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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상과 함께 세계 시장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독일과 함께 3대 수출 강국이라 불리던 미국과 일본은 수출시장점유율이 각 3.8%p, 2.7%p 하락했다. 하지만 독일은 0.2%p 상승하며 그 위상을 지키고 있다. 독일은 세계 2위의 수출국으로 총수출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조 5,400억 달러다. 이는 한국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이러한 독일의 선방은 ‘중소기업’이라는 주역이 만들어가고 있다. 독일의 경제학자인 헤르만 지몬은 "한 국가의 수출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통념과 반대로 수출능력이 뛰어난 중간규모의 회사들이 많아야 증대한다"라며 독일이 세계 수출 1위국 지위를 지난 7년간(2002~08년) 차지한 비결은 1천 개가 넘는 ‘히든 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인 기업으로 규정했다.히든 챔피언은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 주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여러 문제점 때문이다. 먼저,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너무 대기업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사회 | 김현호 기자 | 2015-03-18 11:25

세금 전문가가 아닌, 또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는 나이가 아닌 대학교 학생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연말정산제도 개편을 이해하거나 접근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정산제도 개편은 조세 제도의 개편이고, 당장 우리의 부모 세대만 해도 현실로 다가온 문제이기에 결코 우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개편안이 다른 수많은 사회 이슈들을 제치고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이다. 연말정산제도 개편에 대한 정보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올해 연말정산의 가장 큰 변화는 자녀 인적공제 등 일부 항목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총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뺀 금액인 과세표준의 구간별 세율도 일부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3억 원 초과 부분에 대해 38% 세율을 적용했지만 올해는 1억 5천만원 초과부터 적용된다. 헷갈리는 여러 전문용어를 풀어보자면 과세표준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을 결정한다. 그런데 내가 1년간 버는 모든 돈이 다 내 ‘소득’인 것만은 아니다. 국가는 여러 가지 사항을 위해 한 개인이 사용한 돈은 소득에서 공제해 준다. 연봉 혹은 1년간의 수입에서 자녀 당 공제, 의료비, 보험료 등등 여러 가지를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24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 액수를 달리 지급하는 국가장학금(1유형)의 산정기준이 올해부터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일부 대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한국장학재단은 새 방식이 시행된 이후, 2500여 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작년 소득 수준 하위 그룹으로 판정받았던 일부 학생이 집안 경제력은 변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소득 수준 상위 그룹으로 판정돼 소액의 장학금만 지원받게 됐기 때문이다. 국가 장학금 예산은 작년보다 1,425억 원 늘었지만, 선정방식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국가 장학금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고자 2012년부터 운영한 제도이다. 이 장학금은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신청자의 소득 등급에 따라 한 해 장학금을 67만 5,000~450만 원씩 지급한다. 우리대학 학우들도 이공계 장학금 혹은 지곡장학금을 수혜하기 위해서는 국가장학금(1유형)을 꼭 신청해야 한다. 또한, 학기 근로 장학금 역시 국가장학금(1유형)을 신청해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이 학기 근로 장학금은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이외의 생활비를 얻을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대학 학우들은 매

사회 | 김현호 기자 | 2015-03-04 19:35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갑’이라는 단어만큼은 분명히 사라지고 있다. 계약서에서 자주 보이던 ‘갑과 을’이라는 단어는 ‘구매자와 계약자’ 등으로 조금 길게 바뀌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법에서 사용하는 예시로서의 갑과 을은 대체가 여의치 않기에 여전하다) ‘갑과 을’이라는 명칭은 현대백화점과 같은 대기업의 구매 계약서에서도, 고용노동부의 표준 근로계약서에서도, 서울시의 모든 행정 문서에서도 사라지고 있다.왜 갑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을까. 명확하다. ‘갑질’ 때문이다. 사실 갑질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유명해진 단어다. 2013년 4월 포스코에너지에 다니던 한 상무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탑승하자마자 ‘옆자리가 비어있지 않다’라며 불평과 욕설을 시작했고, 이후 ‘내부 공기를 2분에서 1분마다 순환하라’, ‘비행기 내부 온도를 24도에서 23도로 낮추라’ 등의 억지를 폈으며, 두 번째 식사 시간에는 ‘날 무시한다’라며 승무원의 눈을 책모서리로 때렸다. 이로 인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던 갑의 횡포 문제를 ‘갑질’이라는 한 단어로 승화시켰다. 동시에 포스코의 회사 이미지는 그만큼 실추되었다.‘갑질’이라는 단어 덕분에 다른 비슷한 사건들도 대중의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34

