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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최근에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대학은 남자가 워낙 많은 대학이라 이런 문제에 좀 무딘 편이지만, 어느 단체나 조직을 가도 남녀 간 갈등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사실 어감이 좋지는 않다. 당장 나만 해도 페미니즘이 어쩌고~하는 얘기를 듣는 순간 ‘또 이 얘기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 들 정도다. 자주 볼 수 있으나 가벼운 느낌으로 쓰면 되는 단어가 아니다.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은 남자로서 드는 반감이 있다. 페미니즘은 남녀 간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사실 주요 대상이 남성인 것은 아니다. 성차별의 대상은 높은 확률로 여성이지 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페미니즘으로 인해 내가 혜택을 볼 일은 별로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정말 여성이 그토록 차별받고 있는지 체감이 잘 안 된다. 학부 생활에서 특별히 이윤이 걸린 직책이 있어서 남녀가 대립하는 경우는 잘 없기도 하고, 내 근처에서 성희롱 같은 일을 본 적도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남자라는 이유로 자각하지 못한 채 받고 있는 혜택이 있다면 이

지곡골목소리 | . | 2016-05-04 17:15

“너는 왜 공부를 하니?”선생님은 교실 구석에서 문제지와 씨름하던 뿔테 안경의 내게 물었다. “생명과학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요!”반은 맞고, 반은 거짓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믿고는 싶었다. 우리 집은 평범했다. 내게 공부는 더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한 도구였고 어머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은 즐겁지 않았다. 내 안에 나는 없었다. 나는 빈 껍데기였다. 좋은 대학을 가기에 생명과학은 꽤 좋은 선택지인 것 같았고 나는 생명과학을 좋아한다고 믿기로 했다. 하지만 대학에 왔을 때, 나는 길을 잃어버렸다. 스무 살이 되었지만, 난 누구고 왜 여기 왔는지, 뭘 하고 싶은지 자신을 스스로 설득시킬 수 있을 만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스낵바 돈가스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불평이나 하던 나는, 여전히 소년일 뿐이었다.대학생활은 안갯속의 마라톤이었다. 짜인 대로, 죽을힘으로 달렸지만, 길의 끝은 알 수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여름, 포항시 축제에서 치어로 공연 퍼레이드를 하는 날이었다. 비가 내린 행사장에서 달고나를 팔던 중년의 행상인은 피곤한 듯 담배를 까맣게 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쑥스러움을 참고 먼저

지곡골목소리 | 강한솔 / 생명 15 | 2016-04-06 17:19

어느덧 대학생활을 한 지도 3년이 넘었다. 학교에 다닌 날들이 학교에 다닐 날들보다 더 많이 남은 이 시점에서 지난 3년간의 학교생활을 돌이켜 보았다. 좋고 나쁜 일들을 수없이 겪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렇게 느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가 학교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려고 시도한 것이다.나는 우리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대학교’라는 곳에서는 학업도 중요하지만, 학창 시절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고등학생 때 학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해 보지 못 했던 것들을 대학생 때 채워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초점이 되었던 두 가지는 인간관계를 쌓는 것과 리더십을 기르는 것이었다.우리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각종 단체에서의 행사, 술자리 등을 통해 느꼈던 점은 우리 학교가 규모는 작지만,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는 오히려 더 돈독하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좋은 선배,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점은 우리 학교만의 매

