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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모래사장에 한 번 자리 잡으면 붉은 노을이 뉘엿뉘엿 물들어 갈 때까지 모래성의 세계에 빠져든다. 부드러운 모래는 아이들의 손에서 비밀의 정원이 되었다가도 바닷속 근사한 왕궁으로 모습을 바꾼다. 모래의 세계에 몰입해 많은 이야기를 만들던 아이들은 하지만 미련 없이 그간 쌓아 올린 모래성을 허물고 돌아선다. 아무것도 없던 모래사장에 아이들의 꿈이 피었다가 사그라져도 어느 하나 슬퍼하거나 부질없다고 아이들을 말리지 않는다.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시작한 이래 인간의 문명도 어쩌면 아이들의 모래성과 닮아있다. 사람들의 많은 꿈과 이야기를 담은 모래성은 해변에 잠시 머무르는 이방인처럼 속절없이 떠난다. 모래성 속 세상에 아무리 몰입해도 해가 저물 때면 돌아가야 하는 아이들처럼 시간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놀이가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모래성이 허물어질 것임을 생각하지 않아서이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탈바꿈하면서 갖게 된 것은 아마도 허물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모래성 하나는 가지고 있으면서 이것이 곧 허물어지리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결국, 흔적도 없이 세월의 파도에 쓸려나갈 사실은 잊은

78오름돌 | 유온유 기자 | 2013-05-01 23:12

‘주목받는 외모와 높은 키에 잘 갖춘 스타일’, ‘시계, 구두 악세사리는 모 명품 상표’. ‘특목고,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 ‘적극적이고 활발하며 사교적인 성격’.정답만을 찾는 교육은 사람들의 사고와 가치관을 표준화하고, 범람하는 자기계발서는 성공에 대한 인식을 표준화한다. 대중매체에서 빈번하게 선전되는 외모, 행동 등 삶의 모습이 ‘바람직한’ 사회적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는, ‘리더십’, ‘글로벌’, ‘융합’ 등의 키워드가 어느덧 모든 사람들이 구가해야 할 절대적인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이러한 표준을 보편적인 사회상,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척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표준에 다가가기 위해 과도한 투자와 노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표준과 합치하는 사람은 소수인데, 이들을 선망하는 다수는 자기 본연의 모습이 사회적 표준과 다르면 뒤처진다고 여겨 불행해지기 쉽다.사회 집단에서는 누가 더 정답에 다가섰는지 치열하게 곁눈질을 하고 평가하며 부러워한다. 정답에 따라 서로를 재단하고 때로는 정답에서 벗어나는 모습에 대해 지적을 한다. 작게는 친구로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명절 중 친척들로부터 듣는 이러한 지적이 쌓

78오름돌 | 이재윤 기자 | 2013-05-01 23:12

‘주목받는 외모와 높은 키에 잘 갖춘 스타일’, ‘시계, 구두 악세사리는 모 명품 상표’. ‘특목고,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 ‘적극적이고 활발하며 사교적인 성격’.정답만을 찾는 교육은 사람들의 사고와 가치관을 표준화하고, 범람하는 자기계발서는 성공에 대한 인식을 표준화한다. 대중매체에서 빈번하게 선전되는 외모, 행동 등 삶의 모습이 ‘바람직한’ 사회적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는, ‘리더십’, ‘글로벌’, ‘융합’ 등의 키워드가 어느덧 모든 사람들이 구가해야 할 절대적인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이러한 표준을 보편적인 사회상,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척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표준에 다가가기 위해 과도한 투자와 노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표준과 합치하는 사람은 소수인데, 이들을 선망하는 다수는 자기 본연의 모습이 사회적 표준과 다르면 뒤처진다고 여겨 불행해지기 쉽다.사회 집단에서는 누가 더 정답에 다가섰는지 치열하게 곁눈질을 하고 평가하며 부러워한다. 정답에 따라 서로를 재단하고 때로는 정답에서 벗어나는 모습에 대해 지적을 한다. 작게는 친구로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명절 중 친척들로부터 듣는 이러한 지적이 쌓