오죽하면 ‘대호갱시대’라는 말까지 나올까. 휴대폰 보조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누구는 100만 원 휴대폰을 무료로 구했다고도 하고 심지어 돈을 받고도 구했다고 한다. 누구나 쓰는 스마트폰이지만 내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아무도 내가 ‘어디에’ ‘어떤 명목으로’ 돈을 내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우리나라의 휴대폰 유통 구조는 다음과 같다. 먼저 휴대전화 제조사는 휴대전화를 직접 만든다. 그리고 이동통신사는 휴대전화가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관리한다. 최종적으로 대리점(및 판매점)은 소비자들에게 휴대전화와 함께 통신사의 요금제까지 함께 판매한다. 여기서 제품 자체에 붙는 ‘출고가격’이 처음 구매 시 붙고 휴대전화를 정상적으로 쓰기 위한 ‘요금’을 달마다 내는 경우가 많다.우리나라는 휴대전화 판매와 동시에 통신사 가입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통신사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이 상당히 많다. 먼저 공식적으로는 통신사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1인당 27만원까지의 보조금이 법적으로 지급 가능한 전부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비공식적으로 대리점에게 정책 장려금, 모집 수수료, 관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1-01 12:12

올해 들어, 정부의 잇단 간접세 인상 시도가 서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간접세란, 세금을 내야할 사람과 실제 내는 사람이 다르게 되는 세금을 말한다. 예컨대 과자에 붙는 부가가치세(부가세)는 과자회사가 내야하지만 실제로는 원래 과자값에 10% 더해진 값을 소비자가 지불하며 세금을 내기 때문에 간접세로 분류된다.간접세는 숨어있는 세금이다. 물건 값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구매를 하며 세금을 낸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간접세 인상은 직접세 인상보다 저항이 적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수월하게 세수를 늘리는 방법인 것이다.하지만 학자들은 간접세를 ‘참 나쁜 세금’으로 표현한다. 직접세인 소득세나 법인세의 경우 돈 많은 사람이나 돈 많은 회사가 더 많이 내지만 간접세는 누구나, 물건을 산만큼 낸다. 세금의 목적 중 하나인 ‘부의 재분배’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직접세의 비중이 높으며 개발도상국은 간접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2012년 기준) 국세 총 203조 원 중 △부가세 55.7조(27.4%) △법인세 45.9조(22.6%) △소득세 45.8조(22.5%)로 3대 세금 중 부가세가

사회 | 최지훈 기자 | 2014-12-03 07:17

지난 2일, 이른바 ‘11.2 대란’이 발생했다.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6가 시장에 등장한지 이틀 만에, 새벽을 틈타 불법 보조금과 함께 10만 원대의 낮은 가격에 나왔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소비자들은 몇몇 대리점에 100m 넘도록 줄을 서서 아이폰6을 구매했다. 이 상황을 취재하러간 기자들까지 구매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란은 사상 초유의 ‘개통 취소’라는 대처로 마무리 됐고 무려 7만 명의 소비자가 미개통 피해를 봤다. 이 대란을 일으킨 주범 ‘단통법’은 대체 무엇일까.단통법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줄임말로, 지난 10월 1일 처음 시행된 법률이다. 법률의 취지를 요약하자면 휴대폰의 유통구조를 개선해 가격을 내리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법이 취지를 벗어났다고 말한다.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지적하는 문제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 현재 출고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둘째는 소비자별로 받는 보조금 액수에 큰 차이가 있어 불공평하다는 점이다. 셋째는 5:3:2의 시장점유율이 고정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독점과 담합이나 다름없는 시장

