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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창작자는 닮았다. 혹자는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명백한 사실을 주로 다루는 기자와, 세상에 없던 것을 상상해내는 창작자가 어떻게 닮을 수 있느냐고.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같다고. 단지 출처가 현실이냐 허구냐의 차이일 뿐이라고.한때 작가를 꿈꿨다. 내가 만든 세상에 내가 상상한 이야기를 펼치는 일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중학생 때 매일 컴퓨터에 앉아 원고지 스무 장씩 채워 넣었던 기억, 습작이 담긴 USB를 잃어버리고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펐던 기억이 여전히 뚜렷하다. 아직까지도 그때만큼 오래도록 몰입했던 활동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유일한 꿈은 아니었다. 마지막에 선택한 진로는 연구자였다. 자연히 발걸음은 우리대학을 향했다. 대신, 마음속으로 한 가지 새겨뒀던 조건이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취미로든 어떤 형태로든 글과 가까운 삶을 살자는 조건이었다.나는 그 조건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글을 쓰는 단체 중 그 어느 곳도 대적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멋지다고 할 수 있는 신문사의 존재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수습기자가 됐다. 주먹구구로 쓰

78오름돌 | 하현우 기자 | 2017-09-06 22:56

‘선진국 수준의 낮은 교수 대 학부 학생 비율 1:5.4명’, ‘학생 1인당 연간 교육투자비 8,400여만 원’, 우리대학 건학이념에는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명시돼있다.나는 한 학년이 300명 남짓의 소수 정예가 모인 우리대학을 매우 좋아한다. 작년에 졸업한 고등학교에 가서 우리대학을 홍보 할 때도 “입학하면 고등학교 같다”, “인원이 적어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이다” 등을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종합대에 진학한 친구들에게 “평소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대부분 함께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들과 놀거나, 같은 학과 동기 몇 명과 함께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업과 관련한 고민은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KAIST는 종합대보다 인원은 적지만 여전히 서로의 동기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타 대학보다 서로 돈독하고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3년간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했다. 2번의 축제준비위원회와 2번의 새내기새로배움터준비위원회를 하면서 나와 비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7-05-24 16:55

일부 언론과 전문가는 ‘선제타격’이 단순한 가짜 뉴스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폭격해 핵 개발 야욕을 좌절시킨 바 있다. 실제 사례가 있는 만큼, 선제타격 담론을 가짜 뉴스로 폄훼하기보다 왜 현시점에 논의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우선, 선제타격은 북핵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등장했던 주요 북핵 대응 전략임을 인지해야 한다. 1993년 3월, 북한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했다. 하지만, 1년 후 북한은 핵연료 추출(당시 미국의 레드라인)을 감행했고, 미국은 북한 폭격을 계획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하여 핵 개발 동결 및 북미 대화 재개 합의를 이루지 않았다면,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실제 폭격을 감행했을 것이다. 2002년 10월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했을 때도, 미국은 북한 폭격을 고려했다. 이러한 선례와 북한의 핵무기 기술력이 고도화된 점을 종합하면,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북 선제타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북핵 문제에 있어, 대응 전략은 ‘조건 없는 대화’, ‘자유 방임’, ‘제제와 압박’, ‘무력 사용’ 이렇게 크게 네 가지다. 이

78오름돌 | 하현우 기자 | 2017-05-03 17:30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 소추안을 인용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작년 10월을 시작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고 134일 만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되고 정부는 탄핵 확정일로부터 60일 후인 5월 9일을 조기 대선일로 발표했다. 대선 후보들은 짧은 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많은 표를 얻기 위해 더욱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려는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네거티브(Negative) 정치이다. 네거티브는 부정적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사실이 아닐지라도 일단 헐뜯고 보는 방식의 정치를 말한다. 후보들의 다운 계약서 작성, 병역 문제, 탈세 의혹 등이 주로 네거티브 정치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네거티브 정치의 목적은 상대방 후보의 이미지에 손상을 줘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것인데, 실제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큰 효과를 보여 후보들이 자주 사용하곤 한다. 정치광고를 연구하는 웨즐레얀 미디어 프로젝트(Wesleyan media project)에 따르면 2012년 미 대선에서 오바마의 광고는

