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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마무리했다. 월드컵 동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이들이 열정 가득한 응원을 보냈고 나 역시도 새벽같이 일어나 응원하곤 했다. 다만 그 열정이 너무 과해 때론 눈을 찌푸리기도 했다. 아쉬운 모습을 보인 선수나 심판을 대상으로 SNS 등에서 도를 넘는 부정적 댓글, 이른바 악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나전 경기를 조기 종료한 앤서니 테일러 심판의 SNS 계정은 경기 내용을 넘어서 인신공격에 가까운 악플 28만여 개로 도배되기도 했다. 인터넷 익명성에 기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한 것이다.익명성은 ‘어떤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특성’이다. 이는 공인이 아닌 일반적인 대중이 내부 고발이나 개인의 사정 등을 부담 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특성이며,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만 들으면 장점만 있는 특성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의견 파급력이 강한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그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익명성은 범죄 도구로 쓰이거나, 이번 가나전에 패배한 후, 가나를 응원했던 가나인 유튜버에게 악플을 달아 화제가

78오름돌 | 고평강 기자 | 2023-01-07 00:07

오늘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학기술은 사회 여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학과 생명과학, 공학이 융합돼 과거에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분야가 나타났다. 생체 조직 공학의 발전으로 장기 이식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졌고, 생체 소재 기술의 발달로 인공뼈, 임플란트, 인공 피부 등 다양한 인공 장기와 인공 조직들을 선보이고 있다.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수족과 오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보조 기기의 개발로 이어졌다. 뇌과학과 첨단 로봇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다면 미래에는 영화에서만 보던 인간과 기계의 잡종 형태인 사이보그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충격적인 미래가 예측되면서 생명과학과 관련된 윤리적, 법적, 사회적 이슈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생명기술과 바이오산업은 성장 초기부터 윤리적, 법적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유전자변형식품과 줄기세포 치료 등을 들 수 있다. 생명기술의 연구 방식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규제 방식은 각 나라 별로 시민 인식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됐다. 영국에서는 공동체의 경험을 강조하며 합의를 통해 규제 방식을 정했고, 독일에서는 시민들의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가 높은 까닭에 이해 단체를

사설 | times | 2023-01-07 00:06

만화/만평 | times | 2023-01-07 00:06

다들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을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신조어 ‘금수저’는 영국의 속담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다’에서 유래했으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각색한 드라마 ‘금수저’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더불어 입체적 연출로 몰입감을 높여 지난달 12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빛 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수저가 되기 위해 가족을 버린 흙수저 출신 승천과 금수저이지만 돈보다 사랑과 자유를 원해 가족을 선택한 금수저 출신 태용의 상반된 선택과 후회, 주변인과의 갈등이 생생하게 전달돼 흥미를 고조시킨다. 이 드라마는 돈과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꾸려나가면서 시청자에게 돈에 휘둘리는 인생이 아닌,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고 삶의 의미에 관해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주인공 승천을 둘러싼 갈등과 해결 과정에서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감정을 느낄 때면, 행복을 돈으로만 재단하려는 일차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한 자본주의에 물든 사회에 순응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사고

포스테키안의픽 | 강민영 기자 | 2022-12-10 01:43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지 어언 3년.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에서 위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면 접촉과 사회적 교류는 위험 대상이 됐고, 마스크 착용은 필수로 자리잡았다. 비대면 업무와 미팅이 확대됨에 따라 사이버 범죄, 해킹의 문제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또한, 팬데믹 동안 통제하기 어려웠던 일회용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난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국제사회의 핵심 논제로 자리 잡은 기후변화 위험을 증대시켰고, 고온, 폭우, 태풍 등 극단적 자연재해의 발생 등으로 이는 더욱 시급한 국제과제로서 논의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일상에서의 위험에 관한 인식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크게 증가시켰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eck)은 1986년 발간한 저서 ‘위험사회(Risikogesellschaft)’를 통해 위험이 인간 사회의 중심 현상이 됨을 논했다. △과학과 기술 발전 △급속한 경제성장 △환경에 관한 경각심 부족 등과 함께 형성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에서의 위험은 인간 사회 패러다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현 사회는 어느새 울리히 벡이 정의한 위험사회로 이미 진입한 듯하다.현재

