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비록 투표율 저조가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올해 그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학생 사회 구성원으로서 깊은 씁쓸함을 느낀다.
투표율은 민주주의에서 단순 수치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에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기고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 없으며 좋아해서도 안 된다.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만큼 적은 유권자의 지지만으로 학생대표가 선출됐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앞으로 ‘당선자가 우리대학 학우들을 대표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학생대표의 필요성에 대한 의심임과 동시에 학생 사회 민주주의에서 투표가 가지는 ‘대의성(代議性)’이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낮은 투표율은 학생사회의 의견을 왜곡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거 시행 관리세칙에서는 최소한의 유효 투표율을 정해 기준을 만족하는 선거로 선출된 후보만을 대표로 인정한다. 우리에게 투표는 선택이 아닌 최소한의 필수적인 의사 표현인 셈이다. 따라서 학생 사회 전체를 위한 대표자의 선출과 그들의 활동은 투표를 통해 완성되는 구성원의 지지기반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투표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거의 매년 단일후보로 진행되는 선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수년째 단일후보로 선거가 진행돼 후보 간의 대결 구도가 사라지고 경선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모으는 데 실패한 것이다. 평소 학내 정치 자체에 관심도 없는 데다가 선거에서 후보 간의 공약 대립도 없었던 것이 얽혀 생긴 문제라 볼 수 있다. 큰 문제가 없으면 ‘어차피 당선될’ 후보에게 내 한 표의 행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위험한 생각이 선거를 ‘남의 일’ 정도로만 생각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2014년 시행된 제29대 총학생회장단 경선에서 투표율이 65.16%에 육박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제의 심각성이 실감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대학에서 전자 투표를 시행하고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우리대학 차원에서 그렇다 할 대책 마련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으나 그 대응책이 무엇이든 타 대학과 차별화해서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총학생회는 오랜 기간 쌓여온 학우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해결하고 이 추세를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야 하며, 학우들 또한 스스로 본인의 한 표가 학내 정치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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