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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평 | times | 2022-05-02 22:57

나에게는 주사가 하나 있다. 했던 말을 다섯 번 정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온 길바닥에 내 흔적을 남기는 ‘술자리 최악의 주사 TOP 3’에 들어갈 만한 주사는 다행히 아니다. 술에 진탕 취하면 멀쩡히 걸어서 방에 들어가 잘 씻고 침대에 눕는다. 침대에 누우면 오늘 있었거나 요즘에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줄곧 생각한다. 그러곤 감사한 사람이나 힘든 일이 있던 사람에게 글을 쓴다. 쓴 글을 새벽 아주 늦은 시간에 보내 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사실 술에 취하지 않은 새벽에도 일어났던 일들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니, 주사라기보다는 버릇에 가깝다. 다만, 글을 쓰는 빈도가 훨씬 낮을 뿐이다.내가 ‘편지’라 부르는 그런 글을 쓰다 보면 통째로 지우는 일이 잦다. 나는 글 주변이 없어 대개 편지에 내가 느끼는 감사나 위로가 원하는 만큼 드러나지 않는다. 편지의 길이나 표현이 마음을 온전히 전하기 충분하지 않으면 전체를 지우고는 뒤척이며 잠이 든다. “내가 전하고 싶은 감정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테니 글이 더 잘 써지는 다른 날을 노려야겠다”라며 자신을 향한 자기변명과 함께, 나의 부족한 글솜씨는 고마움과 응원의 표현을 언제 다시 시작할지 약속하기 힘든 미래로 미룬

지곡골목소리 | 박찬우 / 화학 18 | 2022-05-02 21:57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중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명작이 많다. 그중에서도 ‘귀를 기울이면’을 소개한다. 보통 지브리 하면 ‘이웃집 토토로’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판타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귀를 기울이면’은 현실을 배경으로 한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쿠는 문학을 좋아하는 중학생으로 바이올린 제작자가 꿈인 소년 세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시즈쿠는 세이지가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라 바이올린 제작을 배울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자신도 세이지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제자리걸음인 자신과 달리 꿈을 향해 앞서 나가는 그의 모습에 불안을 느낀다.그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시험이 코앞인데도 자신을 입증하고자 소설 쓰기에 매진하는 장면이 있다. 이에 시즈쿠의 아버지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누구의 탓도 할 수 없기에 나름의 힘듦이 있다”라고 하면서도 시즈쿠를 응원한다. 흔히 학생 때는 공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힘듦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미래는 막연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공부가 무엇을 위해서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공부 외에 다른 길로 가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대학 학생

포스테키안의픽 | 조민석 기자 | 2022-03-27 17:13

작년 12월에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당시에도 코로나19 사태로 내가 있던 미국, 고향인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정신없이 돌아갔다. 입국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자가격리도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추운 겨울 날씨에도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그로부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거 공간이 생겼고, 우리대학 학식도 먹었고, 버거킹과 테라로사도 가봤다. 포항의 여러 가게를 들른 것만으로도 포항 주민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포항에 머무른 기간을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잘 적응한 것 같다.시기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연구원을 할 때, 그중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가 유행해 많은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포항 새내기 조교수로서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포항에서 가보지 못한 곳도 수두룩하다. 포항 곳곳을 방문해보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로 미루게 될 것 같다. 이런 점은 슬프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한적한 곳에서 사진도 찍을 수

노벨동산 | 백승환 / 컴퓨터공학과 조교수 | 2022-03-27 16:38

“나는 1,000억을 벌 거야” 고등학교 때 주위 친구들에게 밥 먹듯이 했던 말이다. 어릴 때부터 남들은 상상도 못 할 큰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에 좋은 회사로의 취직보다는 회사를 차릴 생각만 했다. 뚜렷한 계획은 없었다. 그냥 내 회사를 차리고, 1,000억을 버는 것이 내 꿈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내 회사를 차렸다.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이후로 거의 1년 만에 투자를 받아 법인을 설립했다.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구하고 직원들을 뽑아 월급도 주기 시작했다. 가끔은 이러다 정말 1,000억을 버는 것은 아닐까 행복한 망상에 잠긴 적도 있다.행복한 망상도 잠시, 최근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살고 있다. 회사가 망하진 않을지, 아이템이 실패하진 않을지, 어렵게 뽑은 직원이 나가진 않을지 종일 끝없는 고민에 빠져 살고 있다. 또한, 투자사를 만날 때마다 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학교 복학 문제는 없는지, 공동 창업자가 도망갈 일은 없는지 매번 새로운 질문을 받고, 그럴 때마다 마음은 답답해지며 불안이 커진다. 사무실은 강남 한복판에 구해놓고 정작 나는 좁은 단칸방에서 1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지낸다. 회사에서 밤낮도, 주