78오름돌 | 이재윤 기자 | 2013-05-01 23:12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고 모바일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에 기반한 SNS가 활기를 띠었다.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법 또한 간단한 SNS는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고, SNS의 보급으로 인해 사람들은 일상 속 지인들과의 대화를 온라인 상으로 옮겨놓을 수 있었다.보이드와 엘리슨은 “SNS는 개인의 프로필을 구성하고, 개인들 간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 연결을 공유하고, 그 연결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개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웹 기반의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정의에서도 볼 수 있듯이 SNS의 특징 중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소통이 개인중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SNS 계정의 활성화는 개인의 콘텐츠가 큰 변수가 된다.우리대학 역시 SNS을 활용한 온라인상의 대화가 활성화되었다. 개개인은 물론 학생단체나 동아리들도 소통을 하기 위해 각자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학교의 여러 소식들을 공유한다. 특히 우리대학은 구성원의 수가 적기 때문에 페이스북 공지만으로도 대부분의 구성원에게 정보전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한편, SNS와 구별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개념이

78오름돌 | 곽명훈 기자 | 2013-04-10 15:42

직면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내일이 시험인데 전혀 공부하지 않은 나를 발견했을 때, 내일이 신문 기사마감인데 써놓은 것이 없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소위 ‘멘붕’이란 단어로 쉽게 치환되는 이러한 상황들을 사실 우리 모두는 매일 겪고 있다.해결책은 꽤 간단하다. 그리고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어찌되었건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라는 진부한 조언. 이미 지나가버린 과오를 탓하기보다는 현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 하는 게 훨씬 발전적이라는 것 따위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우리는 아니 사실 나는 초라한 자신을 발견한 순간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자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내가 직면한 현실을 회피하려고 애써왔다.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이러한 현실회피는 사실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다.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인식하는 순간 내 자신의 무가치함에 대해서 깨닫게 되기에 그러한 상황 속에서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며 보통 자기애가 강한 사람일수록 현실회피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실수나 잘못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라는

78오름돌 | 이승훈 객원기자 | 2013-04-10 15:41

2013년도 1학기가 시작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이 선택한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많은 강의가 열리고 학생들의 수강신청 때문에 강의가 폐강되기도, 수강인원이 증설되기도 한다. 그만큼 수강신청은 학생에게도 학교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근데 이들이 선택한 수업들이 정말 배우고 싶어서 수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자신과 연관 없는 학과의 강의라도 수업이 쉽고 학점 받기도 쉽다는 말에 수강신청 기간 때 앞다투어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 이번 학기에 산업경영공학과의 한 전공필수의 경우 초기 50명이었던 수강인원이 증설되어 거의 200명에 육박하는 수강생들이 들어오게 됐다. 그 중 산업경영공학과 학생은 40명 정도에 불과해 타 학과 학생들이 3배 이상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뜻이 있어 이 강의를 수강하는 타 학과 학생들도 있지만, 수업이 쉽다는 말을 듣고 왔다는 학생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비슷하게 컴퓨터공학과의 한 전공필수 과목의 경우에도 쉽다는 말을 듣고 첫 수업 때 많은 학생이 왔었지만, 소문과는 다른 수업 난이도에 많은 학생이 수강취소를 고민했다. 이밖에도 자신이 듣고 싶은 수

78오름돌 | 김동철 기자 | 2013-03-20 22:59

우리대학은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소수정예’의 창의적인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개교 이래 매년 300여명의 신입생만을 선발하고 있다. 필자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대학의 소수정예 교육은 빵빵한 지원, 끈끈한 선후배 관계 등 긍정적인 면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대학 학생들은 포스텍이라는 작은 집단에 시달리며 신음하고 있다.지난 1월 9일 우리대학 페이스북 우리대학 익명 게시판 POSTECH’s Post Secret에 “우리대학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친구든 선후배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면 다 두려워졌다”는 글이 올라왔고, 2월 5일에는 “작은 집단에서 보이는 지나친 관심들이 무섭다”는 글이 게재됐다.이렇게 우리 주위에도 동기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로 소통의 문을 닫아버리고 소위 말하는 ‘아싸(아웃싸이더)’의 길을 택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가 편하다’, ‘어색한 사람들과의 술 한 잔보다 자기개발에 힘을 쏟겠다’라며 주변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힘들면 기댈 곳이 필요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줄 ‘친구’가 필요하다.우리가 고등학생 때 꿈꿔왔던