지곡골목소리 | 주정빈 / 산경 13 | 2016-03-24 12:07

나는 올해 헌내기가 되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겪었다. 술도 많이 마셔봤고 공부도 나름으로 열심히 하였으며 동아리, 분반, 학과 등 많은 사람과 친해지기도 했다. 지금이야 익숙하게 대학생활을 해내고 있지만, 입학 당시만 하더라도 이 생활은 나에게 너무나도 낯설었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때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 글은 그때의 심정을 담아 올해 새로이 입학한 새내기들을 위해 쓰일 1학기 생활 전반에 대한 공략본이다.1학기가 시작되면 일단 침착해야 한다. 분반 개총, 과 개총, 동아리 개총 등 많은 모임들이 정신없이 널려있다. 하지만 웬만해선 선배님들이 다 친절히 대해주시고 또 잘 지도해주시니 그냥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 문제는 뒤풀이다. 술잔을 받자니 어디까지 받아야 할지 애매하고 또 거절하자니 눈총 받을까 겁난다. 그럴 땐 너무 나서지 말고 선배님의 말씀에 맞장구를 잘 쳐주며 “호호호 깔깔깔”만 잘 해주면 된다. 선배들도 알고 보면 외롭다. 특히 고학번일수록 그렇다. 말동무가 필요하다. 독거노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모임들을 무난히 해결하고 나면 앞으로의 관

지곡골목소리 | 김근우 / 전자 15 | 2016-03-09 20:01

여사 문을 열고 바깥으로 한 발짝 내디디려 하면 세찬 바람이 잔뜩 움츠린 몸 사이를 파고드는 겨울이다. 자꾸만 기숙사 방 한쪽을 차지한 침대 이불 속으로만 기어들어가게 된다. 겨울이라서 그러한지 자는 시간도 늘어난 것 같다. 아니면 방학이라 게을러진 탓인가. 가만히 누워 있으면 온갖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이번 주말이면 울산에 사는 친구가 포항으로 놀러 오기로 했다. 강제적으로 오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은 저번 주말, 울산에서 그 친구와 놀러 다녔다.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다가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져 친구의 보조 배터리를 빌렸으나 그게 발단이었다. 주머니에 그냥 넣은 채로 포항에 돌아와 버린 것이다. 물건을 받는 겸 포항 구경 하러 오기로 했다.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만난 지 이제 거의 3년이 되어 간다. 신기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가만히 같이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다. 같이 있고 싶고, 무슨 일 있으면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친구다. 그냥 무지 호감이다. 신뢰감 만땅. 부럽기도 하고, 왜일까 궁금해서 친구를 관찰하였었다. 관찰한 바로는, 비법은 바로 진부하지만 경청이었다. 이야기할 때 눈 마주치면서 잘 들어주고, 무슨 이야기

지곡골목소리 | 강민지 / 화학 15 | 2016-02-19 18:20

우선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 새해에는 좋은 일 가득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깁니다. 이 글을 통해 새해를 보내고자 하는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새해에는 뒤를 돌아보며 달리는 한 해를 보내자는 것입니다.우리 포스텍 구성원 여러분 모두의 소망 중 하나는 포스텍이 대한민국의 과학을 선도할 과학자를 키워내는 것입니다. 특히, 훌륭한 과학자로서 성장하고 싶은 것은 많은 학생의 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포스텍 구성원들은 밤낮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이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찬물을 끼얹는 말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 중 하나는 뒤를 돌아보며 달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뒤를 돌아보며 달린다는 것은, 자신도 꿈을 향해 달려가려고 노력하는 한편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두자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서 관심이라는 것은 지켜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함께 달려갈 수 있도록 손을 뻗으며 옆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이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면서 함께 달리고 있는 친구들을 서로 앞으로 끌어주면서 살 수

지곡골목소리 | 최동준 / 수학 13 | 2016-01-01 23:31

얼마 전,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우연히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금요일이 일요일보다 좋다. 왜냐고? 오늘만 끝나면 주말에 쉬니깐! 행복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있는 것이다. 현재의 시간을 아껴 미래에 투자하자.” 나는 이 말에 찬성한다. 지난 3년간을 돌이켜보면, 놀기도 많이 놀았고 학점도 잘 챙기지 못했다. 나름 그때는 인생을 즐긴다고, 대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합리화하며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현재의 쾌락을 추구했다. MT 날 Assignment를 가져오는 친구를 속으로 놀려댔다.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나는 저렇게 안 한다”, “내가 더 잘난 인생이다” 생각했다. 덕분에 나의 학점은 계속해서 평균 이하였고, 많은 학기가 지난 지금, 내가 원하는 많은 것들에 제한을 받고 있다. 지곡장학금은 물론이고 외부 장학금, RA, SMP, 단기유학, 멘토링 등은 지원자격조차 되지 않는다. 쉬어가자고 합리화하며 바닥에 잠시 내려둔 나의 학점이 뿌리 깊이 박혀 나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에 반대한다. 만약 누군가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소중한 것들. 동아리, 자치단체, 친구 관계 및 학생활동 경력을 4.3의 성적과 바꾸자고 한다면 거침없이 NO