사회 | 최지훈 기자 | 2014-11-19 10:28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교 3년을 맞으며 우리대학 학생의 법학전문대학원 진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3월 첫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그동안 실시되던 사법시험을 대체하고 있다.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2016년을 끝으로 사법시험이 사라지고 2018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다.기존의 사법시험은 어떤 대학의 법학과인지, 법학과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관계없이 개인의 공부에 합격 여부가 달렸다(35학점의 법학과목 이수가 필요하지만 학점은행 등으로 이수가 가능해 고졸 출신 합격자도 나오곤 했다). 다만, 그러다보니 법과대학의 서열이 수업의 질이 아닌 사법시험의 합격자 숫자로 결정됐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이 늘어 법학과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 또한, 10년이 넘게 사법시험만 공부하느라 재원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사법시험 합격을 위해 획일적인 공부만 하다 보니 실제로 복잡한 사회의 문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이 출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3월 25개 대학이 선정돼 법학전문대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4-11-19 10:27

관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효과를 거두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포항시는 바로 이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서,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관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에 인연이 깊다. 이와 함께 다양한 사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2012년 4월 19일부로 포항시 싱겁게 먹기 운동본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정처의 나트륨줄이기 운동 지역본부 1호로 지정되어 짜게먹는 식습관을 고치기 위한 전국 최초의 범 시민운동이 되었다. 사실 이는 하루이틀에 수행된 일이 아니다. 2011년부터 단체급식소 및 일반 음식점 32개소를 대상으로 포항시민이 짠 음식에 대한 감수성이 어떤지 살펴보는 실태조사를 벌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참여자 6,200여명 중 75.1%가 염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음식을 먹으면서도 싱겁다, 또는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임의로 선택한 국류의 염도는 평균 0.94%로, 식약청의 적정염도인 0.85% 이하의 110% 수준이었다. 과도한 염분섭취가 주는 여러 피해들을 예방하기 위해 포항시는 ‘포항시 싱겁게 먹기 추진위원회’를 거쳐 싱겁게 먹기 운동본부를 신설했다. 2017년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4-11-05 20:14

대체복무는 징병제인 나라에서 군복무를 대신해, 국가가 지정한 시설에서 일하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기간산업 육성이나 기타 공익목적을 위해서 근무하도록 하며 △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전문연구요원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한편, 이와 같은 대체복무 중 이공계 학생들만을 위한 제도가 있다. △과학기술전문사관 △전문연구요원 △중소기업 ROTC이다.과학기술전문사관과학기술전문사관은 국방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으로 주관해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다. 기술 집약형 군 구조 개편에 부합하는 우수한 국방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기술 창업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요약하면 교육, 병역 그리고 취ㆍ창업의 3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만큼 시범적으로 △우리대학 △KAIST △GIST △UNIST 등 4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다.현재까지 1단계 지원서류 접수와 합격자 발표, 2단계 지원서류 접수가 있었다. 1단계는 우리대학 19명, KAIST 26명, GIST 5명, UNIST 59명(이하 순서 동일)이 지원했으며, GIST외의 3개 대학에서는 각각 여학생 1명 또한 지원했다. 지원자를 대

사회 | 최재령 기자 | 2014-10-15 07:20

상하이. 이 도시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연이 담겨있는 도시이다.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상하이 임시정부가 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하며, 30ㆍ40대에게는 사랑의 트위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도시다. 이런 상하이에는 수많은 대학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푸단대학교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발전한 대학으로, 중국의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다. 푸단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한기쁨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3년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유학생은 약 6만 2천 명으로 미국(약 7만 3천 명)의 뒤를 이었다. 이는 2002년에 비해 4배가 증가한 수치로 많은 유학생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중국 대학 중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알려진 대학은 베이징대와 칭화대이다. 하지만 이들 대학 이외에도 중국에는 많은 명문대가 있다. 푸단대(Fudan University, 復旦大學(복단대학))는 국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문대학 중 하나로,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뒤를 이어 3위의 자리에 있다.푸단대는 1950년대 초, 중국에서 최초로 해외 유학생을 받기 시작한 학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는 하

사회 | 임정은 / 산경 12 | 2014-03-19 13:55

유럽 최대의 기업가정신 커뮤니티인 AaltoES는 2010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세계 실패의 날(day for failure)’ 행사를 개최했다. 현재 10월 13일로 제정되어 전 세계로 확산된 이 행사에서는 매년 벤처 기업가들이 자신의 도전을 통해 얻은 자산인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 배워나가고 있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도 이 행사가 열린 바 있다. 이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격언은 단순히 끈기와 노력을 환기하는 메시지를 넘어, ‘실패학’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이를 통해 성공으로의 길을 성찰하는 글로벌트렌드가 되었다. 이공계 연구 또한 가설 설정과 검증을 통해 선택이 가능한 길을 줄여가는 과정이라 본다면 실패를 통하여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그런데도 실패를 여전히 정형화되고 규격화되어 있는 제도나 규정으로 판정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과 문화가 아직도 선진국을 따라가는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포항공대신문은 국내 이공계 성실실패 연구제도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았다. 성실실패 인정 연구제도란.현대 선진국들은 국가 발전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하였기 때문에 정부가 최적의 연구 여건과 환경을 위해 투자하

