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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학년이다. 아니, 이제 한 달만 지나면 3학년도 끝이다. 3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내 성격도 조금은 바뀌었다. 성적도 매학기 달랐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아직 신문사에 남아있다는 사실이다.포항공대신문사의 임기는 3년이다. 수습기자로 시작해서 정기자, 부장기자를 거친다. 뜻이 있다면 편집장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무거운 직책을 안기 싫었다. 그래서 부장기자로 남았다. 비록 편집장까지 된 것은 아니지만, 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얻었다. 이 글은 그동안 내가 신문사를 통해 얻은 것들에 대해 다룰 것이다.첫째로 내가 얻은 것은 글에 대한 ‘경험’이다. 신문사에 있는 동안 당연히 글을 써왔다. 쓰기 싫은 글도 있었고 좋았던 글도 있었다. 글을 완성한 후, 다시 보기 싫었던 글도 있었고 뿌듯한 글도 있었다. 하지만 과정이나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최소 한 달에 한 번씩은 글을 써왔다. 공대생으로서 갖기 힘든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혼자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선배들과 교수님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다. 또한, 후배

78오름돌 | 김현호 기자 | 2015-12-02 19:35

그렇다. 필자는 정말 군대를 가기 싫다. 성인이 되어 병역의 의무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요즘, 더욱더 느껴지는 생각이다. 혹자는 이를 보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매국노,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국민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정말 가기 싫은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단연 필자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군인을 직업으로 삼을 만큼 그 일에 사명감을 느끼고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시며, 이 한 몸 바쳐 조국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고 입대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군 입대를 꺼려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병역의 의무를 마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적어도 필자 주위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러다 보니 항간에는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의 패러디인 ‘누구나 공익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공익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도 나돌 정도이다. 그만큼 현역입영대상에서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뜻임과 동시에 일반육군보다 근무 환경이 좋은 4급 보충역 공익 근무를 선호하는 현실을 풍자하는 말이다.솔

78오름돌 | 장수혁 기자 | 2015-11-04 21:22

올해 들어, 국제 정세의 불안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적인 혼란을 가장 크게 부추긴 건 IS의 야만적인 외교다. 일본도 ‘아베 담화’를 통해 역사를 왜곡하고, 평화헌법을 수정함으로서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언도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의 갈등 원인이 주로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말한다. 국제사회는 다양한 종교와 가치관, 생각을 가지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충돌하지 않기가 오히려 힘들다. 달리 말하자면, ‘소통’이 사회의 기반이다. 따라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서로 타협해 가며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국제사회에서 이상적인 상황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우리대학의 ‘셧다운제’, ‘기숙사비 인상’ 등의 정책은 학생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때의 갈등과 국제사회의 갈등은 소통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면에서 매우 유사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 학술정보처는 학생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우리대학의 납품 비리’관련 글을 명예 훼손 방지를 위해 지우며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셧다운제에 대한 정보는 공개를 미루었다

78오름돌 | 서한진 기자 | 2015-10-07 20:27

어렸을 적에는 ‘싫다’는 말이 무서웠습니다. ‘싫어’를 들으면 내 무엇인가가 부정되는 기분이었죠. ‘싫다’는 말은 잘 하지 못했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때도 소심하게 하곤 했습니다. 나이와 함께 싫다는 말을 듣는 횟수는 늘고, 그렇기에 격한 반응을 하게 되는 횟수도 줄었지만 여전히 싫다는 말을 들으면 서운합니다. 다만 요즘은 싫다는 말이 조금씩 늘어가는 스스로를 느낍니다. 특정 사람, 사물이 대상이 아닙니다. 그냥 ‘하기 싫다’고 말하곤 합니다.‘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뭔가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우리들끼리의 말장난은 제 최근 상태를 정확히 대변합니다. 할 일이 없는 게 아닙니다. 화가 나거나 불만인 것이 아닙니다. 그냥 하기 싫은 거죠. 과제나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이라도 있다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만 정말 ‘그냥 하기 싫은’ 경우도 많습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무엇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함과 게으름이 섞인 결과가 아닐까 싶지만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문 조판 작업, 써야 하는 글, 당장 내일로 다가온 발표, 해도 줄지 않는 과제 앞에서 자주 게임으로 도피했었습니다. 혹은 상상의 세계로

