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01건)

자연적인 것이 가장 좋다는 사상이 있다. 자연법칙을 발견해 자연을 우리 뜻대로 움직이고자 하는 자연과학도로서는 과연 자연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과학자의 이상은 자연을 파괴함이 없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있다. 그런데 자연에 돌아가 사는 것이 가능한 것은 발달한 과학기술 덕이다. 사회에 부가 쌓여있지 않으면, 동물처럼 온종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생산하느라 바빠, 해외여행 등 여유 있는 인간적인 삶은 불가능하다. 어떤 사람들이 산과 들에서 자연적인 삶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도시와 공장에서 생필품을 생산하며 비자연적인 삶을 살기 때문이다.자연은 우리를 죽이려 한다. 수두 홍역 천연두 파상풍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등 헤아릴 수 없는 질병과 지진 해일 폭풍 기상 이상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로 죽이려 한다. 기근과 가뭄도 있다. 이것들을 용케 피한다 해도 예기치 못한 재난이 닥친다. 6500만 년 전 백악기의 소행성 충돌은 공룡 등 지구상 생물을 거의 다 죽였다. 지금도 소행성 충돌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이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사설 | . | 2018-02-09 13:48

올해는 포스텍(당시 포항공대)이 설립되는 데 모체가 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의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68년 4월 1일에 창립된 포스코는 우리나라 최초의 일관 종합철강회사로 낙후됐던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포스코는 설립 이후 제철소의 조기 건설 신화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이루면서 창사 이래로 계속 흑자를 냈다. 설립 2주년 기념일인 1970년 4월 1일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거행했다. 그 뒤 3년에 걸친 오랜 노력 끝에 포항제철은 1973년 6월 19일 연간 103만 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춘 제1기 제철소 설비의 건설을 완료했다. 설립 초기부터 포스코는 일본 기술을 도입해 추가 제철소 설비 건설과 생산 확대를 반복하며 지속해서 성장했다. 제철소 규모 확대는 물론 제1기 제철소 설비에서 결여되어 있던 연속주조법과 복합 취련을 추가로 도입해 놀라운 기술 진보를 이루었다. 포스코가 설립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애초에 기술을 제공했던 일본은 한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경계했다. 이러한 일본의 태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포스코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섰다. 우선 포스코는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와 기술

사설 | . | 2018-01-01 19:49

4차 산업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대학교육 혁신의 필요성은 더 폭넓은 사회적 공감을 받고 있다. 외국의 MOOC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K-MOOC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열린 글로벌 공간에서 수많은 교육 콘텐츠가 유통되고 교육의 다양성과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다. 플립드 러닝, 액티브 러닝과 같은 활발한 토론과 팀 학습을 통하여 자기 주도 학습을 실현하는 교수-학습 모델 또한 확산되고 있다. 빠른 지식과 기술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한 시기이다. 그간 우리대학 교육의 차별성은 소수정예주의에 힘입은 바가 크다. 낮은 교수 1인당 학생 수의 이점을 살려 지도교수 제도 아래 면담과 회식 등을 통한 긴밀한 지도가 이뤄졌다. 1학년 기초 공통과목에서도 대규모 강의를 지양하고 학생들을 분반으로 나누어 비교적 소규모 강의를 추구해왔다. 또한, 많은 강의가 시간강사가 아닌 전임교수들에 의하여 이뤄졌다. 여러 실험과목도 여러 명이 한 조를 이루어 실험하는 방식이 아닌 2인 1조 혹은 개인별 실험 수업을 진행해왔으며 그에 걸맞은 실험기자재를 갖추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학과별로 다양한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또한 제공해왔으며, 학교 수준에서도