사회 | 이재윤 기자 | 2014-03-05 17:12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89년 12월 마지막 날 지중해상에 정박한 소련의 유람선 막심 고리키에서 당시 미국과 소련의 두 정상,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공산당서기장이 만났다. 그들은 “냉전은 끝났다”라고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를 이어온 초강대국 중심의 양극화 질서가 종식된 것이다. 세계는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동서진영 간의 대립에서 벗어나 평화와 협력의 분위기로 탈바꿈하는 듯했다. 그러나 세계는 이전 수백 년에 걸쳐 겪어온 것만큼이나 험난하고 굴곡진 역사를 만들어왔다. 냉전 종식 선언에 담겨 있던 희망의 메시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하나의 세계? 환상과 착각을 넘어1990년대는 ‘세계화’의 시대를 열어젖혔다. 과거에 ‘국제’라는 말이 표준어로 자리 잡았지만, ‘세계화’ 또는 ‘지구화’라는 표현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모든 국가의 장벽을 뛰어넘는 ‘하나의 세계’가 등장했다는 말이다. 세계화의 구호와 담론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었고, 그에 담긴 경쟁과 효율성의 논리는 자연스럽게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세계화의 구호는 UN이나 세계무역기구 등 여러 국제기구, 모든 나라의 정부, 기업, 사회활동의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세계화는 신자유주

사회 | 민병원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2014-01-01 13:11

얼마 전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라는 제목의 편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뉴스페퍼민트에서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번역한 뒤 유명해졌다. 스위스 로잔공대를 다니던 한 대학원생이 쓴 이 글은, 학계를 향한 비판어린 시선이 공감을 불러일으켜 여파를 만만찮게 불러왔다.“내가 박사과정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나는 학계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늘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배우고 학문에 어떤 기여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나는 그랬습니다.”그는 더 이상 학문과 학계가 동의어가 아님을 강조하며, 자신이 학계를 떠나는 이유는 제대로 학문을 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우리가 처한 이 환경도 그가 지적한 문제들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마주친 뒤 학계를 떠나는 것은 부족함이 많다. 이 편지의 저자는 이제 다른 방식으로 학문을 추구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게만 하고 사라졌으니까.그와 달리,

사회 | 김준 / 생명 09 | 2013-11-20 15:01

불과 10여 년 전부터 국내의 유수한 대학들이 학제 간 ‘교류’를 위한 조직을 급조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학부제가 시행되었으며 정체모를 협동과정들이 대학원에 들어섰다. 학제 간 교류의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평가하기 이를지 모르겠지만 대학 내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똑같은 일이 ‘융합’ 혹은 ‘통섭’이라는 단어로 재현되고 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집단은 반드시 그 역사를 되풀이한다. 학제 간 교류의 유행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면, 단어만 바꾼 채 재등장한 융합이라는 구호는 불필요했을 것이다. 한국 연구자 집단이 학제 간 교류 혹은 융합에 이르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그 대안도 융합과 통섭을 가로막는 한국 연구자 집단과 대학/대학원의 구조적인 문제를 근원부터 뜯어 고치는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분자생물학은 20세기 중반 등장한 새로운 학문의 패러다임으로, 흔히 유전학과 생화학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을 성공적인 학제 간 교류 혹은 융합과학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던 구조적 요인에 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분자생물학이 오래된 생물학을 대체하는 패러다임이 될 수 있었던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사회 | 김우재 / 분자생명과학부 박사08 | 2013-11-20 15:00