78오름돌 | 편집장 김상수 | 2015-09-23 12:18

최근 강원도 평창군에서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있었다. 유재석을 비롯한 6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만의 개성에 따라 팀을 구성했고, 각 팀들은 그들의 다양한 개성을 무대에서 펼쳤다. 가요제를 구경하러 온 수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무한도전 팀이 준비해 온 무대를 보고 열광했고,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폭죽들은 가요제의 열기를 더했다.하지만, 가요제가 끝난 후 관객들이 머물고 이용했던 장소는 화려했던 공연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많은 관객들이 가요제 현장에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 탓에 결국 가요제 제작진은 용역회사를 고용해 현장을 정리해야 했다. 이러한 모습이 알려지고 나서, 가요제 관람객의 시민의식에 대한 비판이 잇달았다. 공동체가 사회 내 일반적인 약속과 규범을 지키는 정도는 보편적 시민의식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수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공동의 규범이 잘 지켜진 경우에는 시민의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따른다. 예를 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경우 서울 시청 앞에 수십만 명의 응원객이 모였음에도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심지어 경기 관람 후 거리의 모습도 깨끗하여 세계인이 놀란 바 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공공의 질서를 무시하는 일은 우리대학

78오름돌 | 오준렬 기자 | 2015-09-09 19:31

최근 학내 게시판이 축제 예산 심의, 경정예산 심의, 게임 규제에 대한 78 공고가 왜 이렇게 늦게 되었는지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일부 학부생들은 현 학부총학생회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비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학기 초에 대내외적인 관심사였던 '셧다운제' 시행이나, 인터넷 속도 규제 및 느린 인터넷 속도 등 학생들의 전산 자원 복지에 대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부생들이 학부총학에 결정적으로 실망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미숙한 예산 집행이 아닐까 싶다. 3월에서 5월까지 거의 학기 말이 되어가도록 진행된 (추가)경정예산 심의나, 축제 3일을 앞둔 세부 예산안 심의, 근거가 부족한 예비비 300만 원 추가 경정 등등 일련의 사건에서 일부 학부총학 집행부 단체장들이 예산 작성에 미숙하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단순히 예산 집행을 미루는 다수의 경정예산 심의는 학부총학 집행부가 예산에 둔감하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했고, 실제로 학부총학 고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런 의심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그렇다면 학부총학은 정말 학내 현안에 대해 적절히 행동하고 있지 않은 것일까? 물론, 학부총학도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

78오름돌 | 신용원 기자 | 2015-06-03 11:16

사랑하기 참 어려운 학교다. 남녀의 비율, 적은 학생 수에서 오는 소문의 빠른 전달, 감정을 고민할, 표현할, 혹은 정리할 시간조차 가지기 힘든 커리큘럼... 청춘의 꽃이 연애라면, 포스텍은 관련 분야 사막이다. 심지어 신입생들도 연애는 반쯤 포기하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로망을 품을 신입생조차 이렇다면 재학생들은 어떨지 뻔하다. 물론 순전히 학교 탓을 할 수 없지만 모토부터 ‘이공계’의 ‘소수’정예형 대학교인 우리대학에서 많은 것을 바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와중에도 피어나는 연애들은 그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봄과 벚꽃이라는 비가 오자 더 만발하는 무수한 연애 이야기들은 포스텍 생활에 즐거운 각성제가 되고 있다. 각 연애의 길이와 사랑의 깊이, 또는 아픔은 글쎄, 인류의 천재들이 역사 내내 다루지 않았던가. 우리야 사랑에 빠진 이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아는 사람끼리의 연애기에 더 흥미를 느껴 서로 소식을 공유하고, 둘 사이 흐르는 기류에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서는, 혹여나 슬픈 일이 생긴다면 함께 슬퍼하다가도 우려 섞인 목소리로 여러 소문을 주고받는 정도만 할 뿐이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로 많이.그래, 사실 이 글의 진짜 제목은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18