78오름돌 | 이승호기자 | 2017-04-07 10:44

초등학생 때, 우리가 대학생이 되면 엄청난 양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감당하지 못 해 학자금 대출에 손을 뻗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학자금 대출은 대학교 졸업 이후부터 차근차근 갚아나가야 하지만, 취업난 때문에 취업을 못해 돈을 갚지 못하면 우리는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오던 10살에게 이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뉴스를 볼 때도 여러 뉴스에서 취업난을 강조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신용불량자’라는 타이틀만이 크게 와 닿았다.미래에 대해 두려워하며 초등학생이던 나는 중학생이 됐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이끌어준 길을 따라 다녔고, 집에서는 부모님께서 가르쳐준 길로만 끌려 다니며 어른들에게 의존하며 살아왔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서 외부 대회를 추천해 주셨고, 더 나아가 과학고등학교 진학을 추천해 주셨다. 그분들께서 해주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내 장래는 밝다는 생각도 하며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고등학교에서의 나는 의존적인 모습을 버려야 했다. 의존적이지 않았던, 각자의 길을 찾은 친구들은 각자 진로에 맞는 외부 대회를 찾아 나가곤 했다. 그렇지 않

78오름돌 | 박지후 기자 | 2017-03-15 02:08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나 또한 신입생으로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 지금은 2학년을 시작한 재학생으로서 입학 후 1년 동안 느꼈던 점과 앞으로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나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비평준화 일반고를 나왔다. 나름 서울에 있는 주요대학도 꽤 보낸다는 학교지만 내가 재학 중일 때는 주로 수시보다는 정시, 즉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였다. 나 또한 주변 친구들을 따라 수능 준비에 몰두했다. 시중에 나온 온갖 문제집은 모조리 사서 풀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토록 준비했던 수능은 수학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바람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감사하게도 ‘붙으면 좋고’하는 심정으로 지원했던 수시전형으로 우리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아마 수능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랐던 내신 성적을 입학사정관님께서 잘 봐주신 것 같았다.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내 수준보다 높은 대학에 운 좋게 붙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들어오고 보니 역시 쟁쟁한 과학고, 영재고 등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일반고 출신 학우들도 그랬겠지만, 대학 수업들은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78오름돌 | 박준현 기자 | 2017-03-01 19:51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며 다채로운 경험들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그들은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자신감이나 결단력이 출중한 것으로 보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과 ‘내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다분히 충돌이 예상된다고 생각했다. 후대 사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 또한 나이 일흔에 이르러서야 종심(從心: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음)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다.지난 2년간 포항공대신문사에서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까지 좋은 환경 속에서 활동했다. 힘들 땐 힘이 되고 기쁨도 나눌 수 있는 든든한 편집장과 동기 기자 그리고 새로 들어온 수습기자들, 항상 부족한 나에게 관심 써 주시는 주간 교수까지 모두가 소중했다. 나는 포항공대신문사에서 보도부에 소속되어 기자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기간 기획기사를 작성하는 데 할애했다. 기획기사 작성은 우리대학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시간을 투자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인사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내가 취재한 정보 중 기사 내용에 실을 수 있는 내용은 항상 한도가 있고, 이에 따른 정보 전달 부족은 편집

78오름돌 | 김기환 기자 | 2017-02-10 20:16

방학을 맞이하고 며칠이 지났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시간이 2주나 지나갔다. 새로운 해를 곧 맞이할 것을 기대하며 방학을 돌이켜보니 정말 한 일이 없다. 주 중에는 학점교류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와 저녁 먹고 침대에 들어가고, 주말에는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 시각이 되면 친구들을 만나 집 근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따금 나 자신이 지나치게 잉여인 건 아닌지 방학을 이렇게 지내도 될지 자책이 들 정도이다.방학이면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떠나 견문을 넓히고, 학기 중에는 바빠서 못 했던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원하는 몸을 만들어가고, 전공 공부를 우선시하느라 소홀했던 외국어 공부도 하고, 다양한 도서를 읽으면서 이공계가 아닌 다른 세상을 접해보는 등 나 자신에게 도움 되는 활동들을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이 이러한 일들을 할 예정이라며 방학 계획을 말하면 왠지 부럽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하는데 나만 안 하게 되니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는 생각이 든다.생산적인 활동들이 재미있고 유익하고 내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여행보다는 집에서 낮잠이 더 좋고, 책 읽는 것보다 TV 드라마나 만화 영화를 보는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7-01-01 17:19