지곡골목소리 | 김금태 / 전자13 | 2015-12-02 19:32

어느덧 포스텍에 들어온 지도 2년을 향하고 있습니다. 나름 그동안 포스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보았고, 학과 도서관과 대학본부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학교에 온 것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대한 대답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 동안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으나 그들도 특별한 답을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자랑스러운 포스텍, 실망스러운 포스텍에 대해 몇 줄 적어보고자 합니다.이 학교와의 본격적인 인연은 입학사정관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생물 수업 시간이었고, 휴대전화에 찍혀있는 054로 시작하는 번호를 본 저는 후다닥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습니다. 합격의 기쁨에 뭘 준비해가야 할까요, 제가 가서 잘할 수 있을까요 등등 별의별 것을 물어보며 횡설수설하던 한 갓 난 학생에게 입학사정관 선생님은 조목조목 친절하게 대답해주셨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셨습니다. 물론 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입학사정관실 페이지를 통해 친밀하게 소통하는 모습도 폐쇄적인 서울 모 대학에 비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몸소 소통이 무엇인지 실천하는 입학사정관분들의 땀이 만들어 낸 포스테키안, 포스텍 자랑스러움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1학

지곡골목소리 | 조영찬 / 수학 14 | 2015-11-04 21:20

조선 시대에는 민심을 알기 위해 백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민요를 조사했다고 한다. 조정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을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것은 백성들이기 때문이다. 관리들은 민요에 담긴 의미를 읽고 정책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학의 ‘민요’는 무엇일까?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조선 시대처럼 힘들여 조사할 필요도 없다. 학생들과 직접 부대끼며 지내지 않더라도, 학내 게시판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통해 동향을 알 수 있다. 셧다운제(심야시간 인터넷 게임 이용 제한 정책), 학생식당 민영화(지곡회관 식당 위탁운영 추진 계획). 지난 학기부터 학내에 큰 논란을 일으켰던 우리 대학 정책들이다. 괄호 앞에 적은 단어는 학생들이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낼 때 사용했던 단어들이고, 괄호 안의 단어는 학교가 공식적으로 채택한 정책명이다. 처음 셧다운제를 시행하기 전에 대학은 셧다운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심야시간 인터넷 게임 이용 제한 정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주기를 당부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학이 시행하는 긴 이름의 정책이 셧다운제와 본질에서 같다고 생각하며, 셧다운제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했다. 학생식당 민영화 또한 대학은 식당 운영 적자, 시설 노후화

지곡골목소리 | 신용원 / 컴공 13 | 2015-10-07 20:25

IBS-CGP는 포스텍 안에 있는 기하학, 수리물리 연구소입니다. 최근 이곳에서는 국내 다양한 대학의 학부생들과 교수님들이 참가한 1주일간의 캠프가 있었습니다. 저도 운이 좋게 캠프에 참가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다른 대학의 학부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포스텍 학생들과 1주간 함께 생활하면서 이화여대 친구가 느낀 점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어떤 포스텍 친구가 말해준 포스텍의 장점은 ‘공부하기 좋다는 것’, 단점은 ‘너무 공부하기에만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말에 공감합니다.이대 학생들은 재학기간 동안 면담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메일로 교수님과 미리 약속을 잡아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중요한 고민을 혼자하고, 해답도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데, 포스텍의 교수님들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교수님의 태도는 학생들에 대한 강한 기대와 관심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수업의 진도가 매우 빠른 편이었는데, 또 학생들이 그만큼 교수님들의 관심에 따라와 주는 것 같아서 보기에 매우 좋았습니다.또 다른 장점은 학생들 사이의 관계가 친밀하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시험기간에 선배가 후