78오름돌 | 이기훈 기자 | 2013-03-20 22:53

2월 6일 열렸던 한국과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 경기의 결과는 처참했다. 4:0의 점수는 물론, 경기력 자체도 형편없었다. 경기가 월드컵과 같이 중요한 대회도 아니었고 단순히 친선전이였다는 점, 크로아티아가 세계적인 강팀이라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선수가 비시즌 기간이거나 빡빡한 일정으로 지쳐있다는 점을 참작해도 경기 내용은 탄식 그 자체였다. 많은 팬이 조건 없는 승리를 간절히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국가대표팀의 가능성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경기가 끝나고 스포츠, 축구 관련 커뮤니티는 굉장히 뜨거웠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 분노, 탄식하는 글은 물론, 크로아티아 선수에게 결정적인 공격기회를 내준 선수에게 입으로 말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거친 비난이 쏟아졌다. 그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것은 축구 국가대표 감독 최강희였다. 최강희 감독의 선수기용, 전술을 신랄하게 비난하며, 경질해야 한다는 글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필자 역시 최강희 감독의 전술, 선수기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선수들을 익숙하지 않은 위치에 배치하였고, 수비진은 불안했으며,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전술변화와 선수교체도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78오름돌 | 손영섭 기자 | 2013-02-15 20:52

최초의 거짓말은 신화에 의하면 이브에게 선악과를 따 먹으라고 한 뱀의 거짓말일 것이다. 이브는 ‘사실’과는 다른 ‘언어정보’에 의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고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됐다. 이처럼 거짓말에 전제되는 조건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사실과 다른 언어정보를 전달할 의사가 있고 이를 전달받은 사람은 애초의 말에 대한 자연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잘못된 언어정보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도덕 교육은 거짓말을 하는 자와 거짓말을 믿은 자 중에 전자를 나무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짓말이 포함됐는지의 여부보다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꾸며내고 상대방을 잘 설득하는지가 능력의 기준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혹여 사후에 거짓임이 드러난 부분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통해 금전적인 손해를 본 ‘사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아니면 말고’라는 심리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데 소극적이다. 거짓말을 검증하지 않는 것은 타성이다. 거짓된 정보로 요령 있게 이득을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판단하고 처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개인이 손쓸 수 없다고 해서 자신도 유사한 방법으로 이득을 얻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도덕적 불감은 모두가 거짓말을

78오름돌 | 유온유 기자 | 2013-01-01 20:52

지난 달 22일, 기존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던 다수의 학부생들은 학교로부터 학업장려비 명목으로 특별장학금을 지급받았다. 사전 공지 없이 장학금을 지급하기 하루 전인 21일부터 포비스 장학금 수혜내역에서 확인이 가능했기에, 학생들 사이에선 갑자기 굴러들어온 공돈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각자 다른 장학금 금액은 의문을 증폭시켰다. 지급 당일, 학생지원팀에서 보낸 메일을 받고 나서야 해당 학생들은 자신이 특별장학금을 받게 된 이유와, 이 장학금이 소득분위별로 차등하여 지급됐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예상치 못했던 장학금 지급에, 특히나 높은 금액을 받은 학생들은 마냥 좋았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소득분위별로 차등 지급된 장학금의 수혜 금액이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을 수 있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는 현 정부와 대학의 장학정책을 준수해 차등지급했지만 공개적으로 개인별 소득분위나 장학금 금액을 알리지 않았다.) 아무 거리낌 없이

78오름돌 | 민주홍 기자 | 2012-12-05 17:01

우리대학은 고유한 특성상 타지에서 온 재학생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학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집에 다녀오기 쉽지 않다. 집에 가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인데, 주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흔히 말하는 집밥이 그립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집에 자주 가지 못한다는 이유가 대학원 진학이나 앞으로의 진로의 결정에 있어서 큰 요소로 작용한다.필자의 지인들 중에도 집이 멀다는 이유로 선택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집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하나의 요소이고, 사람에 따라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겠지만, 인재를 중요시 여겨야 하는 우리대학은 재학생들의 이러한 필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학업에 대한 부담 없이 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대학이 제도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실제로 과거에 우리대학은 학부모생활관을 운영해 재학생들이 학부모들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과 제도가 사라진 뒤로는 재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재학생들이 집에 다녀올 수 있게 ‘시험과 과제가 없는 기간