내가 수능을 치고 대학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불현듯 세월의 빠르기에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랐던 것은 두 살 어린 내 동생이 이제 수능을 치고 대학을 갈 나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19년간 수능이라는 이름의 단 하루만 보고 살았던 지난 시간, 사실 그때만 해도 정말 수능을 치고 나면 모든 걱정거리가 다 끝나고 해결될 거라고 막연히 믿었던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수능 공부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거대한 시련을 넘은 지 2년, 내 생활은 날로 게을러지는 것 같다.수능 하루 전, 동생에게 응원 전화를 한 후 잠깐 생각에 빠졌다. 수능이 도대체 뭐길래 나를 그토록 집중하고 빠져들게 했던 것일까? 솔직하게 지금의 내 삶을 말하자면, 온 시간표가 과제, 수업 그리고 조 모임으로 덕지덕지 칠해져 있다. 너무나도 바쁘지만 그렇다고 내가 모범생의 자세로 공부만 하며 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전체 수업의 40% 정도는 집중하기보다는 적당히 들어주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수업을 준비하거나 아침을 챙겨 먹고 있지도 않다. 주말이면 일상화된 늦잠 때문에 침대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것들을 종합해서 말하자면 너무나

78오름돌 | 명수한 기자 | 2016-12-07 11:24

고등교육법 제28조에는 대학이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곳이라 정의한다. 학생 스스로 배움을 목적으로 하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야 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학생은 단순히 수업을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교육을 위해서는 선생이, 대학에서는 교수가 필요하고, 학생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선생은 학생의 배움을 도와주는 서포터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선생 중심이며, 대학 입시에서 주요하게 생각되는 지식을 비판 없이 수용하도록 학생을 훈련한다. 학생은 선생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고 외우는 데 급급하다.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고등학생 생활을 마치고 대학생이 되면, 대학 수업에서도 여전히 수업 내용을 받아 적고 외운다. 수업시간은 교수의 말을 ‘경청’하는 학생으로 가득하다. 간혹 질문하는 학생이 있지만 늘 그 학생만 말한다. 다른 학생은 질문하지 않고 수업만 듣고도 온전히 내용을 이해한 것일까? 아니라면 왜 입을 열지 않는 것일까?앞서 말했던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수용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질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11-09 20:13

“이불 밖은 위험하다.” 요즘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유튜브, 다음팟, 아프리카TV, 트위치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특별한 장비가 없더라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는 우리가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시작한 유튜브 서비스는 2006년 구글이 인수한 이후 10년간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수천만 명이 동영상을 매일 이용하면서 그에 따라 유튜브에 새롭고 재밌는 동영상을 올리는 창작자도 늘어났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스트리밍 방송인이 늘어났고, 경쟁을 통해 수많은 즐길 거리가 생겨났다.이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모두가 길거리, 집, 건물 안에서 인터넷을 즐긴다. 자투리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기보다는 좀 더 유쾌하게 보낼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 루리웹, 웃긴대학, 아이러브사커 등 커뮤니티는 이용자 수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유머, 정보, 사진, 동영상이 올라왔고, 밈(인터넷의 유행 요소)은 현시대의 주요 문화가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

78오름돌 | 김윤식 기자 | 2016-10-12 17:23

2년 전, 세월호 침몰로 국민이 정부의 무능함에 느낀 분노와 슬픔은 엄청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당해 11월 정부는 안전행정부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전부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에 따라, ‘종합적이고 신속한 재난 안전 대응 및 수습체계 마련’을 목적으로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를 신설했다.올해 7월 5일 오후 8시 30분경, 울산 동구 동쪽 62km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일어났다. 바다 밑에서 일어났기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해당 지진은 당시 12년 만의 큰 지진이었다. 우리대학에서도 진동을 확실히 느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는 지진이 일어난 지 17분 뒤에서야 발송됐다. 박인용 안전처장은 해당 지적에 대해 “지진 문자 매뉴얼을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이달 12일,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본진은 관측 이후 최대 규모로, 그 진동은 전국에서 감지됐다. 사람들은 전에 없이 위기감을 느꼈고, 카카오톡과 전화 트래픽이 폭주했다. 하지만, 안전처는 미숙한 대처로 신속한 정보 전달에 실패했다. 긴급재난문자는 전진(前震)이 발생한 지 8분이 지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6-09-28 22:53