사설 | . | 2017-12-06 01:11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면이 있다. 남의 말을 너무 잘 믿는다. 얼마 전 국내 신문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기(詐欺)와 무고(誣告)가 우리보다 인구가 2.6배나 되는 일본의 10배나 된다고 한다. 사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는 말이고, 무고가 많다는 것은 남들이 자기의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말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정신없이 사 먹는다. 오래전에 인진쑥이 그다음에는 오가피가 좋다고 열풍이 불었다. ‘왜 좋냐’고 물어보면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그냥 몸에 좋단다. 산수유 건강제품 사장이 텔레비전 광고에 나와서 “남자 몸에 좋긴 좋은데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해서 대히트를 쳤다. 사람들은 ‘(사장이) 그 정도만 말해도 어디에 좋은지 우리는 다 안다’며 즐겁게 샀다. 하수오(何首烏)도 열풍이 불었다. 남자에게는 까마귀처럼 까만 머리가 나게 하는 발모 작용이 있고 여성에게는 여성 호르몬을 보충해 준다는 소문이 났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열풍이 식고 별 관심이 없다.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좋은지 물어보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다. ‘얼마나’ 좋은지가

사설 | . | 2017-09-06 22:58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였던 잭 트라우트(Jack Trout)와 앨 리스(Al Ries)는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포지셔닝은 소비자의 마음 또는 인식에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특정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강화하거나 변화시키는 전략이다. 많은 경쟁 제품 가운데에서 기억에 확실히 남는 것이 있다면 그 브랜드는 포지셔닝 측면에서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포지셔닝이란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자사의 제품이 경쟁제품에 대비하여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우위 혹은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마케팅 용어인 포지셔닝은 여러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방법 혹은 대처방법으로 흔히 인용된다. 예컨대, 아산병원의 성공을 포지셔닝 관점에서 살펴보자. 1989년 개원한 아산병원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유수의 여러 대형병원의 역사와 전통에 못했지만, 현재 의사나 기타 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어느 병원이 1위냐고 질문하면 많은 분이 아산병원을 이야기한다. 시중에 떠도는 다음과 같은 말은 아산병원의 포지셔닝을 함축적으로 잘 드러낸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단받고, 아산병원에서 수술하고 삼성병원에서 장례 치른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고의 의과대학으로서 여러 진단에서

사설 | . | 2017-05-24 17:27

우리대학은 개교 초기부터 산학 협동과 소수 정예의 연구 중심대학을 대학의 이념으로 표방하여 왔다. 이런 정신은 1987년 4월에 확정된 포스텍 건학 이념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포항공과대학은 우리나라와 인류사회 발전에 절실히 필요한 과학과 기술의 심오한 이론과 광범위한 응용방법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지식과 지성을 겸비한 국제적 수준의 고급인재를 양성함과 아울러, 산·학·연 협동의 구체적인 실현을 통하여 연구한 결과를 산업체에 전파함으로써 사회와 인류에 봉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이미 1985년 8월 중순 박태준 설립이사장은 해외 과학자 유치를 위한 인사말에서 “새로 설립될 포항공과대학은 저명교수 초빙, 국제적 수준의 교육시설 구비, 산·학·연 협동체제 구축 및 정예소수인재 선발로 면학과 연구를 위한 제 여건을 완비하여 첨단 및 과학기술의 기초·응용분야를 교수 연구하고 장차는 대학원 중심의 연구위주 대학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라고 천명한 바 있었다.소수 정예의 작은 대학 전통은 故 박태준 설립이사장이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1985년 5월 미국의 대표적인 연구중심대학이었던 칼텍을 방문하면서 구체화된

사설 | . | 2017-05-03 17:31

연구자로서 우리의 사명은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이다. 가치의 형태는 다양하다. 전혀 새로운 과학적 원리의 발견일 수도 있고, 이미 알려진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새로운 응용일 수도 있으며, 이미 나와 있는 해법을 획기적으로 절감된 비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과 공학의 성격에 따라 연구자로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가치는, 탁월한 논문으로 세상에 나올 수도 있고, 학회에서의 훌륭한 발표가 될 수도 있으며, 벤처 투자자들이 탐내는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다. 가치의 형태는 다양하나, 궁극적인 목표는 유용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치의 정의에 따르면 뭔가 쓸모 있고, 중요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 가치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제한적이라면, 바꾸어 말해 나에게만 유용하거나,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만 의미 있는 일이라면, 좀 더 솔직하게 말해 나의 학문적 업적, 내 연구실의 실적에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소소한 가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치의 크기가 클수록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드는 데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사설 | . | 2017-04-07 10:45

