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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신체 속에 담긴 내 영혼은 액체처럼 유동하고 있다.” 묘하게 지금의 자신을 가리키는 듯한 문장이 나를 이슬라에 빠져들게 만든다. 여느 나날들 사이, 한순간에 시간이 멈추고 죽음은 사라졌다. 세상을 굴러가게 하던 질서는 금세 흐트러져 거리에는 강한 감정만이 존중받아 살아남는다. 질서와 상식을 거스르는 혼돈과 마주하게 된 열다섯의 소년은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알기 전부터 그 단어에 속해 있었다.시간이 멈춘 이슬라의 세상은 흔한 판타지 소설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멈춘 세상이라는 클리셰 속에서 소년의 미성숙함은 백 년간 많은 모험과 도전, 실패와 헛된 시간을 거쳐 후회를 맛보게 한다. 작은 머릿속에서 수십 번 엎치락뒤치락하는 소년의 가치관을 지켜보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죽음이 없어진 세상은 온갖 가시들로 가득하다. “네 몸에서 빼낸 가시들이 도로 자라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다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야. 네 마음이 슬픔에 삼켜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살 뿌리가 단단한 땅을 으스러뜨리는 것처럼 언제든 너를 파괴할 가시가 자라날 수 있으니까. 슬픔을 좋아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란다.” 자칫 굴레에 빠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

포스테키안의픽 | 손유민 기자 | 2022-05-02 22:59

얼마 전, 대통령 당선인이 ‘지방의 시대’라는 모토로 새 정부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임기 중 계속 유지한다는 언급도 있었는데, 이 취지에 대해서 찬반 의견이 공존하기도 했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된 문제는 정당과 상관없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는 국정 테마이자 국가적 관심사 중 하나다. 2007년 시작돼 2019년 마무리된 1차 공공기관(153개) 지방 이전 사업, 2012년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 등의 사례 등이 지역균형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들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지속적인 시도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인구 비율은 더 높아졌고 수도권-비(非)수도권 소득 양극화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우리나라의 인구와 인프라가 모두 서울을 필두로 한 수도권 지역들에 집중되는 현상을 빗대어 ‘서울 공화국’이라고 한다. 서울특별시에는 600㎢를 조금 넘는 면적에 1,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까지 넓혀보면 전체 국토의 약 1/8 면적에 과반의 인구가 분포하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지나친 수도권 집중 현상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대표적으로 교통·문

78오름돌 | 박준우 기자 | 2022-05-02 22:59

혁신이란 무엇일까? 혁신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보면 ‘바꿀 혁’에 ‘새로울 신’으로 새롭게 바꾼다는 뜻을 내포한다. 영어에서 혁신, Innovation이란 안을 뜻하는 ‘In’과 새롭게 하다는 뜻의 ‘Nova’가 결합해 안에서부터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로이 한다”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사전적 의미가 있지만, 개개인은 혁신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은 혁신을 굉장히 새롭고 대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혁신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많은 사람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양자컴퓨터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면 그것만으로도 혁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전화로 이뤄지던 음식 주문이 배달 앱으로 이뤄지는 것, 결제 방식이 현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것 등이 있다. 일상생활에 작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모든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지식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기술이 진화하는 시대는 혁신할 많은 기회가 상존한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구글, 애플과 같은 대기업과 △네이버 △ 카카오 △토스

78내림돌 | 탁영채 기자 | 2022-05-02 22:59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이 놀랍다. 최근 발표된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중국의 과학 기술은 생명과학, 의학을 제외하면 과학 기술의 전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 양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었는데 이제는 질적인 면에서조차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 논문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피인용 최상위 1% 논문 수를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물리학, 수학, 공학 및 컴퓨터과학 등 과학, 기술 대부분 영역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고 보고했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다. 2016년 7월 과학 저널 네이처가 세계적 수준의 자연과학 학술지 68개에 우수한 연구성과를 발표한 국가와 연구기관을 분석해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이 1~9위를 차지했다. 또한, 컴공, 전자 분야의 최고 저널 중 하나인 IEEE 계통의 논문의 70% 이상이 중국의 대학이나 기관에서 출판된 것이다.중국 과학 기술의 놀라운 발전 이면에는 시진핑 집권 후 그들이 추구해온 ‘과학 굴기’가 자리하고 있다. 즉,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중국을 일으켜 세우고 미중 다툼에서 패권을 잡겠다는 야망을 실현코자 ‘과학 굴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이

