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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에서는 기초과학을 들먹이며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한 기초과학이 아니라, 기술개발을 위한 수단인 기초연구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과학이란 결국 기술 개발이나 경제 발전의 원천이 되는 수단으로 전락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은 그런 도구적 가치밖에 지니지 않는 것일까?나는 생물학이 인간의 사고 방식을 바꿔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생명과에 입학했다. 굴드와 도킨스의 책을 읽었고, 마이어와 모랑쥬의 책을 읽고 생명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장에서 이뤄지는 연구와 큰 괴리가 있었다. 당장 서점에 가서 과학을 다루고 있는 책의 종류와, 실제 연구 현장에서 어떤 연구가 이뤄지는지를 비교해보면 이것이 아주 위험한 착각이란 것을 알 수 있다.신약 개발, 당연히 중요하다. 질병을 치유하는 약을 개발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단지 그것만이 과학인 것은 아니다. 과학은,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 그것, 생각의 틀을 바꾼 그것, 어쩌면 그저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한국에서 기초과학을 하기란 정말

지곡골목소리 | 김준 / 생명 09 | 2013-05-22 03:45

페미니즘은 많은 사람들이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학문이라 생각하며 무의식중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학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있는 페미니즘(여성주의)은 사회 속에서 왜곡되어있다.여성주의란 것은 남성사회를 설득하고자 하는 문제도 아니고 저항운동도 아니며, 여성이 우월하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여성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미 사회는 남성의 시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기에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고 반인권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사회는 여성에게 어머니 또는 애인의 역할을 강요해왔다. 여성은 어머니가 되어야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되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노동과 희생이 따랐다. 이러한 인식의 잠재 속에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남성과 동등한 경쟁자의 위치에 올라서면서 갈등이 생겼다. 남성은 여성을 동료나 경쟁상대로 보는 것이 매우 어색했기 때문에 여전히 공적인 자리에서도 여성을 사적으로 대했고 그것이 사회의 문제로 나타났다.우리대학 역시 비슷한 문제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과거 공학계열은 여성이 진출하기에는 부적절한 분야라고

지곡골목소리 | 박은빈 / 생명 10 | 2013-05-01 23:09

‘야! OO이 카톡방으로 불러’‘페북에 글 올렸더라?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들이다. 근래에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확산되면서 정말 많은 것이 변화했다. 단체공지를 문자가 아닌 ‘톡’이라는 수단을 통해 전하고, SNS로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SNS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면서 문제점이 생겼다. 이런 문제점들은 우리대학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첫째, 최근 인간관계의 양상이 많이 변했다. 예전 서로 만나서 자신을 이야기하고 눈을 마주치고 감정이나 소식을 교류하는 인간관계를 직접적인 인간관계로 고려함에 따라, 근래의 인간관계는 간접적인 인간관계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만나기 전에 프로필을 통해 상대를 알아가고, 직접 만나는 횟수를 줄여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화와 만남에 집중하지 못하고 소통으로 서로 위로하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줄어들었다. 학교 사람들끼리도 SNS 상에서는 친구로 지내며 채팅을 하지만, 실제로 만났을 때 어색한 경우가 많다.둘째, 최근 SNS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푸싱 알람’이라고 하는 알람이 계속 울리고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지곡골목소리 | 김정열 / 신소재 12 | 2013-04-10 15:40

어떤 직업의 귀천을 논할 때 사람들은 종종 이것이 주는 급여나 명성을 고려한다. 또한 그것이 앞으로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작게는 학생들이 앞으로 무슨 분야의 연구를 할 지 결정할 때에도 그렇다. 아무래도 그 분야가 인기 있는지 또는 잘 팔리는 학문인지가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전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마음속으로 먼저 고민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필자는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졸업자들 중 다수가 컨설팅이나 경영 관련 일을 하고 학문적으로는 통계와 금융이 인기 분야이다. 나의 경우에도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부 졸업 후 통계를 공부해서 금융공학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많은 보수와 인기 있는 분야라는 점이 내 관심을 끌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러다가 최적화라는 분야를 제대로 접해보게 되었는데, 이 학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최적화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나중의 진로와 관련해서 고민이 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는 와중에, 미국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계신 박사님을 만나