어느새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설렘보다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방학 중 집에서라면 부모님의 모닝콜을 듣고 먹은 맛있는 아침밥도, 어느 때나 눕고 낮잠을 즐겼던 시간도, 주말 저녁이면 가족들끼리 함께 보며 웃었던 코미디 프로그램도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모두 놓고 왔다. 이제 남은 것은 아침 9시에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 찾아가야 하는 강의실, 매일 아침 운동으로 78계단을 오르는 일, 점심을 먹고 수업에서 졸까 봐 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잠과 싸우는 일 그리고 수업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거르게 되는 끼니들뿐이다. 가끔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본다. 그러나 취미생활도 하는 동안 잠시 즐거울 뿐, 수많은 과제와 시험공부들이 다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금도 이따금씩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내 개인만의 문제라면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학생 중 일부는 개강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친구들과 포항은 정말 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공감이 된다. 신입생들의 수강 과목을 조사한 이전 포항공대신문 기사를 봤을 때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우리대학의 수업 과정이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6-09-07 17:55

얼마 전 개강 총회로 술을 마시면서 새로운 학기를 맞이했는데 곧 기말고사 시험을 보고 학기가 끝난다. 중간고사를 못 본 자신에게 ‘그렇게 잘 때부터 알아봤다, 그렇게 의지가 부족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라고 채찍질하며 기말고사 때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말고사가 한 걸음씩 다가오는 지금도 다음 날 아침이면 ‘밤새워 공부하기로 해놓고선, 어제 왜 그렇게 일찍 잤느냐고, 지금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자신을 스스로 몰아붙인다.이때 만약 누군가 “너는 지금 대학생활이 행복하니?”또는 “대학생활이 만족스럽니?”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계속해서 무기력해지고,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생활하던 중에, 문득 이렇게 어영부영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중에 결국 답을 찾았고, 답은 뜻밖에 간단했다.첫째는 그동안 나 자신에게 너무 모질게 대하며 살아왔다. 친구가 시험을 못 봐서 우울해할 때는 친구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거다”라고 말하고 “이왕 엎질러진 물, 계속 우울해할 수는 없으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기분이나 풀자”라고 위로하면서, 내가 시험을 망쳤을 때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6-06-01 11:37

룸메이트가 장난삼아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 조만간 가루가 될 것만 같아”고등학생 때 즐기지 못한 모든 활동을 대학생이 되어 가능하면 모두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된 작년부터 차근차근 일을 벌여오기 시작했다. 처음은 신문사였다. 글을 쓰고 싶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동아리와는 다른 분위기를 체험하기 위해 학생 기자가 됐다. 다음은 축제 준비 위원회였다. 1학년이기 때문에 큰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축제 당일에만 열심히 일했을 뿐이었다. 축제 준비 위원회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준비 위원회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 1학년 1학기는 내가 얼마만큼 일을 벌일 수 있는지 간 보는 일명 ‘맛보기 단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여름방학 때는 처음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대외활동을 갔다. 국내외 대학생들이 모여서 2박 3일을 함께했다. 1학년 2학기가 되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1학기보다 학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고, 내가 즐기고 싶은 모든 활동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가 보고 싶어 새벽에 영화관에서 2편을 연속으로 보기도 했고,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05-04 17:18

필자는 현재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2학년 1학기의 평범한 포스테키안이다. 이 과목 조교 수업 때는 2주에 한 번씩 퀴즈를 본다. 이는 성적에 반영되는 지표로 쓰인다. 최근 독감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퀴즈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조교로부터는 ‘재시험은 없다’, ‘0점 처리하겠다’라는 이야기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조교들이 자신이 맡은 과목과 일에 대한 책임의식의 부재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다음 이야기는 독감을 앓고 난 다음주 해당 전공과목 조교시간에 필자와 조교가 나눈 대화다. 이전까지는 모든 교수님께서 출석을 인정하겠다고 말씀해주시고, 건강은 괜찮은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전공과목 연습시간 조교께서는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이셨다.학생(본인): 지난주에 독감으로 외출금지를 학교에서 내려 부득이하게 퀴즈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까요?조교: 그걸 왜 제게 말하나요?학생: 조교님께서 담당하시는 일이 아니신가요?조교: 지금 지난주에 퀴즈 못 본 사람이 한두 명인 줄 아세요? 같은 교수님이시면 다행이지만 다른 교수님 분반에서 퀴즈를 본 학생들도 있습니다. 개인 사정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습니