지난 10일 오전에 헌법재판관 8인의 전원 일치 판결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탄핵되어 파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글쓴이의 탄핵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 여부를 떠나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성숙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글쓴이가 대학을 다니던 약 25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 한 일이다. 25년간 대한민국은 좋은 방향으로 (혹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정말 많이 변했다. 우리대학도 30년 전 설립 후 눈부시게 발전했으나, 설립 초기부터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제도가 하나 있다. 대학원생의 수료 제도에 대한 것이며, 요즘 이에 대해 우리대학 포비스 게시판에 대학원생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다른 대학에는 대부분 있는 박사과정 학생의 일반 수료 제도가 우리대학에는 없으니 이를 개선해 달라는 요청을 한 대학원생이 발의했고, 많은 대학원생이 이에 대한 동의를 댓글로 표현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서 수료란 박사 과정 학생이 수업 수강, 박사과정 자격시험 통과 등 박사 학위 논문 심사 통과만 남기고 졸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다 마쳤을 때 부여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수료하고 나면 더 이상 수업을 들을 수 없고 대신 대학에 내는 등록금이 상당히 경감된

사설 | . | 2017-03-15 02:08

해마다 2월과 3월은 대학의 학사일정에서 졸업식과 입학식이 각각 진행된다. 우리대학은 오늘(10일) 졸업식이 진행되고, 일주일 후인 17일에는 입학식이 예정되어 있다. 인생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하지만 약간은 상반되는 두 주요 대학 행사의 주인공들은 어떠한 감정 상태에 놓여 있을까. 아마도 졸업식과 입학식에 참여하는 학생들 모두 쓰면서도 달콤한 (bittersweet) 감정을 공통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사의 주인공들은 개인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흥분감, 자랑스러움, 향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 등의 긍정적 감정과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또한, 동시에 대학과 고등학교를 떠나는 섭섭함 그리고 앞으로 닥칠 미래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한 약간의 두려움, 불안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긍정과 부정의 혼합(mixed)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상황은 우리 인생살이에서 간혹 느끼는 독특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새로운 출발점에 선 우리대학의 졸업생들과 신입생들은 향후 펼쳐질 미래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따라올 수 있는 기대감, 흥분감 등의 긍정 감정 상태에 초점을 두 길 바란다. 이러한 긍정적 감정은 본인들이 설정한 장단기

사설 | . | 2017-02-10 20:16

바야흐로 ‘소프트웨어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외에서 우수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구하려고 난리다.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의 유명 소프트웨어 회사에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이제는 흔하다. 국내 대기업도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훌륭한 소프트웨어 인력을 찾지 못해 아우성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PC,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등 우리가 아는 ‘컴퓨터’ 외에도 모든 장치에 컴퓨터가 들어가는 시대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다. 소프트웨어 시대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처는 그간 어땠을까? 우리대학에서 필자는 CS101이라는 신입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과목 중의 하나인 프로그래밍 입문 과목을 한동안 가르쳤다. 지금도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이라는 여러 학과 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는 과목을 가르친다. 다른 학교 교수들과 학부 프로그래밍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문제는 필자가 대학생이던 25년 전과 비교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 사이에 컴퓨터 환경은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참고로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심지어 인터넷도 없었다. 우리 포항공대 학생은 일반적으로 똑똑하다.