지곡골목소리 | 이다빈 / 산경 10 | 2013-03-20 22:51

학과 학생회는 회원의 민주적 자질 향상과 자주적 학문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인식은 다르다. 학과 학생회는 일반적인 분반의 개념과 비슷한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분반에서 이루어지는 개강총회나 MT, 종강총회와 같이 학과의 여러 행사는 음주와 유흥을 중점적으로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학과의 개강총회나 종강총회를 친목 중심의 행사로 생각하고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1학년 한 해 동안 함께 수업을 들으며 단합하는 분반과는 다르게 학과에서는 친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학과행사의 참여율이 저조해진다. 결과적으로 개강총회나 종강총회 때 개회를 위한 최소 참여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나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학과행사의 대부분이 친목을 위한 행사가 배치되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MT와 체육대회, 개강총회 및 종강총회의 뒤풀이, 대면식은 친목 위주의 행사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학생 모두와 친분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과적으로 학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이 많아져 학과 행사의 참여율이 낮아지게 된다.나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학과

지곡골목소리 | 김주환 / 전자 11 | 2013-03-06 08:48

지곡이라는 자그마한 동네에서 큰 미래를 설계하며 정진했던 지난 4년간, 포항공대이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것들도 많았지만, 포항공대였기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또한 많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학문에 관한 넓은 지식을 배울 수 있었지만, 대학생활에서 겪어봤을 인간 관계에 관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없었다. 얻은 것과 포기해야 했던 것, 그 둘을 양팔 저울에 매달았을 때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이 시점까지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4년 동안 포기해야 했던 것 중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외부와의 단절’이었다. 문화와 예술 활동의 주 무대인 수도권이나 여러 광역시와도 거리가 있기에 포항공대 학생들의 문화생활은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물리적인 장벽은 여러 대학과의 연계에도 어려움을 줘,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다른 이들의 생각이나 인식을 함께하지 못하기에 시사와 관련한 여러 이슈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축제나 행사 등을 통해 맺어지는 여러 인맥의 부재 역시 ‘외부와의 단절’이 가져온 결과일 것이다.대학에서 학생들은 자신이란 그릇을 넓히려고 한다. 어떤 그릇이 만약 지식과 같은 한 가지 질료만으로 구성된다면 그 그릇은 결

지곡골목소리 | 김관영 / 생명 09 | 2012-12-05 16:54

새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았던 11학번 학생들이 내년이면 3학년이 된다. 지금까지 네 학기가 지났고, 이제 네 학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이 수강해야 하는 전공, 교양 과목들과 남은 학점 및 Unit을 헤아려 보아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열렸거나 내년 봄 학기에 개설되는 실천교양교육과정(이하 ABC)의 과목들을 볼 때, 몇몇 학생들이 Unit 때문에 졸업을 못 하는 상황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Unit을 신경 쓰지 않았던 11학번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고 매년 320명의 신입생이 들어오는데,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개설과목 숫자의 변화는 느리다. 당장 겨울학기 예비수강신청 결과를 놓고 보아도 한 과목에 40~50명 정도 신청하는 등 그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11학번이 입학한 시점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있었고, 학교 측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도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학교에서 ABC에 새롭게 개설한 과목들을 살펴볼 때, 리더십센터 측의 준비가 다소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 ABC에서 2011년 이전에 개설된 적이 있던 교과목들과 연속실천교양 과목으로서 리더십센터에서 초청하

