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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사람들의 특징인지, 이 땅의 사람들의 그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참 바쁘게 산다. 몇 사람이 다들 편한 시간에 함께 만나기가 만만치가 않다. 이렇게 각자 나름의 바쁜 삶을 사는 것을 보니 각인의 삶을 이끌어 가는 어떤 동력은 분명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일까? 행복, 성공, 돈, 자신, 가족, 건강, ...혹시 노벨상? 작년 말에 노벨상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어떤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학자가 노벨상 수상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곧 어렵고 복잡한 긴 연구내용을 쉽고 간단히 한 문장으로 잘 압축하는 능력이란다. 그 만큼 내용의 핵심을 잘 안다는 말일게다. ‘코이’라는 예쁜 잉어류가 있다. 이 잉어는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수 cm 정도의 크기로 자라지만 큰 수족관에서 키우면 수십 cm, 아예 넓은 강에서 발견되는 것은 1 미터가 넘게 크게 자란다고 한다. 비록 작은 도시 포항에서 바쁘게 나날을 살고 있지만 이제 우리 삶의 시공간의 영역을 넓혀 저 광활한 우주를 생각하며 오늘의 이 시간을 영원에 잇대어 보자. 우리가 과연 어떻게 변화되며 얼마나 성장할까? 저 우주를 자유로이 유영하는 ‘코이’가 될 수

노벨동산 | 정진욱 교수 / 물리학과 | 2014-03-19 13:39

그날은 1학년 교양필수과목인 수업의 종강일이었다. 나는 그간의 수업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학생들에 대한 나의 바람을 담아 이런 요지의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부디 외부의 권위에 휘둘리거나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 오래된 관성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매순간 자신의 생각과 행동과 삶의 주체가 되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때 K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해왔다. “왜 외부의 권위에 휘둘리는 삶을 살면 안 되는 거죠? 인간도 동물인데 생존의 욕구와 쾌락의 욕망을 충족시키면서 사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 않나요?” 그러자 저편의 P학생이 동료가 먼저 한 발언에 상당히 공감한 듯 이렇게 말을 이어나갔다. “교수님 말씀처럼 비판적 관점을 유지하고 고민을 많이 하면 너무 스트레스가 커져서 오히려 불행해질 것 같아요. 포스텍을 졸업하면 저는 돈을 많이 벌어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싶어요.” 아쉽게도 그땐 이미 수업을 끝내야 할 시간이 지나서 더 이상 논의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그날 K와 P학생의 발언에 충분한 피드백을 해 주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었기에, 이 지면을 빌려 그날 못다한

노벨동산 | 김민정 / 인문사회학부 교수 | 2014-01-01 13:05

가을이 성급한 계절이라지만 언제부턴가 기간이 너무 짧아졌다. 단풍이 색색으로 예쁘게 든 가을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추운 겨울이 시작하고 올해는 혹독한 추위가 예고되었으니 상상만으로도 몸이 으슬으슬한 기분이 든다. 여전히 젊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마흔을 넘기면서 올겨울엔 독감 바이러스 백신을 맞아볼까 하는 고민을 하곤 한다.면역력이라는 단어가 아주 친근하게 들리는 시대이다. 면역력을 가장 쉽게 풀어본다면 이는 우리 몸에 침입한 병원균들에 대한 저항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즉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병원균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이들을 퇴치하는 일종의 군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병원균과 접촉할지 모르는 인간에게 면역력이란 인간이 병원균들로부터 목숨을 보전하기 위한 유일한 무기였을 것이다. 근대에 들어서 의*약학의 발전으로 혜택을 보고 있으나 이는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근래의 일이고, 여전히 현대에도 면역력의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인 것이다.밤하늘에 수많은 별들만큼 많은 종류의 세균들과 바이러스들이 우리 근처에 있다. 이들에 대항하기 위하여 인간의 면역체계는 그만큼 많