지곡골목소리 | 전상학 / 수학 13 | 2015-09-23 12:16

‘난 왜 뽑힌 거야?’바보처럼 멍하니 합격통지서를 확인한 순간부터 그 고민은 시작됐다. 나보다 학교 성적도 좋고 착하고 재능 있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렇게 좋은 학교에 내가 뽑혔다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 입학사정관 선생님, 교수님 가리지 않고 여쭈어 보며 돌아다녔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주시진 않으셨다. 결국 지쳐서 내가 그렇게 인상 깊었던 학생은 아니었겠거니 생각하면서 풀리지 않는 고리타분한 고민을 밀어두고 꿈같이 행복했던 학교생활을 잠시 동안 만끽했었다.그런데 힘든 순간들마다 그 고민이 떠올라 나를 괴롭혔다. 과제와 퀴즈점수가 형편없이 바닥을 치던 날, 첫 중간고사를 앞둔 날, 진로 때문에 고민하던 날, 심지어 농구를 하다 사정없이 블로킹을 당했던 날에도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넌 도대체 왜 뽑힌 거냐고. 뭐가 그렇게 잘나서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거냐고. 그럴 생각이 들 법도 한 것이 생활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다들 멋있고 매력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진로를 확실하게 정한 친구가, 키가 커서 농구를 편하게 잘하는 친구가 있기 마련이었다. 어렸을 때부

지곡골목소리 | 윤진혁 / 기계 14 | 2015-09-09 19:29

많은 학우들이 봤듯이 겨울부터 해서 지금도 우리대학 곳곳에서 까치가 보인다. 특히 이른 봄 즈음에 해 지기 전에 폭풍의 언덕과 국제관을 바라보면 수십 마리의 까치들이 풀 주위에 모여 있거나 줄을 이루어서 서있는 등의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최근에도 화학관 입구에서 까치둥지가 있는 것만 같은 아기 까치의 소리를 들으면서 마치 우리 학교의 상징인 듯 익숙해짐을 느낀다. 포스테키안 대부분이 학업 등으로 여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까치처럼 자유로우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다.우리학교에서 볼 수 있는 까치는 대부분이 배가 통통하게 나와 있고 배 부분이 하얗고 검은색을 띄고 있다. 까치의 색채부터 보면 하양과 검정의 극과 극의 색이 이루는 고전적인 조화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까치의 검은 색을 보고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의 안정을 줄 뿐만 아니라 까치의 배를 보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생존을 하면서 사는데 배부르게 산다는 것이 부럽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 학교가 자연적이어서인지 먹이가 많아 까치들에게는 좋은 환경일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학생 시절을 지나면 수많은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대비가 된다.사회적으로도

지곡골목소리 | 박태수 / 화학 14 | 2015-06-03 11:15

2015년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급여가 높은 아르바이트를 찾아 서성인다. 그러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수백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란 도무지 쉬운 일이 아니다. 등록금을 마련하려다 벌써부터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학생들도 적지 않다. 여기저기서 현실을 비관하며 자살기도를 하거나 학업을 포기해버리는 학생들이 속출한다. 교육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등록금은 사립대학이 734만 원, 국·공립 대학이 403만 원 정도이며, 이는 사실상 OECD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학비의 제도적 지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며,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등록금 부담감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비싼 대학 등록금은 저소득 계층의 삶의 질을 하락시킨다. 대학에 다니려면 매년 1천만 원이 넘는 등록금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소득 계층을 위한 학비 지원 제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나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취업난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학업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감당