지곡골목소리 | 심민섭 / 19 컴공 | 2022-03-27 16:37

최근 들어 수면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심각한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기사를 읽고 수면 장애의 원인을 짐작하며 나의 생활 습관 또한 되돌아볼 수 있었다. 수면 장애의 원인 중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보복성 취침 미루기였는데, 이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삶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우리대학에서 많은 친구가 낮에는 수업과 과제에 시달리다 한밤중부터 놀기 시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가 저녁부터 여가 활동을 즐기다 밤늦게 잠들어 다음날 수업을 힘들어하거나 종일 만성적인 피로를 호소한다. 이런 수면 장애는 학업에도 큰 지장을 주는데, 수면 장애를 겪지 않은 날에는 한두 시간 만에 공부할 내용도, 졸음을 이기지 못해 몇 배의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도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의 친구가 수면 장애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학업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보복성 취침 미루기 등의 생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낮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하며 풀지 못한 스트레스를 밤에 풀고자

독자리뷰 | 곽승준 / 무은재 21 | 2022-03-27 16:35

성실한 사람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는 ‘성실하다’를 ‘성격이나 행동이 바르고 어떤 일을 하면서 온 힘을 다하다’로 규정하고 있다. 국어사전 외의 인터넷을 보면 성실한 사람의 특징에 대해 △규칙을 잘 지킨다 △계획적이다 △감정 조절에 능하다 등을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찾아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성실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나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함이 무엇인지 잘 아는 것과 성실한 사람이 되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성실해야 하고, 성실해지려면 내면의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 중학생 때는 고등학교 진학을 대비하기 위해, 고등학생 때는 대학 입시를 위해 꽤 성실히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은 이런 원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 또한, 대학을 졸업한 뒤의 미래는 개인이 설계하는 방향에 따라 취업, 대학원 진학을 포함해 수많은 길로 나뉜다. 대학생이 된 지금 정해야 하는 미래는 최소 30년~40년에 대한 것이다. 혼자 설계하고 내다보기에는 너무 무겁고 불명확하다. 당장 앞으로 일주일도 정확히 예견이 안 되는데, 원동력을 갖기란 나뿐 아니라 많은

78내림돌 | 소예린 기자 | 2022-03-27 15:17

만화/만평 | times | 2022-03-27 15:06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어떤 습관을 갖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그들을 거인이라는 뜻의 ‘타이탄’이라고 칭하며, 그들의 강점과 습관에 대해 다룬 ‘타이탄의 도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한두 개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모두가 타이탄이 될 수 있다는 서문의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문화에서는 못하는 것을 보완하려 한다. 이는 남에게 주는 피해를 줄이고 예의를 차리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이 발전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 외에도 강점을 극대화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특히 필자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세상을 혁신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세계를 바꾼 기술을 만들어낸 유명인을 나열하며, “당신이 그들을 멋지게 모방했다는 건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어떻게 혁신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다.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은 인생을 걸어볼 목표를 찾고, 나이가 젊을수록 기다릴 필요 없이 이를 실행하라고 한다. 또한,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