‘말이 안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도 그를 설득하지 못하고 그도 나를 설득하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지 혹은 심지어 비난받을 것이 자명한 일을 왜 하는지 이해 자체가 되지 않는다. 지난 5일 한차례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도 어쩌면 그런 사례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에게는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할 때, 정의롭다고 생각할 때 행동에는 정당성이 실린다. 다른 사람이 거기에 대해서 설령 비난을 하더라도, 그 행동이 잘못되어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은 그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아도 그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이자 장군 카이사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영웅이다. 그는 수없이 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정치 수완도 대단해 온 로마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1인 지배자가 되어 각종 사회정책, 역서의 개정 등의 개혁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는 1인 독재에 대한 귀족세력의 불만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가장 신임했던 부하 브루투스 등에게 암살되었다. 카이사르를 살해했던 장본인 브루투스는 이렇게 해명했다. "

78오름돌 | 박정민 기자 | 2015-03-18 11:15

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발버둥을 쳐봐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을 알고서는 실망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참 쉽다. ‘나’를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서양 동화 중에 ‘핑크대왕 퍼시’라는 작품이 있다.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핑크대왕 퍼시는 자신의 옷뿐만 아니라 모든 소유물이 핑크색이었고 매일 먹는 음식까지도 핑크 일색이었다. 그러나 핑크대왕은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성 밖에는 핑크가 아닌 다른 색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핑크대왕은 백성들의 모든 소유물을 핑크로 바꾸라는 법을 제정했다. 왕의 일방적인 지시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날 이후 백성들도 옷과 그릇, 가구 등을 모두 핑크색으로 바꿨다.그러나 핑크대왕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아직도 핑크가 아닌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라의 모든 나무와 풀과 꽃, 동물들까지도 핑크색으로 염색하도록 명령했다. 대규모의 군대가 동원되어 산과 들로 다니면서 모든 사물을 핑크색으로 염색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동물들은 갓 태어나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5-02-13 13:20

2014년에는 교내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교외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를 꼽자면, 최근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의 해산 판결을 들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우리나라 헌법이 제정된 이래 정당을 해산시킨 첫 사례이기도 하며, 본래 정당의 해산 심판이 정당을 강제로 해산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인 목적으로 제정됐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정전(停戰) 국가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종북’이라는 프레임까지 덧씌워지면서, 일종의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이어지며, 해산 소식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안타까운 사실은 헌재의 판결에 대해 너무 많은 국가적인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수 진영은 승리감에 도취돼 있고, 진보 진영은 슬픔에 잠겨있거나 판결에 대해 불만을 가질 뿐 생산적인 토의는 부족하다. 이번 판결을 통해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서로의 진영을 확인하는 데에만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한편, 학내에서는 현 총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이사, 교수, 직원, 학생 사회의 논란이 2014학년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을 것이다. 당시 총장 연임을 찬성하는

78오름돌 | 신용원 기자 | 2015-01-01 12:07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는데, 안타깝게도 거의 해마다 반복되어 일어나는 사건이 있다. 바로 수험생 자살 사건이다.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심리적 압박 탓에 혹은 원하는 수능 점수가 나오지 않아 자신의 삶을 비관해 자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서는 ‘매년 수능을 목요일에 보는 이유가 바로 수능 다음날 학교에서 학생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수능 괴담이 전해지기도 할 정도다.해마다 약 60만 명의 학생들이 대입을 위한 수학 능력을 평가받기 위해 수능을 치른다. 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 노력한 바를 단 하루 만에 평가받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현 체제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소위 ‘간판 따기’라고 불리며, 좋은 간판을 얻는다는 것은 남들보다 꿈을 이루는 데 불리하지 않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사회의 실패자로 낙인 찍히는, 더 이상의 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까?유엔인구기금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0