지곡골목소리 | 양운 / 신소재 13 | 2015-05-06 14:04

소년기에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게임은 언제나 인기 있었고 주된 이야깃거리가 됐었다. “축구 한 판 하러가자.”, “농구 한 판 하러가자.” 라는 말보다 “PC방 가서 게임 한 판 하자.” 라는 말이 더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 게임문화가 놀이문화에서 주요한 입지를 차지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게임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따갑다. 게임을 많이 하면 퇴폐와 환락에 빠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내몰면서 다른 놀이문화에 빠진 사람들은 열정적인 사람으로 추대를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게임 문화가 인간을 나쁜 길로 유혹한다는 사탄처럼 부정적인 문화일까?게임의 순기능 중 하나는 바로 의사소통을 통한 정신적 만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현실보다 쉽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는 현실에서 쓰고 있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가면을 벗음으로써 얻는 해방감에서 비롯된다. 즉, 게임을 통해 융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페르소나를 벗어내면서 더 이상 남이 보는 나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연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온라인 게임은 의

지곡골목소리 | 장원종 / 컴공 14 | 2015-04-08 17:15

한결 얇아진 옷과 분홍빛 벚꽃으로 물든 지곡연못은 봄이 왔음을 알린다. 이러한 학교 전경에서 돋보이는 것은 당연 신입생들, 대학생활에 들뜬 새내기들의 모습에 학교가 활기를 띤다. 그러한 새내기들의 모습에 반해 고학번으로 들어선 요즘의 나는 학교생활에서 예전과 같은 기대감이나 활기를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학교에 활기를 주는 신입생 친구들을 볼 때마다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감정을 느끼곤 한다.그런 만큼 신입생들의 캠퍼스 로망을 조사한 기사가 지난 호 에서 가장 눈길을 끈다. 여느 대학 신입생과 마찬가지로 연애나 문화생활이 큰 부분을 차지했고, 공부와 학업에 뜻을 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특이점이었다. 기사를 읽고 나는 신입생 시절 어떠한 로망을 가지고 포스텍에 왔는지 되돌아보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연애나 여행과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 새로이 만나는 친구들, 선배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다른 대학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다른 학교가 아닌 포스텍을 택한 이유는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활동으로 학업을 꼽은 신입생들처럼 학업에 대한 열정이었

지곡골목소리 | 이지수 / 산경 13 | 2015-04-08 17:14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감독의 명성, 배우의 인기, 극장의 화려함. 모두 중요치 않은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의 흥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관객들이 영화에 흥미를 느끼는 것 아닐까.이는 비단 영화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게임, 스포츠, 영화, 책 등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공부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수강했던 과목들 중 한 과목의 교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공부와 과제가 싫은 것은 그것들을 강제적인 의무로만 생각하고 즐겁다고는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묻고 싶다. 아무리 맛있게 먹겠다고 다짐해도 맛없는 요리를 맛있게 느낄 수 있는지.대학 진학 전까지만 해도 난 공부하는 게 즐거웠다. 물론 모든 과목이 다 내 마음에 들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했다. 그리고 난 대학에 진학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이 기대했다. 내가 좋아 하는 것들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막상 대학에 진학해보니 현실은 내가 꿈꿔왔던 것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오히려 수업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졌고, 만족감도 없다. 정말 재미없었다.교수님들이 훌륭한 연구자임은 틀

지곡골목소리 | 김도형 / 단일 14 | 2015-03-18 11:13

오는 3월부터 시행 예정인 기숙사 지역 게임 규제는 현재 교내의 가장 큰 이슈다. 그간 체육시설 사용료 징수나 식권 300원 인상, 실천선택 이수 Unit 기준 완화 등 큰 정책 변경이 여럿 있었으나, 게임 규제 정책에 학생 사회가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을 규제한다는 사실보다도 학생 대표와 학술정보처 간 회의록에서 나타난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학생들은 회의록을 통해 학생 사회가 대학의 정책 구상에 있어 파트너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게임을 하지 않는 이들조차 이러한 소통의 부재를 규탄하고 있다. 리더십은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뛰어난 리더십을 위해서는 리더 개인의 능력, 확고한 자세, 굳센 신념과 더불어 리더가 구성원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만약 리더가 하고자 하는 일이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면, 자신의 신념을 다른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사회 통념 내에서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잘못된 형태로 굳어진 신념일 뿐이며, 그것을 관철하는 것은 한 개인의 아집일 뿐이다. 이는 일개 동아리부터 하나의 기업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게 통용되며, 소통의 부재는 결국 집단 내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지곡골목소리 | 김철형 / 수학 11 | 2015-03-04 19:19