포스테키안의픽 | 탁영채 기자 | 2022-02-26 21:40

이번 방학은 쉬었다. 학과의 정규직 교수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위의 교수들은 제각각 업무와 연구로 방학을 채운다. 개인적으로 나는 논문을 쓰지 않는 첫 방학을 보냈다. 기억하는 한 처음이다. 작년 12월 방학을 시작하고 나서 자연스레 쉬고 있었다. 마치 여느 방학과 다름없이 자연스러웠지만, 논문 생산에 돌입하지 않은 첫 방학이었다. 낯선 변화가 자연스러운 시간처럼 내게 찾아온 것이다.논문 작업뿐만이 아니었다. 겨울 방학 즈음해서 지난 10년여 이끌어오던 세미나를 정리했다. 박사 학위를 마친 후 밑바닥부터 시작했던 공부의 한 축이었다. 나는 한국의 근대 소비문화 연구로 박사 논문을 마친 후에 여러 학교의 연구자들과 시작한 ‘돈과 인문학’ 세미나를 10년간 꾸려왔다. 간간이 우리대학 POVIS 게시판에도 세미나 행사를 홍보한 적이 있다. 오랜 공부 모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정리했다. 관계가 기울어진 이는 친구가 아닌 동료 연구자로 관계를 정리했다. 친구와 동료는 다르다. 친구는 가깝지만 동료는 가깝고도 멀다. 또 다른 지인에게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요새 내가 정리 주간에 들어간 모양이니 나만 연락하는 관계라면 안 하련다’라고. 먼저 연락하지 않는, 지인

노벨동산 | 권창규 / 인문사회학부 대우조교수 | 2022-02-26 21:38

지난해 ‘강철 부대’와 ‘가짜사나이’처럼 유명인들이 특전사 훈련을 경험해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해당 프로그램이 유행을 선도하면서 많은 이가 자신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바라기도 했다. 이런 유행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4일,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포항시 체육회에서 주관하는 ‘더 킹 오브 더 포항’이라는 장애물 경주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1.5km의 경기장에서 모래주머니 들고 달리기, 외나무다리 건너기, 장벽 넘기, 물웅덩이 건너기, 4m 밧줄 오르기 등의 종목을 수행해야 했다.나는 평소 운동을 좋아해 이 대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고, 대회를 기다리는 한 달 전부터 학교 체육관 트랙을 돌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회 당일 영일대에 도착하자 포항 각지에서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연인들, 가족들, 해양 소방대원들까지 몰려와 엄청난 인파를 볼 수 있었다. 출발선에 선 순간 굉장히 긴장됐지만,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독였다. 첫 코스는 모래주머니를 메고 달리기였는데, 바닥이 모래라 빠른 속도를 내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어지는 외나무다리

지곡골목소리 | 최정윤 / 전자 19 | 2022-02-26 21:38

어린 시절 벼룩시장에 장난감과 책을 들고 나가 1,000원, 2,000원에 팔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에는 이런 대면 벼룩시장이 사라져 가는 대신 여러 중고 거래 사이트가 생겨나며 어느 때보다 중고 거래가 쉬워졌다. 오직 중고나라만이 널리 알려져 있던 전과 다르게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여러 플랫폼이 생겨났고,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KREAM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 생겼다. 이런 변화의 긍정적인 점이 많지만, 부정적인 면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기사에도 언급됐듯이 변질한 리셀(Resell) 문화가 대표적이다. 현재 리셀 시장은 33조 원 규모에 달하고, 이는 2025년까지 75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리셀 문화는 하나의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희귀한 물품에 대해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마니아들에 의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것이 전문적인 재테크로 변질해 투자수단이 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리셀의 유행으로 명품 매장 앞에 텐트를 치며 기다리고, 달려가서 가방을 집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게 명품을 얻은 사람들은 그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서 산 것이 아

독자리뷰 | 정노아 / 무은재 21 | 2022-02-26 21:37

조금만 참고 견디면 지나갈 것만 같았던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지배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꽤 긴 시간 동안 인턴십, 동아리, 연구 참여 등 대부분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비대면’이란 단어가 어색했던 처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당연해지면서 새로운 일상이 됐다. 필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겪게 된 ‘언택트(Untact)’ 사회로의 변화가 개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텍스트와 화상으로 소통하는 것에 확실한 한계를 느낀다. 그리고 이런 소통 방식이 앞으로도 지속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필자는 겨울방학 동안 대기업 인턴십에 참여했다. 실습이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됐을뿐더러, 짧게 머물렀다 가는 인턴의 처지에서 직장 선배란 결코 편한 관계는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관계에서 느낀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는 데 문자상 대화의 역할이 컸다. 예의를 차려야 하는 관계에서 쓰는 메시지에는 사족을 붙이지 않게 된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최대한 정제된 표현으로 필요한 용건만 전달한다. 너무 정제된 나머지,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이미 편한 관계는 문자를 통

