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2,068건)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가로채는 리딩방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투자 리딩방은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개인도 당국에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신고만 하면 얼마든지 영업할 수 있는 단체 대화방이다. 사기꾼들은 이런 허점을 노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환심을 산 후 더 큰 투자금을 유치하면 잠적하는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최근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주식 및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개인 투자자가 부쩍 늘어나 이들을 노린 리딩방 사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까지 경찰이 집계한 리딩방 투자 피해 건수만 940건에 이른다. 피해자 숫자는 1만 명에 육박하고 피해 액수는 2,4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한다면 피해 액수가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 주식 초보자를 노린 사기 피해 규모도 점차 늘어났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불법 리딩방으로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이들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17%에 그쳤지만, 작년 32%로 2배 가

사회 | 김윤철, 이이수 기자 | 2024-01-01 20:05

모든 사람은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간에 갈림길을 만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언정 뒤로 걸어갈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추억하기도 한다. 만약 그 길을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여기 다시 돌아가는 것을 저주처럼 느꼈을 한 여자가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 여자를 중심으로 사건은 흘러간다. 초능력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죽을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녀는 몇십 번, 몇백 번이고 시간을 되돌린다. 하지만 언제나 그녀의 이야기 끝에는 그 사람의 죽음이라는 결말만이 존재한다. “이쯤 되니 내가 하는 짓이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한 도돌이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죽음을 위한 연주처럼 느껴져”라고 말할 만큼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못한다. 작가는 결말을 알면서도 돌아가는 그녀의 비참한 심정을 대사로 처절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는 모두가 살 수 있는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문목하 작가의 데뷔작인 ‘돌이킬 수 있는’은 초능력물과 첩보물을 겸비한 장편소설이다. 책에서는 주인공의 능력을 초반에 밝히지 않고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독자가 자연스레 알아 가도록 이

포스테키안의픽 | 이주형 기자 | 2024-01-01 20:03

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 보면,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소고기뭇국을 끓이게 된다. 때마침 오늘 저녁에도 오색 현미와 카무트를 적당히 넣어서 고슬고슬 지은 잡곡밥과 함께 소고기뭇국을 끓였다. 소고기 양지 국거리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서 살살 볶다가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얇게 깍둑썰기를 한 무와 표고버섯도 함께 넣고 조금 더 볶는다. 그러다가 다진 마늘, 국간장을 조금 넣고 센 불에서 얼른 버무리다 물을 붓고 팔팔 끓인다. 떠오르는 거품을 가볍게 걷어내고 혹시라도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약간 해 준 다음 콩나물을 조금 넣고 한소끔 끓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고기뭇국이 완성된다. 어렸을 때의 식탁을 떠올리면 항상 이 소고기뭇국의 향과 맛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가끔 올라오던 갈치구이, 몇 종류의 나물과 함께 이 소고기뭇국은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은 이미지,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와 함께 진한 맛과 향으로 어린 시절 내 삶의 풍경 한편에 새겨져 있다. 그래서인지 직접 음식을 해 먹는 나이가 돼서도 이 소고기뭇국은 옛날 어머니가 끓이던 걸 어깨너머로 본 방식 그대로 끓이게 된다. 그런데 묘하게도 내가 끓인 국은 어릴 때 먹던 그 맛과 뭔가

노벨동산 | 서종철 / 화학 조교수 | 2024-01-01 20:01

다들 책을 즐겨 읽는가? 필자는 대학생이 되면 책을 즐기는 사람이 돼 있길 바랐다. 그러나 바쁜 학교생활에 책 읽기는 뒷순위가 됐고, ‘리더스 클럽’이라는 장치를 둠으로써 책을 읽고자 했다. 리더스 클럽은 한 학기 동안 3권의 책을 읽고 모임을 가지며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마지막 모임에서 ‘노인과 바다’라는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혼자 가지기 아까운 교훈을 얻어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노인과 바다는 한 노인의 고기잡이 이야기다. 노인은 소년과 고기잡이를 나가지만,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 결국 소년의 부모가 반대해 소년은 다른 배를 타게 되고, 노인 혼자 먼 바다로 나가 사흘의 싸움 끝에 거대한 청새치를 잡는다. 그러나, 상어 떼의 공격으로 고기 뼈만 가지고 돌아오게 된다.이 이야기의 주된 내용이 ‘낚시’, ‘항해’라고 느껴 당황스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다 보면 우리의 삶이 항해와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노인은 자신을 잘 따르는 소년이 있으나 ‘항해’를 할 때는 혼자다. 죽을 위기를 다해가며 큰 물고기를 낚시하는 동안, 노인은 이따금 소년을 떠올리지만 혼자 힘으로 이겨내고 돌아온다. 기진맥진해서 돌아와 잠든 노인에게 소년은 이불