적정기술의 열풍이 거세다. 7~8년 전 개신교인 공학자들을 중심으로 적정기술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착한 공학자들의 선행’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중ㆍ 고등학교, 대학, 국제구호단체, 기업, 국가가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적정기술을 통해 각종 교육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과학기술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할 이 뜻깊은 발전을 잘 이어가기 위해 한국 적정기술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과제를 생각해 본다.우리나라의 적정기술 운동은 여러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우선 이 흐름을 공학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대학의 공학 교육에도 일부 반영되었으며 공학도를 대상으로 하는 경진대회, 워크숍, 아카데미, 기업 주관 공모전 등을 통해 적정기술이 널리 알려졌다. 이는 서구 적정기술의 역사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마하트마 간디와 슈마허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그 기원을 찾는 적정기술 개념은 공학보다는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에 속해 있었고, 적정기술에 관심을 가졌던 공학자들은 별난 사람 취급을 받곤 했다.급속도의 산업화와 기술 진보를 이루는 가운데 ‘더 나은 기술’은 곧 무조건적인 선으로 받아들여온 우리나

사회 | 손화철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 | 2013-11-06 14:12

과학벨트의 핵심 연구사업이 떠오르다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단지 조성 및 연구리더 육성을 위해 2011년 11월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의 핵심 연구기관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본 RIKEN을 벤치마킹하여, 기존 대학이나 출연연과는 차별화된 5년 이상의 대형 장기집단 연구수행을 추진하고 있다.IBS 연구단은 독립된 공간에 집결해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단위 연구조직으로 연구단장과 더불어 5개 내외의 연구 그룹, 기술ㆍ행정 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다. 각 연구단을 이끄는 연구단장은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연구 내용, 수행방식, 인력 운영 등 연구단의 자율과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해 선진국 추격형의 기초과학 연구를 선도형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연구단은 현재 대전광역시 대덕특구 내 엑스포과학공원으로의 입주가 추진되고 있는 본원, KAIST, GIST, DUP연합(DGIST-UNIST-POSTECH) 등 캠퍼스연구단, 기타 대학 및 출연연 등 외부연구단으로 소속이 나뉜다. 현재 DUP연합 캠퍼스연구단 중에는 우리대학의 △기하학수리물리연구

사회 | 이재윤 기자 | 2013-10-16 11:40

학생 주도로 창설된 공공 서비스 센터1960~70년대 미국의 전체 대학가로 퍼져나간 학생운동의 중심에는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주립대(이하 UC버클리)가 있었다. UC버클리의 학생들은 지난 1964년 캠퍼스 내 자유로운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한 자유언론운동을 시작으로, 대학 운영 전반에 있어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렇게 성장한 UC버클리 총학생회(ASUC)는 학생회비, 대학 지원금, 자체 사업 수익금을 모아 1년 예산으로 약 80억 원을 집행하고 있으며, 학생회관과 기숙사 등 대학 시설 건립을 직접 추진할 만큼 그 규모가 크다. 현재 등록된 700여 개 학생단체의 자치활동을 보장하고 학생 복지를 추진하기 위한 민주적 운영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학생 대표들이 이사로 참여해 대학 당국 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이렇게 활발한 학생활동 배경 속에서 지난 1967년 창립된 ‘Cal Corps 공공 서비스 센터’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봉사활동 기관이며, 사회적 정의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체계적인 실천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현재 UC버클리 캠퍼스의 스프라울 홀에 위치한 본 센터는 대학 구성원의 아이디어, 물적 자원

사회 | 이재윤 기자 | 2013-09-25 14:54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라는 원훈이 무색하게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원장이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 무상급식 투표, 2012년 지방선거 및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정치개입 및 선거운동에 관여한 정황이 의심되어,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월 14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인터넷 사이트에 특정 후보를 옹호하거나 비방하는 2,000여 건의 게시물 작성 및 2,000여 건의 찬반 클릭을 지시했다는 것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측이 제기한 주요 혐의이다.우리대학의 경우 학칙과 대의성이 쟁점검찰이 위와 같은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 대학가의 이슈로 부상했고,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우리대학에서도 포스비 이슈 게시판과 페이스북 등 커뮤니티를 통해 현안에 대해 학우들 간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학우들이 총학생회에 시국선언을 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학부생들의 입장을 묻기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6월 21부터 25일까지 4일 간 실시했다. 이 설문에는 우리대학 학칙 제73조(학생활동의 제한) 제2항에서

사회 | 유온유 기자, 이재윤 기자 | 2013-09-04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