지곡골목소리 | 김철형 / 수학 11 | 2012-11-21 20:52

국제관 앞에 펼쳐진 잔디밭, ‘폭풍의 언덕’은 78계단을 오른 포스테키안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이며, 겨울이 되면 마치 폭풍이 지나가듯이 바람이 세차게 불어 붙여진 이름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날, 드넓게 펼쳐진 녹색 잔디밭을 보면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기분이 든다.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렇게 넓은 공간을 왜 활용하지 않고 있을까?’ 언덕의 공간을 활용하여 필요한 건물을 짓거나 외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을 만들면 좋을 텐데 말이다. 확실히, 폭풍의 언덕길을 지나가다보면 나무 몇 채, 꽃들은 거의 안보이고 ‘휑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CCC(Creative Contents Contest)’를 준비하는 어떤 팀은 폭풍의 언덕을 활용하는 방법을 계획했다고 한다.부총학생회장을 통해 알아본 결과, 폭풍의 언덕은 고 박태준 이사장님의 뜻이 담겨 있는 곳이었다. 박태준 이사장님은 포항공대를 설립할 당시, 산을 깎아 많은 건물을 세우고 지곡 연못 역시 인공물인 만큼, 그 공간만큼은 자연 그대로 두기를 바라셨다고 한다. 그래서 20년이 넘도록 폭풍의 언덕은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필자 역시 폭풍의 언덕이 잘 보존됐으면

지곡골목소리 | 최규동 / 산경 11 | 2012-11-07 17:12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취업준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고민할 때, 나는 그런 걱정에서 생각보다 자유롭구나 하고 느끼며 우리학교에 온 것에 상당히 만족했던 것이 내 1학년 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요즘 비교적 안정적인 미래가 내게 보장된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2학년이 되는 순간 이제 분반과는 이별하고 환경동에서 수업을 하고 실험시간도 일반화학실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졌다. 이 모든 게 신선했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론 하나하나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주변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일을 수행하려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고 또 생각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도 못해 계속 우울한 느낌으로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포항공대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 모든 스트레스를 결국 홀로 견뎌내게 한다. 다른 대학생들처럼 매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쌓여있는 일 들을 생각하면 휴식을 취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 같은 경우는 쌓여가는 스트레스가 폭식으로 표출됐던 것 같다.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습관적으로 야식을 시켰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몸무게도 많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회의도 많이

지곡골목소리 | 김대건 / 화공 11 | 2012-11-07 17:10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행동 때문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다. RC의 경우 이제 막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는 1, 2학년들이 살고 있다 보니 더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RC 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들어오는 민원은 층간 소음이다. 꽤나 많은 학생들이 방에서 많은 소음을 내고 있다. 물론 친구들과 방에서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주변 방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세탁실 사용에 관한 문제 역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RC에는 많은 학생들이 살고 있는 반면에 세탁기의 개수는 부족하여 세탁실 사용에 문제를 겪고 있다. 세탁을 하고 나서 찾아가지 않고 방치하는 세탁물이 많이 발생해서 제도를 바꿨으나 여전히 세탁을 한 후 빨래를 가져가지 않아 이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빨래시간에 맞춰서 찾아간다면, 뒷사람이 사용하기도 편하고, 세탁물 도난도 없을 것이다.우리는 보다 쾌적한 기숙사 생활을 위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자신이 존중 받기 위해 마땅히 해야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에

지곡골목소리 | 김헌기 / 생명 09 | 2012-10-17 16:36

나는 시간이 나면 가능한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강연은 항상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던져줬고, 단 한 번도 강연을 듣고서 실망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매번 강연에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연사가 대기업 회장님과 같이 정말 특별한 분이 아니면 청중의 수가 너무 적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채용 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석자가 40명이 채 되지 않았고, 우리대학에서 성공한 벤처창업 1호로 알려진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이석우 대표님의 세미나에도 10명 가량의 학생들이 앉아있었다. 사실 여기에서도 대학원생들을 제외하면 학부생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멀리서 포항까지 내려오셨는데, 개인적으로 연사분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서울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자리하는 대규모 강연이, 왜 우리학교에서는 20명 남짓이 참석하는 조촐한 발표가 되는 걸까? 우리학교 학생 수가 적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학생들의 귀차니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차적으로 학생들은 강연과 세미나에 관심이 없어 잘 찾아보지 않으며, 시간이 나더라도 78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이유로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많은