지곡골목소리 | 이민주 / 무은재 23 | 2024-01-01 20:01

포항이라는 곳과 가까워진 지도 어느덧 2년이 됐지만, 바닷바람과 자연 특유의 고즈넉함은 항상 새롭기만 하다.처음에는 본가가 위치한 경기도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항에 대한 새로운 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포항의 △철길숲 산책로 △송도 해수욕장 근처의 소규모 항구 △형산강 자전거 둘레길 도로는 작은 해안 도시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학내의 지곡연못에는 날마다 동네 주민들이 여유를 즐기는 곳이었고, 도서관 매점에는 포항제철초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식을 먹었으며, 대학이 주최하는 대중과학 강연은 주민들 모두가 올 수 있는 참여형 행사였다.대학은 기본적으로 학문을 수학하고, 자아실현을 위한 경험과 교육을 받는 배움의 장이지만, 이렇게 대학이라는 곳에서 사람들이 그 이상의 것들을 얻는 데 있어선 학풍, 지역 융합 등 다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글로컬대학30’ 선정은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을 더 확고히 만들어 나가는 발판 중 하나가 될 것이다.세계적으로도 훌륭한 ‘글로컬’ 대학은 아주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Caltech은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다양한 부설 연구소를 통

독자리뷰 | 정준호 / 기계 22 | 2024-01-01 20:00

지난해 10월 김포시가 서울 편입을 요청하며 ‘메가시티 서울’(이하 메가 서울)이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분리하는 논의 과정에서 김포시가 남도와 북도 양자택일을 포기하고 차라리 서울시에 편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포시에 이어 △광명시 △하남시 △구리시 등 서울 인접 도시에서도 서울로 편입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며 메가 서울 논쟁이 전국으로 번졌다.정권이 바뀌어도 공통으로 내거는 국정과제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시대’다. 메가 서울은 두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책으로, 이제껏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쌓아 올린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면적의 12%에 해당하는 수도권에 전체 인구 50%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의 핵심은 단연코 서울이며, 비대해진 서울은 국토 활용의 비효율과 지방소멸을 야기한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간 정부는 수도 서울의 인구 과밀을 해소하고 지방 도시의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 여러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대표적 사업으로는 행정중심 복합도시 세종시가 있다. 세종시는 수도에 집중된 △정치 △행정 △경제 등 사회적 기능을 분산하기 위해 지난 20

78오름돌 | 김윤철 기자 | 2024-01-01 19:59

문득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다. 드넓은 우주의 관점에서 나는 짧은 시간 존재했다 사라질 먼지와도 같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여태까지 내가 목표하고 노력했던 것들의 의미를 잃는다. 이런 이유로 나는 한때 무엇을 하든 권태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그러다 내 나름의 답을 찾았는데, 그 실마리가 ‘실존주의’였다.실존주의는 이런 허무주의적 관점에 반해 인간의 ‘존재’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찾아낸다. 개인의 자유의지와 선택이 인간의 존재 의미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때 우리의 선택은 그 자체로 정답이다. 그러니 나는 나를 둘러싼 외부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나의 인지 그 자체가 내가 살아가는 세계의 정의가 된다.처음 실존주의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는, 개인의 선택이 모두 정답이라면 법과 규범이라는 외부 세계를 무시한 채로 범죄를 저질러도 이를 옳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나 실존주의란 ‘거기 있음’에 기반을 둔 학문이므로 결국 ‘거기’에 해당하는 세계와 나는 상호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선택에는 자유와 함께 세계에 대한 책임이 동반돼야 한다.많은 이들이 무기력과 허무를 겪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실존주의를 어떻게 받

78내림돌 | 정유현 기자 | 2024-01-01 19:59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새해가 오면 이전을 되돌아보며 액운을 떠나보내고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한다. 매해 반복되는 일이라 다소 식상하거나 작심삼일이 돼 겸연쩍은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계획을 짜고 다짐을 새로 하는 일의 의미는 크다. 우리대학은 작년 대학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됐다. ‘글로컬대학30’은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과 대학 혁신을 선도할 대학을 지원한다. 특히 그간 정부 주도의 획일적 기준을 제시하던 방식을 탈피해, 각 대학이 주도하는 자율적 혁신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대학 내외부의 벽을 허물고 산학과 지역 협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을 만든다. 이를 위해 대학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여 정부에 제안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우리대학은 ‘지역에 뿌리내려, 세계로 뻗어나가 열매 맺는 글로컬대학’을 비전으로 새로운 대학 발전의 모습을 제시했다. 우선 전공과 시공간의 경계를 없애는 3무(無) 수요자 중심의 교육 혁신을 내세웠다. 지역과 산업, 대학 간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첫 번째 ‘무’이다. 이를 위해

사설 | times | 2024-01-01 19:58

만화/만평 | times | 2024-01-01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