78오름돌 | 오준렬 기자 | 2014-12-03 07:07

실제 인구 중 재벌은 몇 퍼센트도 안 될 텐데, 2013년 드라마 중 절반은 재벌 남자가 나온다. 재벌 2세와 평범한 일반인 여자와의 로맨스는 이토록 많다. 이런 장르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바로 영국의 유명 여자 작가 제인 오스틴이다. 제인은 이라는 책에서 귀족인 다이시 씨와 당찬 일반인 엘리자베스의 연애와 이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을 그려 나갔다. 괜히 로맨스 코미디물의 원조가 아니다. 철저하게 짜인 구조와 위트로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동명의 영화 역시 아름답기 그지없다.소설은 딸 5명을 가진 베넷 씨의 2번째 딸인 엘리자베스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그들이 사는 지방으로 귀족 신사인 빙리 씨가 이사를 오고, 빙리 씨의 친구인 다이시 씨도 친구에게 놀러 왔다. 엘리자베스의 눈에는 다이시 씨는 너무나 오만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이시 씨의 청혼을 거절하고, 엘리자베스에게 거절을 당한 뒤 받은 충격으로 다이시 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하지만 여전히 엘리자베스는 다이시 씨를 오만하게만 바라본다. 그녀의 편견은 다이시 씨가 진심을 말한 뒤에도 일정 기간 지속된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4-10-15 07:11

사람들에게 가상세계의 한 예를 꼽으라 하면 대부분이 게임을 말할 것이다. 가상세계 속 대리인, 아바타의 조작으로 시작되는 게임은 모든 것이 사용자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성질인 성별을 정할 수 있다는 것부터 범접할 수 없는 능력들을 부여할 수 있는 것까지, 게임 속에서는 사용자가 신적인 존재이다. 이렇게 만들어낸 아바타는 초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죽은 아바타를 없었던 일처럼 다시 살리거나, 아바타나 그보다 상위 개념인 계정을 삭제하는 경우이다. 필자는 이러한 초기화의 가능 여부가 현실과 가상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리셋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컴퓨터의 전원을 껐다 켜는(리셋: reset) 것처럼 현실도 리셋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는 증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나 인간관계가 있으면 쉽게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부터, 그 증상이 심하면 자살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이 증상의 원인을 게임에서 찾고 대상은 아동을 말한다. 어릴 적부터 게임에 노출되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부족한 탓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하지만

78오름돌 | 최재령 기자 | 2014-09-25 19:46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현대 사회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흐르는 강물에서 노를 젓지 않는 것과 같다. 조직이나 집단도 마찬가지다. 항상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렇듯 당연한 이유에서다.변화와 혁신을 외치더라도 정작 바꾸기는 쉽지 않다. 관습과 규칙이 도사리고 있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는 관성도 작용한다. 리더가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소극적인 움직임에 그칠 때가 많다. 항상 해왔던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온고지신을 실천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기합리화의 함정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성공한 기업들은 커다란 변화와 혁신 속에서 성장한 경우가 많다. 큰 변화 속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리더의 각성 때문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익숙함에서 탈피하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이 진행하고 있는 QSS(Quick Six Sigma)가 좋은 예다. 공간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물품의 배치를 옮기고 정리ㆍ정돈한다는 목적 이외에도 QSS는 구성원이 직접 참가한다는 속성을 지닌다. 이전에는 적응해버렸을 상황을 이제는 불편하게 느낀다. 구성원들이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자발적인 문제의식은