지곡골목소리 | 주기영 / 산경 11 | 2012-09-26 17:32

우리대학에는 여러 운동 시설이 있다. 대운동장, 테니스장, 야구장, 체육관에는 농구장, 헬스장, 탁구장, 투기장 등이 있고 최근에는 포스플렉스가 들어서면서 그 안에 수영장이 생겼고, 테니스A코트를 없애고 풋살장이 들어섰다. 이 덕분에 그 동안 대학 구성원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할 수 있었고, 특히 풋살장이 설치된 덕분에 효자 시장 근처의 풋살장에서 운동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풋살장이 들어서면서 조명도 같이 설치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왜 주목해야 할까?필자는 테니스동아리 패씽에 4년 째 있으면서 테니스코트의 조명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왔다. 백 번 양보해도 최소 3년은 조명 설치를 학교 측에 건의해 왔다. 포비스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써보기도 하고 총무팀에 문의해보기도 하고 동아리 구성원들의 서명도 받아보았다. 하지만 조명 설치는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되었다. 우리는 그러한 답변에 이의제기를 할 명분이 없어서 지켜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최근에 풋살장이 지어짐과 동시에 조명이 설치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테니스 코트에 조명 설치할 예산은 없고 풋살장에 설치할 예산은 있다? 이것이야 말로

지곡골목소리 | 김승섭 / 수학 09 | 2012-09-05 18:13

살다가 보면 힘겨운 일들이 많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 많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어려움도 많다. 어느 곳에 힘겹지 않은 인생이 있겠냐마는 특별히 포스텍 학부생의 삶은 다른 대부분의 대학보다 비교적 많은 과제와 퀴즈와 시험 등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바쁨과 긴장의 연속이다. 학교 안에 갇힌 채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나 답답할 때도 많다. 대학원생의 삶은 더하면 더했지 힘겨움이 덜하지는 않다. 이런 삶에 대하여 불평과 짜증 그리고 우울 등으로 우리는 대답한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대답은 삶이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른다는 것이 고된 삶에 대한 열쇠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반응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이 학교는 너무 바쁘고 놀 것도 없어’라고 생각하며 불평하는 사람이 있고 ‘이 학교는 바쁘지만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 환경이 요인이 아니라 내적인 요인이 중요하다는 뻔한 소리이다. 하지만 막연한 긍정주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긍정주의는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보다는 그냥 ‘앞으로 잘되겠지’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말하는 것

지곡골목소리 | 이민우 / 생명 09 | 2012-06-07 16:55

개강한 지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종강이 다가오고 있다. 동아리, 과, 분반에서 종강총회를 하고 나면 학기가 끝나기 전에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하나 남는다. 바로 2주 뒤에 치러질 ‘기말고사’이다. 기말고사는 영어로 Final이라고 하는데, Final은 ‘마지막’이라는 뜻 외에도 ‘운동경기 등의 결승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결승전’이라는 단어는 기말고사의 중요성과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우리나라 시각으로 지난 5월 20일 새벽에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본 사람들은 ‘결승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에 있는 최고의 축구 클럽들이 참여하는 대회이다. 그 결승전에서 양 팀의 선수들은 90분 동안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냈으며 그것도 모자라 연장까지 가는 120분의 혈투를 벌였다. 그리고 승부차기를 통해 첼시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모든 선수들과 감독, 코칭 스태프들은 유럽 축구의 최강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반대편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아쉬움에 그라운드에 쓰러져 울먹이기 까지 하였다. 이렇듯 결승전에서는