노벨동산 | . | 2013-12-04 21:32

원고를 청탁받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우리 포스테키안들이 재밌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봐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창의력이나 융합적 상상력이라는 말들이 차분히 실천되고 훈련되기보다는 전술적 슬로건으로 거의 공해스러울 수도 있는 와중에 나까지 거들어 말로 얹고 풀어 쓸 일은 아닌 듯싶다. 하나도 창의적이지 않은 처지에 그것도 무안한 일이다. 그저 생각이 막히거나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때 속는 셈치고 해봤으면 좋겠다. 꼭 몇 개는 해보고 달라지는 게 있는지 없는지 얘기해보자. 창의력 혹은 융합적 상상력은 다른 것이 아닌, 나를 둘러싼 세계와 사물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점에서 그려보고 관계지어보는 작업에서 시작한다.△30년 전 아빠의 평범한 하루를 상상해보라. 가능하면 상세하게 30년 전 아빠의 일주일 정도의 일과표를 작성해보는 거야. 그리고 아빠와 맞춰볼 것. 일과표를 만들어보기엔 정보가 너무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것만도 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일만큼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어 주는 일도 없다. 특히 이 작업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아빠의 젊은 시절을 그려보는

노벨동산 | 김진택 / 창의IT 조교수 | 2013-09-25 14:40

우리대학에서 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로부터 통과의례처럼 듣는 말이 있다. “교수님, 저는 글을 정말 못 써요.” 이러한 말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서도 예외 없이 듣곤 한다. “교수님, 저는 정말 말을 못 해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신들이 글을 못 쓰고, 말을 못 하는 이유를 너무도 조리 있게 타당해 보이는 논거를 들어가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영미인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영어를 못 하는지에 대해 영어로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우리대학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공학계열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편견에 불과하다. 필자도 한때 그러한 선입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주로 남학생들로 가득한 공대 수업에 들어가서 강의를 하면서 이 학생들은 글쓰기나 인문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필자 뿐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대 수업을 맡게 된 학기에는 주위 선생님들로부터 위로에 가까운 격려를 받곤 했다.그러던 중에 필자에게 패러다임 시프트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의 어느 대학에서 공대 학생 한 명이 제출한 과제를 읽으면서 편견이 깨지기

노벨동산 | 노승욱 / 인문 대우 조교수 | 2013-05-22 03:46

산 정상이나 높은 건물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본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혹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나는 가끔 높은 곳에 가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수업 시간에 종종 이러한 질문을 학생들에게 해보기도 한다.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인간이 아닌 식물이다. 높은 곳에서 보면 보이는 것은 거의 녹색을 띄는 물체들이다. 실제 도심에서는 회색의 콘크리트가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의 주위는 온통 녹색이다. 이는 바로 식물이라는 생명체이다. 식물은 움직일 수 있는 생물은 아니지만 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중요한 기반 생산자이다. 태양빛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이용하는 식물이 없다면 다른 지구 생명체들의 존재가 불가능할 것이다.이러한 녹색의 식물들이 가득한 자연을 생각하면 우리는 마음이 매우 편해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혹자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한다. 물론 자연은 우리가 느끼는 대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다. 자연에는 매우 덥고 건조한 사막과

노벨동산 | 차형준 / 화공교수 | 2013-04-10 15:41

졸업식마다 입학식마다 밝은 미래가 흘러넘친다. 마치 그들이 모두 성공 받기(?) 위해 태어나 있는 것처럼, 성실하기만 하면.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과대망상부터 시작된 이런 유아적 최면 빠지기는 이제 사회적 증후군이 되었다. 대학마다 글로벌 리더를 만든다는데 리더는 아무나 만드나. 100% 가까운 대학진학률을 감안하면 졸병은 누가 되나. 사공만 많으니 배는 산으로 가겠지. 취업문제며, 대학생활 적응문제며, 성적 받기에 목을 매는 모습들 하며, 곳곳이 문제투성이인데 무책임한 집단최면은 넘쳐나고 불편한 진실을 말해주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거창한 구호와 현실 사이의 과도한 괴리에서 불신과 냉소적 태도는 잘 자라고 있다. 우리대학도 마찬가지.우리대학이 태어난 그때쯤 교육대박 열풍이 불어닥쳤다. 의대 가서 의사 되고 법대 가서 법관, 변호사 되면 평생 대박은 예약된 것이었다, 아파트 분양처럼. 그러나 사반세기도 안되어 교육대박 1세대가 꿈을 이루기도 전에 세상이 바뀌었다. 대박 가능성이 거의 없음이 자명해지고 준 대박을 이루었다가도 잠깐 사이에 쪽박이 되는 사례도 속출하면서, 의사/변호사가 대박 목록에서 탈락하고 금융과 과학/공학을 중심으로 대박의 주역이 바뀌는 중이