78오름돌 | 김정택 기자 | 2012-12-05 16:59

어느덧 수능 시험이 끝나고 수험생들이 분주 해지는 입시철이 다가왔다. 지금 수험생들에게는 자신의 수능 점수와 희망 지원대학과의 괴리가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겠으나 이맘때쯤이 되면 나는 그들과는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를 겪곤 한다. 이른바 ‘수능 콤플렉스’라고 말할 수 있는, 지난 시절에 대한 기억이 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많은 학생들이 입시철이 되면 자신이 겪어온 입시와 수능 점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이맘때쯤에는 내 수능점수에 대해서 그리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교와 성적을 고민하던 시절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 기뻤던 감정들도 말하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왠지 허전한 것은 그 이후에 입시성공담에 필적할 만한 내 고유의 ‘성공담’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 입학하고 지금까지 7여 년의 시간 동안 이런저런 많은 자기소개서를 써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들’, ‘자신의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이루었던 기억’과 같은 많은 문항들을 채웠던 것은 언제나 ‘열심히 노력해서 명문대를 합격했다’라는 이 학교 모든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진부한 성공담이었다.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흔히 들려오던 “내가 왕년에” 로 시작하는 과

78오름돌 | 이승훈 객원기자 | 2012-11-21 20:55

최근 모 대학에서 총학생회 선거를 취재하는 과정에 기자를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후보자 인터뷰 기사를 신문 발행 전에 후보자가 열람을 요청하면서 껄끄러운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와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사건이 벌어지는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히 유감이라고 말하고 끝낼 수 없는 것은 어느 신문도 이러한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타 대학의 사례처럼 직접적으로 기사에 대해 취재원이 간섭할 가능성은 적지만, 취재원이 무의식적으로 간섭하려 든다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항상 있다. 특히, 이해관계에 얽힌 사안을 취재할 경우, 기사의 위력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해당사자들이 기사의 방향과 논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문은 새로운 소식을 전하면서도, 다양한 논점과 생각의 여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이해의 관계가 얽힌 반응은 자칫하면 신문의 객관성을 파괴할 수 있다(객관성에 대한 이야기는 제쳐 두자). 신문은 객관성의 유지나 다양한 논점의 제시와 같은 책임을 지되,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고유의

78오름돌 | 김정택 기자 | 2012-11-21 20:54

재테크 서적이 넘쳐흐르는 시대다. 재테크하면 직장인들만 관심을 가질 것 같은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포스테키안 들은 제태키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는 소액으로도 가능한 주식투자일 것이다. 주식투자와 관련해 공정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포스테키안 들에게 말하고 싶다.많은 이들이 소위 ‘작전주’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작전주’는 증권브로커와 대주주가 공모해 특정 기업의 주가를 폭등시켜 시세가 좋을 때 팔아 이익을 챙기는 행위의 대상이 되는 주식이다. 이것의 문제점은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만든 영화도 있다. 영화의 제목은 ‘작전’이다. 이 영화를 본다면 제대로 이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낌새가 이상한 주식을 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본 포스테키안은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까?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신고’하기 이다. 그 흐름을 제대로 읽었다면 개인투자자들도 돈을 한 순간에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포스테키안에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 기회를 통해 포스테키안이

78오름돌 | 이준호 / 수학 08 | 2012-11-21 17:25

민주주의의 꽃 혹은 축제라고 불리는 선거, 그 중에서도 가장 진미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재야에 머무르던 안철수의 출사표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고, 야권에서는 단일화 논란이 뜨겁다. 언제나 그래왔듯 각 대선캠프는 상대 후보의 과거사나 사생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논란도 거세다. 일의 시시비비를 떠나 이러한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은 대선이 국가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각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찬찬히 살펴보던 중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각 후보들의 정치이념이 도대체 보수인가 진보인가 아니면 중도인가? 정치이념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으나 본인이 보기에는 각 후보들을 보수나 진보의 틀 안에 담아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오래된 일이긴 하나 지난 2007년, 국민들이 흔히 보수정치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박근혜가 중도를 선언했던 사실이나, 지난 총선에서 역시 국민들에게 보수정당으로 인식 받고 있는 새누리당이 이주민 여성을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선정했던 것을 보면 이 주장도 그렇게 무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이러한 움직임들은 아마 기존