노벨동산 | 정광민 / 산경 조교수 | 2022-12-10 01:42

나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이상하리만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이 야심 차게 기획했던 ‘또래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그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중학교 때도 교육 봉사를 알아봤지만, 어느 누가 검증되지 않은 중학생에게 교육 봉사를 맡기겠는가. 폭풍 같은 과학고 생활을 지나, 어느덧 우리대학에 진학해 조금이나마 검증을 얻게 된 나는 본격적으로 교육 봉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후로는 우리대학 교육 봉사 자치단체 ‘가치배움’에서 활동하고, 교육혁신센터의 ‘포스텍 온라인 멘토링’에도 참여했다. 휴학 기간에는 집 근처 아동센터에서 학생들을 길게 가르치기도 했었다.매주 아동센터나 인근 중학교에서 멘티들을 만나다 보면, 한국의 중고등학교 생활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다시금 놀라게 된다. 고입 혹은 대입과 직결된 시험 대비, 이른 등교 시간, 방과 후 활동이나 학원 일정에 이르기까지… 불과 몇 년 전 내가 겪은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멘티들을 보면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든다. 그 마음 뒤에는 9시 반 수업도 힘들어서 조는 ‘나’, 듀 이펙트를 쓰겠다며 과제를 한계에 치달을 때까지 미루고 또 미룬 ‘나’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의

지곡골목소리 | 홍나경 / 화학 18 | 2022-12-10 01:42

10년 전만 하더라도 미래에는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AI가 논리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인간은 예술과 감성의 영역만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수많은 연구가 이뤄짐에 따라, 이제는 AI가 예술, 감성의 영역마저 드나들고 있다. 최근 들어 AI가 인간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거라 생각됐던 미술, 음악 등의 창작 분야에서 AI의 활약상이 들린다. 특히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우승작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AI가 그렸다는 보도가 신선했다. AI라 하면 흔히 AI에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논리와 규칙에서 큰 활약을 보인 알파고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반면에 미술대회를 우승한 ‘미드저니’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생각됐던 창작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냈다. 이는 예술, 감성과 같은 분야에서마저 AI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 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외에도 그림을 그려주는 AI인 ‘노블AI’, 작곡하는 AI ‘이봄’ 등의 사례는 창작의 영역에서 AI가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꿈의 기업’이라는 웹툰을 보면, 미래의 AI가 지능 폭발을 일으켜 만들어낼 궁극의 AI인 초지능이 탄생한다. 인간이

독자리뷰 | 양준영 / 컴공 21 | 2022-12-10 01:39

지난 10월 29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형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사고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이태원 참사 △이태원 압사 사고 △10.29 참사 등으로 불린다. 많은 사상자를 낸 사고였기 때문에, 지난달 5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됐다. 또한, 실시간 뉴스로 전달된 현장 사진과 영상은 안타까움과 함께 시민들에게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사고 당시 SNS를 등지로 사고 현장의 상황이 모자이크 없이 유포됐기 때문이다. 테러나 전쟁이 아닌 압사가 원인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나왔다는 사실과 도로에 수십 명을 눕혀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최근의 국민적 트라우마는 이태원 참사에서만 오지는 않는다. △포항 지진 △코로나19 사태 △태풍 힌남노 피해 등 큰 규모의 재난이 계속해서 발생했고, 이에 따라 시민들은 재난에 대한 위협에 계속해서 노출돼왔다.사람마다 충격에 대한 반응은 상이하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어떤 사람은 며칠 만에 일상생활이 가능해지지만, 어떤 사람은 불안감과 우울감을 이겨내지 못해 트라우마를 겪기도 한다. 이태원 참사 이후 △뉴스를 보면 머리가 아픔 △눈물이 계속 흐름 △불면증 등의 트라우마