사설 | times | 2022-05-02 22:59

성경에 바벨탑이 나온다. 원래 세상은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는데, 하늘 높이 탑을 쌓는 인간의 욕심을 보고 신이 벌을 내렸다. 사람들이 쓰는 말이 서로 달라져서 알아듣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살게 해 더 이상 하늘에 이르지 못하게 했다. 우리 역시 한반도를 벗어나면 다른 언어를 써야 한다. 이를 이어주는 것이 통역과 번역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를 다 익힐 수는 없기에 영어를 공통어로 택해 여러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한다.뿐만 아니라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소통이 잘되지 않는 바벨탑도 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다르다는 것을 틀린 것으로 오해한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본인의 주장만 앞세운다. 사람의 귀는 억지로 닫을 수 없지만 입은 본인의 의지로 다물 수 있다. 항상 귀를 열어 잘 듣고, 본인의 말은 아끼라는 자연의 뜻인 듯하다. 그런데 이를 거스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래서인지 서로 반목하고 거리를 두며 사회는 분절된다. 세대 간의 갈등뿐 아니라 젠더, 빈부, 지역 등 세상에 존재하는 바벨탑이 점점 늘고 있다.바벨탑은 학문에도 있다. 태초에 학문

사설 | times | 2022-05-02 22:59

만화/만평 | times | 2022-05-02 22:57

나에게는 주사가 하나 있다. 했던 말을 다섯 번 정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온 길바닥에 내 흔적을 남기는 ‘술자리 최악의 주사 TOP 3’에 들어갈 만한 주사는 다행히 아니다. 술에 진탕 취하면 멀쩡히 걸어서 방에 들어가 잘 씻고 침대에 눕는다. 침대에 누우면 오늘 있었거나 요즘에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줄곧 생각한다. 그러곤 감사한 사람이나 힘든 일이 있던 사람에게 글을 쓴다. 쓴 글을 새벽 아주 늦은 시간에 보내 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사실 술에 취하지 않은 새벽에도 일어났던 일들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니, 주사라기보다는 버릇에 가깝다. 다만, 글을 쓰는 빈도가 훨씬 낮을 뿐이다.내가 ‘편지’라 부르는 그런 글을 쓰다 보면 통째로 지우는 일이 잦다. 나는 글 주변이 없어 대개 편지에 내가 느끼는 감사나 위로가 원하는 만큼 드러나지 않는다. 편지의 길이나 표현이 마음을 온전히 전하기 충분하지 않으면 전체를 지우고는 뒤척이며 잠이 든다. “내가 전하고 싶은 감정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테니 글이 더 잘 써지는 다른 날을 노려야겠다”라며 자신을 향한 자기변명과 함께, 나의 부족한 글솜씨는 고마움과 응원의 표현을 언제 다시 시작할지 약속하기 힘든 미래로 미룬

지곡골목소리 | 박찬우 / 화학 18 | 2022-05-02 21:57

지난달 9일, 의사과학자양성협의회(이하 협의회) Kick-off Meeting이 진행됐다. 협의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하에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의사과학자(이하 의과학자) 양성 방안 마련을 목표로 향후 6개월간 운영된다. 협의회에서 실무 위원을 맡은 우리대학 김철홍(융공)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헬스케어 관련 연구와 산업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 중심으로 이뤄지던 의과학자 양성에 과기특성화 대학이 함께 뛰어들기 위해 협의회가 구성됐다고 설명했다.우리대학은 협의회의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이를 통한 △신규 인재 양성 △의과대학과의 공동학위 수여 △공동연구소 설립 등이 기대된다. 더 나아가 본 협의회에서 이뤄지는 논의는 우리대학이 계획 중인 연구중심 병원 및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의 토대가 될 예정이다.한편, 우리대학 의과학대학원 설립은 2023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현재 교수 임용 및 수업 계획 설립을 비롯한 기본적인 준비 기간을 가지는 중이다. 또한, 의과학대학원 설립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라는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와도 연관된 만큼, 정부와 이해관계자에게 의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TOP/준TOP | 이태훈 기자 | 2022-03-27 22:11