노벨동산 | 이진원(기계) 교수 | 2013-03-06 08:49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라는 질문을 포항공대 1학년 학생에게서 받은 기억이 난다.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문제를 풀어 보자. 이 문제를 풀려면 조건을 좀 더 자세히 명시해야 한다. 이들은 우수한 학생이며, 유능한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하여 포항공과대학교에 입학했음이 틀림없다. 전공과목을 이미 정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그들은 교양과목 및 기초학문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으며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전문직업인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문제 만들고 푸는 일이” 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큰 문제를 풀면 새로운 발견 혹은 발명이 되고, 그렇지 않은 문제라도 전문적 일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중요한 역할 을 한다. 그러니까, 대학생이 할 중요한 것은 “문제 만들고 풀이”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우리가 즐기고 잘하는 일을 직업인으로서 할 수 있다면 효율이 더 높고 정신적 피로도 덜 할 것이니까, 우리가 무엇을 잘 하고 즐기는 지를 찾는 문제도 중요하다.1학년 학생들은 수강하고 있는 여러 과목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문제를 만들어보고 풀어보는 연습을 하면, 배운 것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노벨동산 | 최상일 / 물리 명예교수 | 2012-10-17 16:37

요즘 널리 읽히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는 ‘인생시계’라는 개념이 나온다. 우리의 80년 인생을 24시간으로 환산해보는 것인데, 그 결과는 놀랄 만하다. 대학 초년생인 20세는 오전 06시 시점에 해당되고,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30세라야 겨우 아침 09시에 해당되며,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들 여기는 50세라 해도 인생시계는 고작 오후 3시를 가리키는 까닭이다. 오후 세 시경에 오늘 하루를 뭔가 의미 있게 만들어볼까 하여 각종 이벤트를 궁리해 보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50세가 겨우 오후 세 시임을 알려주는 인생시계란 개념은, 현재에 급급해 있는 우리들에게 긴 안목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인생시계’ 개념이 잊히지 않는 것은 그와 비슷한 생각을 줄곧 해왔기 때문이다. 교단에 설 때마다 나는, 내 강좌의 내용과 형식이 앞으로 60년을 더 살게 될 수강생들의 ‘길고 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식한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궁리하고 공부하면서 다소간 안정적인 틀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새롭게 고심한다. 학사제도상 교양교육으로 분류되는 교과들

노벨동산 | 박상준 / 인문 교수 | 2012-06-07 16:55

나는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아직까지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대신에 석기 시대에서나 썼을 법한 슬라이드폰을 애지중지하고 다니며, 사진은 핸드폰이 아니라 카메라로 찍는 것이 당연하다는 고루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막상 떠나고 나서는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평소에 먹던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곤 한다. 졸업한 대학을 몇 년이 지나 방문하면서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저절로 될 것만 같은 새 건물에 놀라워하기는커녕 대학 시절의 추억들의 스러짐에 씁쓸한 감정을 먼저 되뇌게 된다.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이런 내 성격이 바뀌지 않았는데, 중·고등학교를 거쳐 몇 년간 해왔으면서 앞으로 왠지 계속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수학 관련 학과로 대학 진학을 선택을 하였다. 대학원 때 지도교수님께서 경영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지 않으셨더라면 나는 여전히 순수수학 공부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경영·경제 분야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행동주의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 대해 관련 학문을 하는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이상한 이름의 경제학은 이스라엘 출신의 심리학자

노벨동산 | 장봉규 / 산경 교수 | 2012-05-02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