78오름돌 | 신용원 기자 | 2014-09-03 18:28

최근 대한민국에 안 좋은 소식이 너무 많다. 더는 부연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두에게 충격을 준 심각한 소식들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찢어놓는 것은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는 지도자, 리더만큼은 책임감을 가지기를 바란다. 결국,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지도자의 가장 기본 덕목은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위가 없는 책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도 있을 수 없다’는 막스 베버의 말은 권위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멀고 먼 이야기다. 책임감이 국가라는 거대한 단체의 리더에게만 필요한 덕목은 아니다. 작은 모임의 일개 조직원에게도 위치에 맞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신문사에서 배운 소중한 배움 중 하나이다.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신문 기자를 거치며 학생 기자라는 직함을 단 지 7년 차가 되어가지만 언제나 ‘학생’에 숨어 ‘기자’라는 책임감을 가졌던 적이 없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즐겼을 뿐, 내 위치에 따르는 책임은 지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고는 ‘나는 그저 즐거워서 일하므로, 조금 헐렁해 보일 수 있다’며 자신을 포장하곤 했다. 그러나 대학신문사에 들어오면서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4-06-04 12:49

독수리가 새끼를 키우는 방법을 아는가. 독수리는 벼랑에 집을 지어 새끼에게 음식을 일일이 먹여주며 정성껏 키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는 새끼를 집 밖으로 밀어내 떨어지도록 만든다. 어미의 무관심에 당황하는 새끼는 떨어지는 동안 살기위해 최선의 날갯짓을 한다. 그리고 어미는 새끼가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 구해준 뒤 다시 떨어뜨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시련을 겪은 후 새끼는 힘찬 날갯짓을 할 수 있는 완전한 독수리로 성장한다.새끼 독수리처럼 많은 사람들은 무관심을 두려워하고 자신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물론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관심도 있지만,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상대에게 관심을 주며 자신도 그만큼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상대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을 주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상대를 위한 자신의 관심이 오히려 간섭과 구속이 되고 독수리의 이야기와 반대로 상대의 성장을 방해하게 된다.필자는 가끔씩 지나친 관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 신입생이 입학한 지 세 달이 되가는 현재도, 많은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고 있다. 학업ㆍ이성ㆍ인간관계와 관련된

78오름돌 | 최재령 기자 | 2014-05-21 14:40

포항에 아침 해가 뜨면 학생은 기숙사에서 눈을 뜬다. 기숙사에서 눈을 뜬 그 학생은 하루의 시작을 대학에서 한다. 그리고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 돌아와 다시 잠을 청한다. 일과도, 하루의 끝도 모두 대학에서 이루어진다. 누가 뭐라 해도 학생은 대학의 구성원이다. 그리고 또 이와 비슷하게 일과를 대학에서 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교수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에 집중하는 교수도 누가 뭐라 해도 대학의 구성원이다.하지만 이들과 같이 학교에서 일과를 시작하고 끝을 내는, 또 다른 구성원이 있다. 바로 ‘직원’이다. 직원들은 대학본부나 각 학과 및 부속기관 등에서 근무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교수나 학생들처럼 우리 눈에 띄지 않는다. 학교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교수와 학생 수는 게시되어 있지만, 직원에 관한 정보는 대학기구표에 들어가야만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우리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직원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우리들에게 노출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교수나 학생은 ‘수업’이라는 시간을 통해 직접적인 만남을 하고 서로 간의 교제가 이루어진다. 눈에 자주 보이는 만큼, 친숙함이 느껴지며 항상 우리를 돕

78오름돌 | 김현호 기자 | 2014-04-30 17:07

중간고사 기간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학기도 중반에 접어든다. 야무지게 세워놓았던 목표도 덩달아 흐릿해진다. 매주 학업으로 채워진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과제 등 해야 할 일은 많다. 하지만 동아리나 과모임도 없는 것은 아니어서 꾸준히 참석해야 할 자리가 있다. 우리대학 학우들을 보면, 이 시기에 탈진을 동반한 무기력증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무기력증이란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며 탈진이란 의욕이나 열정이 급격히 소진돼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한다. 학기 초에는 학업 등의 부담이 많아도 다짐과 열정으로 견뎌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과중한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다보면 결국 지칠 때가 오고 ‘쉬고 싶다’는 메시지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곧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 오면 결국 완전히 지쳐서 맥이 빠지는 탈진을 경험한다.그렇다면 무기력증과 탈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을 통한 방법을 제안한다. 몰입이란 ‘완전히 빠져들어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할

78오름돌 | 신용원 기자 | 2014-04-09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