78오름돌 | 소예린 기자 | 2022-12-10 01:39

‘비대면 수업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경험하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실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1교시 수업 시작 직전까지 잠옷 차림으로 아침밥을 먹어도 늦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이 잘 수 있고, 이동 시간이 낭비되지 않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 전면 대면 수업을 겪으며 이런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비대면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비효율적이며,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비대면 수업은 내가 먹고 자는 편안한 생활공간에서 이뤄진다. 아무리 카메라를 켜고 수업을 들어도 수업 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바로 앞에 교수님이나 학우들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눈은 화면을 보지만 영혼은 다른 곳에 가 있기 일쑤였다. 둘째, 복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 화면을 편리하게 녹화할 수 있어 많은 수업에서 복습용으로 녹화본이 제공됐다. 녹화본은 여러 번 재생할 수 있어 수업 시간에 놓친 부분을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들을 수 있지만, 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매우 긴 시간을 들여야

78내림돌 | 장유진 기자 | 2022-12-10 01:38

재작년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경제, 사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산업현장에서는 D.N.A.(Data, Network, Artificial Intelligence) 등 디지털 신기술들을 기반으로 기존 산업과 새로운 과학기술들이 융합해 모든 분야의 초연결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적으로는 이종 기술간의 융합을 넘어 인문사회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가치들이 창출되고 있다. 그래서 이전에 뚜렷이 구분되던 기술 및 상품들의 기능이 통합되고 산업 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뉴노멀 시대(기존 체계와 다른 새로운 표준)를 맞이하고 있다.이런 변화 가운데 AI·빅데이터·로봇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건강한 삶과 만성질환 극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증대되고 있다. 인간 건강을 위한 △질환의 예방 △조기 진단 △예후 예측 △치료 △사후관리 등에 있어 전주기적인 진단-치료의 통합적 관리 시스템을 통한 개인형 맞춤의료 서비스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기폭제가 돼 디지털 기술과 건강 및 복지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 제품 및 서비스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해 나가고 있으며 개인이 주

사설 | times | 2022-12-10 01:38

만화/만평 | times | 2022-12-10 01:36

지금은 프로그래밍의 시대다. 많은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지만,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문법에만 집중할 뿐,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인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좋은 코드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없는 모든 프로그래머에게 이 책을 권한다.책 ‘클린 코드’는 제목처럼 깨끗한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한 아마추어들이 쉽게 착각하고 가볍게 넘기는 부분들을 다시금 짚어준다. 변수나 함수 이름 하나를 짓는데 몇 분씩 고민하는 게 시간 낭비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이름만 보고 그 변수 또는 함수의 역할을 유추할 수 있다면 전체 과제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또한, 각 함수는 오직 한 가지 작업만 수행도록 작성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이고, 오류가 발생했을 때 어떤 함수를 수정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만 봐도 어떤 독자는 너무 당연한 말을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들으면 당연한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과 이를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이 책을 읽고 프로그래밍을 하게 된다면, 내 코드 말고도 인터넷에 공개된 수많은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어보길 권한다. 좋은