지난달 25일, 학사팀은 교내회보에 변경된 올해 1학기 학사 운영 계획을 안내했다. 지난 1월 개강 3주 차까지 오미크론 특별 방역 주간으로 지정해 전면 비대면으로 개강한 것에 이어 개강 7주 차까지 비대면 수업 방식을 유지하고, 중간고사 주간인 내달 11일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 과목별 세부 운영 계획은 과목 담당 교수를 통해 별도로 안내될 예정이다.개강 8주 차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오미크론 학사 대응 방안도 함께 공지됐다. 교수 및 수강자 중 확진자 발생 시, 해당 수업은 7일간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하거나 완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 수업 운영이 어려울 경우, 7일간 휴강 후 별도 보강 실시를 원칙으로 한다. 확진자는 비대면 수업 참여가 원칙이지만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 유고결석을 허용해 출석을 인정한다. 이외에도 유증상자 또는 밀접 접촉자 발생 시 과목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수업을 정상 진행하며, 해당 인원은 코로나19 관련 사유에 대해 유고결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학사팀 정수훈 씨는 오미크론 학사 대응 방안에 대해 “확진자 발생 추이가 정점을 지나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대면 수업 운영

TOP/준TOP | 장유진 기자 | 2022-03-27 22:06

지난달 21일과 22일 양일간 우리대학에서 ‘2022 POSTECH 갑질 월드컵(이하 갑질 월드컵)’을 실시했다. 본 행사를 주관한 감사실은 비윤리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활동과 엄정한 감사로 대학과 구성원을 보호하고 비윤리 행위 재발을 방지하는 기관이다. 본 행사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이 진행한 동명의 프로그램을 참고해 기획됐으며, POVIS ID를 가진 우리대학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POSTECH survey의 인터넷 설문지를 통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교직원 116명과 학생 289명, 총 405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며, 설문은 다양한 갑질 중 가장 싫은 형태의 갑질을 고르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갑질의 유형은 △업무 능력, 성과 불인정 및 조롱 △근무시간 내 사적 용무 지시 △거래업체 부당 강요 △업무와 무관한 허드렛일 지시 △선배의 조별 과제 무임승차 △메신저 이용과 관련한 제재 △선배들의 얼차려 및 일방적인 폭행 △욕설, 폭언, 험담 및 복장 제한 강요의 8가지로 구분됐다.갑질 월드컵 결과는 지난달 23일 공개됐다. 학생과 교직원의 투표 결과에는 차이가 있었다. 교직원 응답 결과 ‘욕설, 폭언, 험담 및 복장 제한 강요’가 25%로

중형보도 | 최대현 기자 | 2022-03-27 21:52

지난 8일, 대표자운영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제11대 대학원총학생회를 이끌 대표자운영위원회 의장을 선출했다. 대학원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24일 대학원총학생회장 후보자 모집 기간을 연장했으나 결국 등록한 후보자가 없어 선거는 진행되지 않았다. 대학원총학생회장은 대학원학생총회와 대표자운영위원회 의장을 맡아 이끌어 가지만 제11대 대학원총학생회장단 선거와 같이 후보자 부재로 회장단 자리가 공석인 경우 이를 대표자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한 1인이 대행한다. 위 내용은 우리대학 대학원총학생회칙 제2장 제9조와 제3장 제16조에 명시돼 있다.대학원총학생회는 대학원생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구성됐으며,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대학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학내외 제반 사항들을 논의하는 단체다. 올해 대표자운영위원회 의장을 맡은 김기환(기계 통합) 씨는 기존 대학원총학생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학우들의 목소리를 학내외에 전달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의장은 대학원 입학 이후 학생을 위한 학교의 노력과 학생의 의견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느끼고 학생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시행된 대학원생 Rest&Rech

중형보도 | 장유진 기자 | 2022-03-27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