지곡골목소리 | 이희수 / 수학 08 | 2012-06-07 16:52

지난 겨울, 새터기간에 나는 10분반의 인솔자를 했다. 두 달의 겨울방학 중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했지만, 내게 있어 그 때의 경험은 포스텍 입학 후에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인솔자를 하면서 내가 가장 발전한 점은 남들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게 된 점이다. 이전에도 반장이나 회장을 하면서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들의 눈을 보면서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그러한 두려움은 사라졌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 또 하나는 항상 남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나 동기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새터 기간 중에,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는 곳과 나이 그리고 동아리 등을 언급하였는데, 한 아이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였다. 그 때 내가 너무 꿈을 갖지 않고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보다 더 나은 후배들이 있고 그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후배들과 가장 가까운 선배가 되었다는 점이 인솔자를 하

지곡골목소리 | 신승재 / 생명 11 | 2012-05-23 16:24

포스테키안들이여! RC에서 보고서를 쓰고 있다면 혹은 수업에 늦을까봐 폭풍의 언덕을 뛰고 있다면 멈춰라. 아주 잠시, 10초 남짓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번지는 것이, 포항 밤하늘에 빛나는 많은 별들이 보이는가? 여기서 돌이켜보자. 그대는 하루에 하늘을 몇 번이나 볼까? 한 번이라도 본다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왜? 중간고사가 끝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던 벚꽃을 그대는 느꼈을 테니깐, 폭풍의 언덕 잔디밭에서 먹었던 간짜장의 맛을 알 테니깐. 벌써 3월 개강을 뒤로 어느덧 5월까지 흘렀다. 그대 진정 여유로운가?요즘 바깥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더욱 생각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퀴즈, 과제가 없는 그런 여유가 아니다. 남들이 뛰는 것을 보고 따라 달리다가 한 번쯤 멈출 수 있는 여유, 옆 친구가 넘어졌다면 손 건네줄 수 있는 여유를 말한다. 남들보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 남보다 앞서는 것이 행복일까? 이 생각이 안일하다고 느꼈을 때, 다시 부지런히 달리면 되는 것은 아닌가? 그대 20대 초반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가 없으면 한다.지금껏 이런 여유는 나에게 큰 버팀목이 되었다. 슬픈 일이

지곡골목소리 | 김경진 / 전자 10 | 2012-05-02 18:31

대한민국 과학기술 대연합(대과연)에서 (친) 이공계 국회의원 확대를 위해 서명을 모으고 있다.대과연에서는 19대 총선에 앞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당에 과학기술계인 58명을 지역구 공천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들을 공천자 명단에서 찾기는 힘들다. 이공계 공천 신청자에게 가산점 20%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은 새누리당을 포함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공천 받은 이공계 인사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나마 이 10명도 이전 18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기존과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공계 인사가 공천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대과연은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각각 과학기술계 인사를 10명씩 비례대표로 공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21일 현재, 새누리당은 여성과학기술계인 한 명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해 생색내고 있을 뿐이다. 민주통합당에선 아예 비례대표 공천을 주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대과연의 투표 촉구 서명 운동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당들에게 이제는 표로써 직접적인 영향력을 보이려는 시도로 보인다.“광우병, 구제역, 천안함 사건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이슈가 터졌을 때 많은

지곡골목소리 | 김준 / 생명 09 | 2012-04-11 17:37

요즘 우리나라에는 힐링이 핫 키워드인 것 같다. 특히 청년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며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여러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힐링이 우리를 더 아프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가 강신주 씨는 2013년 2월 MBC와의 인터뷰에서 힐링, 혹은 위로라는 것이 상업적인 측면에서 왜곡되어있다고 말했다. 링 위에 쓰러져 있는 권투선수에게 “일어나”라고 소리치지 않고, “괜찮다”라고 위로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선수를 그대로 누워있게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작금의 현실은 가혹하다. 언론은 연이어 청년 실업을 외치고, 낙관적인 전망도 별로 없다.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졸업 후에 사회에 나가면 또 얼마나 힘들지, 열심히 살면 정말 나중에 행복해질 수 있을지 확신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서는 안 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만 아니라, 그 결과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근 1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가 편하고 안락했던 시절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양상만 달랐을 뿐 모두가 가혹한 현실 속에서

지곡골목소리 | 김재정 / 산경 통합 과정 | 1970-0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