사설 | . | 2016-11-09 20:14

모든 가치(Value)에 마땅한 가격(Price)을 부여하는 역할은 소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수행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가치를 창출한 사람들에게는 마땅한 가격만큼의 보상을 주고 그 가치를 누리는 사람들에게는 지불한 가격만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어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며 혁신을 도모하는 고마운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신비한 능력을 가진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는 다름 아닌 나와 또한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손의 모임이다. 그리 생각하고 보면 그 손이 고맙긴 하지만 그리 미덥지만은 않다. 사실, 어떤 가치에 가격을 부여하는 일에는 항상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대학에서 교수가 학생들의 요모조모를 보고 학점을 주는 일에도 결코 작지 않은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가치에 마땅한 가격을 부여하는 일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막중한 책임이 담겨있다 하겠다. 사실,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90년대 말 외환 위기와 2000년대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소수의 탐욕으로 왜곡된 시장의 외환과 부동산의 가격이 우리에게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게 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이 두 사례들에서

사설 | . | 2016-10-12 17:24

윤리(倫理)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도덕(道德)과 맥락을 같이 하지만 보다 행동 규범적 성격이 강하다. 얼핏 마음자세 정도와 연관된 것으로서 물질세계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으나, 요즈음 연구 윤리/생명윤리/기업윤리/공직윤리/정보통신윤리, 그리고 윤리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윤리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정하고, 이를 어길 때에 사회적으로 징계와 처벌을 가하는 것을 보면, 윤리가 물질적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것임이 확인된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기준은, 독재자처럼 소수의 권력자가 다수에게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구성원의 합의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역시 다수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상식적 기준이 윤리의 기본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상으로 하는 행동에 따라 윤리적 행동의 구체적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윤리의 보편적 기준이란 분야에 상관없이 인간의 양심적 판단과 기본적 인권이 존중되는 것이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존중까지를 바탕으로 한 공정성이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윤리의식이 파괴되면,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설정되는 행동기준을 스스로 왜곡하고 또 자신과 타인에

사설 | . | 2016-09-28 22:53

한국 사람들은 목이 탄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이웃 국가 일본은 벌써 21개나 탔다. 문학상과 평화상까지 하면 24개이다. 우리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우리는 일본에 문물을 전해주었다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일본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유교와 불교는 백제가 이른 시기에 전해주었지만 (각각 4세기와 6세기), 성리학은 늦은 시기인 가마쿠라 막부(1185-1333) 때 중국으로부터 전해졌다. 일본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16세기 말에 이미 조선을 앞질렀다. 도쿠가와 막부 시절에 일본을 방문한 통신사 일행은 일본의 풍요로움에 놀랐다. 일본열도는 넓이도 한반도보다도 크고, 인구도 역사 이후 내내 한반도를 앞질렀다. 일본은 성리학이 발달하지 못했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볼모로 끌려갔다 3년 만에 조선으로 생환한 학자 강황을 통해서 성리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다. 성리학 세상이 된 조선과 달리, 다소 경직된 성리학이 발달하지 않은 것이 일본 발전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조선은 위화도 회군 이후 중국의 조공국(朝貢國)이 되었지만, 일본은 본국 백제를 구하기 위해 수만 명의 군대를 보낸 백촌강

사설 | . | 2016-09-07 17:56

올해는 포스텍이 개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포스텍에 기대했던 역할 중의 하나는 우리 기초과학의 수준을 견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기초과학은 아직도 선진국과의 수준 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포스텍의 향후 30년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성취했으며 무엇을 위해 정진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보다 더 근본적인‘과연 기초과학의 후발주자가 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의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거의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의심할 바 없는 기초과학의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본이 이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 사실 일본은 기초과학적 측면에서 매우 특이한 예이다. 현재의 기초과학 강국은 모두 유럽 국가이거나 혹은 유럽 전통을 이어받은 국가(미국)이다. 이들은 르네상스 이후 진행된 과학혁명, 산업혁명의 주도자 또는 참가자였으며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만이 이 전통의 흐름 속에 있지 않은 후발주자였으

사설 | . | 2016-06-01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