78오름돌 | 손영섭 기자 | 2012-11-07 17:15

총학생회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하면서 발전했다. 독재 시대에는 민주화를 위해 목소리를 냈고, 새로운 대학 문화를 필요로 할 때에는 다채로운 대학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대학생들 사이에는 언제나 주류라 부를 수 있을만한 청년들의 가치관이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총학생회가 있었다.이러한 이유로 총학생회를 보면 대학생 세대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대학의 제26대 총학생회장단인 ‘Refresh’는 당선 당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으로 학내 커뮤니케이션 허브 강화를 꼽았다(본지 제312호 14면). 이는 우리대학 총학생회 공약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대학 총학생회에서도 학우들과 소통, 대학과의 소통을 중점 공약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학생 세대의 주요 가치관은 소통이라고 볼 수 있다. 소통이 현 대학생 세대의 가치관이 된 데에는 사회적인 요구나 트렌드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찌됐든 앞으로 한동안은 소통이 대학생들 사이의 주요 키워드로 남을 것임이 분명하다.이번 총학생회 선거를 통해서 제27대 총학생회장단과 기숙사자치회장, 제25대 총여학생회장이 구성됐고, 그들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공약도 공개됐다. 앞으로 1년간 대학

78오름돌 | 김정택 기자 | 2012-11-07 17:14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0월 11일 새벽, 화공실험동 102호에서 화재가 있었다. 나트륨과 유기용매 등 폭발성이나 가연성이 있는 화공약품들이 있어 자칫하면 더욱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화재로 발생한 피해는 현재 집계중이나 다행히 신속하고 적절한 화재진압을 통해 다른 층이나 옆 건물로 화재가 번지지는 않았으며 인명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이 화재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첫 번째는 아직도 뿌리 뽑지 못하고 남아있는 연구자들의 안전의식 문제이다. 이번 사건에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결국 실험실 사고는 안전문제와 관련된다. 우리대학에서는 정기적으로 실험실 안전수칙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구자들은 더욱 안전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두 번째는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정작 학생들은 학교 측에게서 그와 관련된 정보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화재는 새벽 4시 40분경에 발생했으나 당일 오전 내내 우리대학에서는 아무런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오히려 외부 보도가 더 빨리 발표됐다. 오전에 수업이 있었던 학생들이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생명과학관 앞까지 갔을 정도다. 화재가 발생한

78오름돌 | 이인호 기자 | 2012-10-17 16:39

동양사에서 가장 태평성대를 이뤘던 시기로는 ‘요순시대’를 꼽는다. 요순시대는 지금부터 수천 년 전의 요 임금과 순 임금이 다스리던 시대로 진정한 이상적인 군주가 다스렸던 시기이다. 하지만 역사의 진위를 알 수 없는 과거이기 때문에 그들의 태평성세가 현재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평화롭고, 요 임금과 순 임금이 인간의 역사시대에서 진정으로 으뜸인 지도자였을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요 임금과 순 임금은 유가사상에서 이상으로 삶는 군주의 모습이며, 요순시대는 이상적인 사회 모습이다. 그리고 더불어 우리(동양인)가 동경하는 리더의 모습이며, 사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혹자는 인간이 평등한 체계보다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있는 계급 사회에 더 익숙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많은 동물들은 결국 새로운 평등한 사회보다는 인간의 지배에서 돼지의 지배로 바뀐 크게 다르지 않은 계급 체계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의 습성에 비춰 봤을 때, 잘 짜인 계급 체계가 인간 사회에 더 적합한 구조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요순시대가 지나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고,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의 절대 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과거의 계급 사회는

78오름돌 | 김정택 기자 | 2012-10-17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