78오름돌 | 김지원 기자 | 2022-02-26 21:36

내 노력에는 목적이 없었다. 모든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목표에는 과정과 상관없이 성공 또는 실패라는 결과가 생긴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박증을 불러왔고, 실패에 따르는 허탈감이 두려워 목적성 없는 노력을 추구했다. 목표나 목적이 없다고 해서 나태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쌓여있는 사소한 목표들과 계획에 얽매여 있던 나에게 해방감은 새로운 동력이 됐다. 돌덩이 같던 부담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일에 뭐든 적극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고, 노력도 네 재능이라는 말과 함께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무엇이 그렇게 나를 몰아붙였을까 생각해봤다. 무의식중 느끼는 성취감이 그 답이었다. 내가 말하는 성취감은 그다지 거창하지 않다. 누군가에겐 웃기고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재밌는 말 한마디로 친구들을 웃게 만든다면 그 또한 하루의 동력이 됐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매일 최소한의 공부량이 자연스레 채워지던 고등학생 때는 특별한 목표가 없더라도 작은 성취감 하나로 내일을 살아갔다.우리대학에 입학한 나는 ‘대학’이라는 공간만으로도 설렜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여태까지와 다를 바 없는 열정형 인간으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막

78내림돌 | 손유민 기자 | 2022-02-26 21:36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월 초순에 오만 명을 넘고는 중순 들어서는 10만 명을 넘나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020년 1월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해 소수 확진자의 동선이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때나 대구 신천지 교인의 집단감염 사태로 여론이 시끄러웠던 때와 비교하면, 최근의 감염 양상은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규모로 전개되고 있어도 국민과 언론 모두 차분한 상태다. 이러한 안정 상태는 K-방역의 성공 경험과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대한 정보의 확산 덕분이라 하겠다. 널리 알려진 대로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은 매우 높지만 치명률은 그렇지 않은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백신을 맞았고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방역 규칙을 준수하는 한 따로 걱정할 일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을 재택 자가 관리로 돌림으로써 방역 당국 차원에서 사실상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는 것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일이다.요컨대 코로나19 사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우리대학의 교육 방침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년간 우리대학은 학부 교육을 사실상 전면적인 비대면으로 시행해 왔으며 학교 교정은 코로나19 청정 지대에 가까운 놀

사설 | times | 2022-02-26 21:35

만화/만평 | times | 2022-02-26 21:30

잘생기고 젊은 사업가였지만 불의의 택시 사고 이후 사지 마비 환자가 된 윌 트레이너. 자신이 일하던 작은 시골 마을의 하나뿐인 카페가 문을 닫는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직장을 잃은 루이자 클라크. 두 남녀가 간병인과 환자의 관계로 만났다.루이자가 맡은 역할은 말이 간병인이지 사실은 삶의 의욕을 잃은 윌이 자살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자살 감시인’에 가까웠다. 게다가 윌은 시종일관 비꼬는 말투였고 매사에 불만투성이였기에 일은 힘들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돈이 급했던 루이자는 솔직하게 불쾌감을 표하며 6개월을 버텨내겠다고 선언하는데, 윌은 오히려 이런 당당함에 놀라고 서서히 루이자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6개월 동안 그들은 점점 교감하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루이자는 휠체어를 탄 채로 밖을 나가기 싫어하던 윌을 정원으로, 집 밖으로, 다른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며 함께 로맨틱한 경험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윌은 비뚤어지고 현실을 개탄하기만 하던 예전 모습에서 벗어나 점점 웃음과 삶의 행복을 되찾게 된다.이 책은 필자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은 유일한 소설이다. 로맨스 특유의 재미와 가벼운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토록 감동적이고 울림을 주는 책

포스테키안의픽 | 이태훈 기자 | 2022-01-07 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