2학년을 마친 겨울 방학, 슬슬 밀려오는 심심함과 함께 학교생활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RC, 생명과학관, 화학관, 동아리방, 그리고 특히 아직 사람들에게 ‘청암’이라고 불리는 박태준학술정보관에 참 정이 간다. 그래, 나는 1학년 1학기 말쯤부터 청암에서 모습을 자주 나타내는 청암돌이가 되었다. (본인이 여학생임을 잊지 않기 위해 청암순이라는 말을 쓰고 싶긴 하지만 이 말은 뭔가 입에 붙지 않는다.) 나의 청암돌이 인생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전공 서적들의 묵직함이다. 전공 책부터 노트북까지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싫은 것들을 죄다 청암 전자사물함에 쌓아놓고 살아가는 터에 청암에 안 가는 것이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아침 일찍 청암에 가면 정말 아무도 없어서 마치 그 커다란 건물을 혼자 쓰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맛보며 터줏대감처럼 앉아있을 수 있는데 이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종종 밤새고 책상이나 소파를 침대 삼아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나의 즐거운 기분엔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또 다른 청암돌이들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오후 어중간한 시간에 청암에 들어서면 친한 사람 몇 사람쯤은 항

지곡골목소리 | 김다솜 / 생명 13 | 2015-02-13 13:18

서점에 가면 효율성과 스펙의 중요성, 그리고 알찬 인생을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는 자기개발서들이 보인다. 꼭 서점뿐만이 아니라도 언제 어딜 가든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과 갖추고 가져야 할 것들이 수없이 많다. 이렇듯 빈틈없는 현대사회에서 대학생들은 미래를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우리대학은 학업을 위해 해야 할 공부의 양이 많은데다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전체적으로 학업에 큰 비중을 두는 분위기가 깔렸다. 또한, 학생들은 학업 외에 몇 가지 학생활동들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주위에서 할 일에 치여 다니는 학생들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SNS에서도 빈틈없이 채워진 시간표와 자신이 하는 활동을 과시하듯 알리는 학생들도 종종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시간을 활용함에 효율적이어야 하고 후회가 있어선 안 되며 매 순간 경험하고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다짐을 넘어선 일종의 강박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 한들, 욕심은 언제나 자신이 가진 것보다 많으므로 하고 싶은 일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그 결과로 매 순간 할 일들에 가치를 매겨 더 중요하고, 얻어갈 것이 많은 것을 택할 수밖에 없다.

지곡골목소리 | 이인호 / 화학 11 | 2015-01-01 12:07

포스텍은 명실상부한 ‘엘리트 집단’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우수한 학업적 역량을 보인 학생들, 혹은 성장 가능성이 높아 기대되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모아 놓은 곳이니 엘리트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트가 긍정적인 어감만 갖고 있는 말이 아니듯이, 엘리트들이 모인 곳에서는 항상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하향평준화 문제다.이런 곳에는 좌절이나 실패보다는 칭찬과 성공에 더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서도 경쟁이나 평가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학업 성적이나 각종 실적 등의 면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구조다. 그런 경우 적응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신감 및 자존감의 상실도 동반된다. 사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그것이 전체 집단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고민하며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려는 의지가 점차 무뎌진다거나, 도전보다는 안전을 찾게 되는 등, 그런 현상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지곡골목소리 | 윤태호 / 수학 14 | 2014-12-03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