포스테키안의픽 | 장유진 기자 | 2022-11-13 01:16

올해 여름 박사 학위를 받고 포항 바다를 처음 마주했다. 언제 놀러 오면 물회와 과메기를 사겠다며 보스턴과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공수표를 날렸다. 짧은 방학은 금방 끝나버렸다. 곧 우리 포스테키안들에게 ‘한국과학기술사’와 ‘한국근현대사의 이해’라는 수업을 가르치기 위해 무은재기념관의 낯선 강의실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교육 경험이 일천한 내게 수십 개의 영롱한 눈동자는 자못 부담이 됐다. 그래도 내겐 나름대로 미리 생각해 둔 목표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무리한 부담을 지우지 않으며 그들의 전공 너머에도 꽤 흥미롭고 알 가치가 있는 넓은 세상이 있음을 느끼게 도와주는, 그런 교양 수업 혹은 과학기술학 부전공 수업을 해보자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럴듯한 목표도 초보 교수자의 미숙함을 가릴 수는 없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무엇보다 수업 시간 75분을 계획한 바대로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에 쫓기며 정신없이 수업을 마치기 일쑤였다. 호기롭게 어떤 사전 지식도 상정하지 않고 수업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으리라 과신했건만, “여기까지는 고등학교 때 배우셨죠”라든지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따위의 말을 무신경하게 내뱉고는 혼자 지레 뜨끔한 적도 한두

노벨동산 | 이종식 / 인문 조교수 | 2022-11-13 01:15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얼마 전 새내기와의 SA 면담에서 받은 질문은 마치 2년 전 내가 던진 질문을 되돌려 받는 기분이었다. 고작 두어 살 많은 내 대답에 크게 위로받고 도움을 얻었다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내 새내기 시절이 떠올랐다.새내기 시절 중앙집행위원회에 가입한 후 사무실에 처음 들어가자 새내기라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주던 선배들의 모습은 잔뜩 긴장했던 내게 위로가 됐다. 고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줄곧 선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온 선배들의 조언은 내가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항상 커 보였던 선배들이지만, 내게 찾아오는 후배들의 질문은 어느새 내가 누군가에겐 그때 그 선배들 같은 존재가 됐음을 깨닫게 한다. 이런 깨달음은 어느덧 SA가 됐음에도 변한 바 없는 나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든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해왔지만, 3년의 세월 동안 변한 점이 뭘까?”, “좋은 선배란 어떤 선배여야 할까?” 같은 질문들이 떠오르며 머리가 지끈거린다.오랜만에 모인 분반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줬다. 모두가 3학년이 됐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 모습과 주고받는

지곡골목소리 | 윤태희 / 산경 20 | 2022-11-13 01:14

‘훌리건(Hooligan)’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훌리건은 스포츠 경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폭력을 행사하는 관중을 말한다. 나는 우리대학 학생끼리 소통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종종 이용하곤 한다. 요즘 대학을 줄 세우고 우리대학을 깎아내리는 부류의 게시물들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게시물을 작성하는 사람을 스포츠 경기의 훌리건에 빗대기도 한다. 이들이 스스로 속한 대학을 비난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학교가 좁고 외져서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려 한다. 지난 2년간 학업 외적으로도 많은 활동을 경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우선, 나는 지난 방학에 컴퓨터공학과 소속의 연구실에서 연구 참여 활동을 했다. 저학년이라서 직접적인 연구 활동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연구실에 출근해 논문을 읽고 세미나를 수강했다. 대학원생들과 소통하고 연구실의 분위기를 미리 파악해 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분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원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우리대학의 대학원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곳들을 자대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점

78오름돌 | 최대현 기자 | 2022-11-13 01:13

바야흐로 초연결 시대다. 사람, 데이터와 사물이 모두 연결돼있는 현대 사회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완벽한 연결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우리는 이 편리함에 중독돼 있다. 최근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전자기기에 대한 현대인들의 강한 의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난달 15일 오후 3시 30분쯤을 시작으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시간이 지나자 메시지 전송 오류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운영하는 △뉴스 △포털 △택시 △송금 △결제 △웹툰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없었다. 카카오 측에서 확인한 결과, 모든 사용자가 겪은 대대적 문제로 판명됐다. 이 사태의 원인은 데이터 센터의 중앙화에 있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입주해있던 기업들의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이곳을 중심 데이터 센터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데이터를 이곳에 집중해 둔 카카오는 10시간 동안 모든 서비스가 먹통이 된 것이다.메신저부터 시작해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카카오이기에 이번

78내림돌 | 조원준 기자 | 2022-11-13 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