78오름돌 | 김기환 기자 | 2016-04-06 17:21

“대학교에 가면 고3 때의 반만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최선을 다해.”고3, 대학입시를 앞둔 내가 선생님들께 너무도 자주 들은 말이다. 반면 “대학교에서는 공부 경쟁이 고등학교보다 더해. 방심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며 겁주는 선생님들도 계셨다. 한편, 내가 우리대학에 진학하기로 확정한 뒤에는 모든 선생님이 “가서는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할 거다”라고 하셨다.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곳에 입학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지만, 항상 공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기도 했다.실제로 우리대학에서 첫 달을 보내며 느낀 것은, 재미보다는 스트레스였다. 3월 내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분반, 과, 동아리 개강 총회와 대면식 일정이 잡혀있었다. MT를 갔다가 오면 주말은 끝나 있었고 과제는 쌓여있었다. 욕심이 많아 여러 자치단체, 동아리에 들어갔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자연히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솔루션을 보면서 과제를 했고, 수업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하더라도 ‘시험 기간에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학기 내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6-03-24 12:09

우리나라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대학 입학 후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필자 또한 로망이 있었는데 친구와 유럽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수능 공부에 지쳤을 때 친한 친구들과, 대학을 가면 꼭 함께 유럽여행을 가자고 약속하며 즐거울 미래를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로망들은 대학 입학 후 서서히 잊히기 마련이다. 학업과 과제 등 대학생활에 열중하다 보면 여행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렇게 로망이 로망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그럴 뻔했다.작년 2학기 중간고사 이후, 포항에서의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진심으로 ‘탈 포항’을 바라게 됐다. 대학생이 되어 맞이한 첫 방학을 계획 없이 지내서 그런지 다가오는 겨울방학만큼은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강했다. 그래서 여행을 약속했던 그 친구에게 연락했다. “우리 이번 겨울방학에 유럽 가자!”더 미루다가는 영영 로망으로만 남을 것 같았기에 당일부터 바로 비행기 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기에 2주간의 긴 비행기표 탐색을 마치고 재빨리 예매했다. 그 후로 여행할 나라와 도시, 도시별 여행 기간, 호텔, 기차 등을 예매하였고 2학기가 끝난 후로 세부 일정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고 싶은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03-09 20:05

최인철(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소장) 씨의 저서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에서 나온 연구는 나와 타인의 관계의 미묘함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몇 번 정도 만나면 그 상대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몇 번이나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적게 걸린다고 보고했다. ‘나’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단순한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자기 자신은 ‘복잡한 존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관대한 점은 어쩔 수 없는 자기 보호 본능이다. 하지만 남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는 까다롭지만 내가 남을 판단하기는 쉽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이기 불편할 수 있다. 자신에게 객관적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객관화는 자신과의 관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이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복잡한 내면을 공유해야 한다. 만약 남들이 나에게 “쟤는 머리가 나빠”라고 한들 우리의 사고 속 방어기제는 “나는 수학만큼은 너희보다 잘해”라고

78오름돌 | 김윤식 기자 | 2016-02-19 18:22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1월 4일 제30대 총학생회장 자격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석하게 됩니다. 항상 학우들의 관심 밖인 등록금 문제이지만, 학우들이 믿어 준 총학생회라는 자리에 있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전국 등록금 캠프에 참가해 등록금 산정과 고등교육법 관련 자료를 공부하고, 또 학교의 여러 재정 수치들을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 건, 자부심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것일수록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는 포스텍이 이룬 성과들을 본의 아니게 무시하곤 합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의 연구 성과뿐 아니라 장학 제도와 선진화된 재정 시스템 역시 자랑인데도, 많은 구성원들이 이를 자각하지 못합니다. 이 나라의 어떤 사립대학이 279만 원에 불과한 한 학기 등록금을 가지고 있습니까. 심지어 많은 학생들은 이 금액마저 면제받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대학은 학생 1인당 8,500만 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지불합니다. 2,000만 원 근처를 쓰는 고려대나 2,700만 원 근처인 연세대의 4배, 3배에 달합니다. 사립대 대부분이 학교 운영 자금의 절반 이상을 학생 등록금에서 얻어낼 때, 포스텍의 등록금 의존율은 13.7%에 불과했습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6-01-01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