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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청탁받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우리 포스테키안들이 재밌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봐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창의력이나 융합적 상상력이라는 말들이 차분히 실천되고 훈련되기보다는 전술적 슬로건으로 거의 공해스러울 수도 있는 와중에 나까지 거들어 말로 얹고 풀어 쓸 일은 아닌 듯싶다. 하나도 창의적이지 않은 처지에 그것도 무안한 일이다. 그저 생각이 막히거나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때 속는 셈치고 해봤으면 좋겠다. 꼭 몇 개는 해보고 달라지는 게 있는지 없는지 얘기해보자. 창의력 혹은 융합적 상상력은 다른 것이 아닌, 나를 둘러싼 세계와 사물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점에서 그려보고 관계지어보는 작업에서 시작한다.△30년 전 아빠의 평범한 하루를 상상해보라. 가능하면 상세하게 30년 전 아빠의 일주일 정도의 일과표를 작성해보는 거야. 그리고 아빠와 맞춰볼 것. 일과표를 만들어보기엔 정보가 너무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것만도 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일만큼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어 주는 일도 없다. 특히 이 작업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아빠의 젊은 시절을 그려보는

노벨동산 | 김진택 / 창의IT 조교수 | 2013-09-25 14:40

우리대학에서 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로부터 통과의례처럼 듣는 말이 있다. “교수님, 저는 글을 정말 못 써요.” 이러한 말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서도 예외 없이 듣곤 한다. “교수님, 저는 정말 말을 못 해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신들이 글을 못 쓰고, 말을 못 하는 이유를 너무도 조리 있게 타당해 보이는 논거를 들어가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영미인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영어를 못 하는지에 대해 영어로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우리대학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공학계열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편견에 불과하다. 필자도 한때 그러한 선입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주로 남학생들로 가득한 공대 수업에 들어가서 강의를 하면서 이 학생들은 글쓰기나 인문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필자 뿐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대 수업을 맡게 된 학기에는 주위 선생님들로부터 위로에 가까운 격려를 받곤 했다.그러던 중에 필자에게 패러다임 시프트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의 어느 대학에서 공대 학생 한 명이 제출한 과제를 읽으면서 편견이 깨지기

노벨동산 | 노승욱 / 인문 대우 조교수 | 2013-05-22 03:46

산 정상이나 높은 건물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본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혹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나는 가끔 높은 곳에 가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수업 시간에 종종 이러한 질문을 학생들에게 해보기도 한다.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인간이 아닌 식물이다. 높은 곳에서 보면 보이는 것은 거의 녹색을 띄는 물체들이다. 실제 도심에서는 회색의 콘크리트가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의 주위는 온통 녹색이다. 이는 바로 식물이라는 생명체이다. 식물은 움직일 수 있는 생물은 아니지만 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중요한 기반 생산자이다. 태양빛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이용하는 식물이 없다면 다른 지구 생명체들의 존재가 불가능할 것이다.이러한 녹색의 식물들이 가득한 자연을 생각하면 우리는 마음이 매우 편해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혹자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한다. 물론 자연은 우리가 느끼는 대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다. 자연에는 매우 덥고 건조한 사막과

노벨동산 | 차형준 / 화공교수 | 2013-04-10 15:41

졸업식마다 입학식마다 밝은 미래가 흘러넘친다. 마치 그들이 모두 성공 받기(?) 위해 태어나 있는 것처럼, 성실하기만 하면.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과대망상부터 시작된 이런 유아적 최면 빠지기는 이제 사회적 증후군이 되었다. 대학마다 글로벌 리더를 만든다는데 리더는 아무나 만드나. 100% 가까운 대학진학률을 감안하면 졸병은 누가 되나. 사공만 많으니 배는 산으로 가겠지. 취업문제며, 대학생활 적응문제며, 성적 받기에 목을 매는 모습들 하며, 곳곳이 문제투성이인데 무책임한 집단최면은 넘쳐나고 불편한 진실을 말해주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거창한 구호와 현실 사이의 과도한 괴리에서 불신과 냉소적 태도는 잘 자라고 있다. 우리대학도 마찬가지.우리대학이 태어난 그때쯤 교육대박 열풍이 불어닥쳤다. 의대 가서 의사 되고 법대 가서 법관, 변호사 되면 평생 대박은 예약된 것이었다, 아파트 분양처럼. 그러나 사반세기도 안되어 교육대박 1세대가 꿈을 이루기도 전에 세상이 바뀌었다. 대박 가능성이 거의 없음이 자명해지고 준 대박을 이루었다가도 잠깐 사이에 쪽박이 되는 사례도 속출하면서, 의사/변호사가 대박 목록에서 탈락하고 금융과 과학/공학을 중심으로 대박의 주역이 바뀌는 중이

노벨동산 | 이진원(기계) 교수 | 2013-03-06 08:49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라는 질문을 포항공대 1학년 학생에게서 받은 기억이 난다.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문제를 풀어 보자. 이 문제를 풀려면 조건을 좀 더 자세히 명시해야 한다. 이들은 우수한 학생이며, 유능한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하여 포항공과대학교에 입학했음이 틀림없다. 전공과목을 이미 정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그들은 교양과목 및 기초학문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으며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전문직업인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문제 만들고 푸는 일이” 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큰 문제를 풀면 새로운 발견 혹은 발명이 되고, 그렇지 않은 문제라도 전문적 일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중요한 역할 을 한다. 그러니까, 대학생이 할 중요한 것은 “문제 만들고 풀이”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우리가 즐기고 잘하는 일을 직업인으로서 할 수 있다면 효율이 더 높고 정신적 피로도 덜 할 것이니까, 우리가 무엇을 잘 하고 즐기는 지를 찾는 문제도 중요하다.1학년 학생들은 수강하고 있는 여러 과목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문제를 만들어보고 풀어보는 연습을 하면, 배운 것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노벨동산 | 최상일 / 물리 명예교수 | 2012-10-17 16:37

요즘 널리 읽히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는 ‘인생시계’라는 개념이 나온다. 우리의 80년 인생을 24시간으로 환산해보는 것인데, 그 결과는 놀랄 만하다. 대학 초년생인 20세는 오전 06시 시점에 해당되고,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30세라야 겨우 아침 09시에 해당되며,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들 여기는 50세라 해도 인생시계는 고작 오후 3시를 가리키는 까닭이다. 오후 세 시경에 오늘 하루를 뭔가 의미 있게 만들어볼까 하여 각종 이벤트를 궁리해 보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50세가 겨우 오후 세 시임을 알려주는 인생시계란 개념은, 현재에 급급해 있는 우리들에게 긴 안목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인생시계’ 개념이 잊히지 않는 것은 그와 비슷한 생각을 줄곧 해왔기 때문이다. 교단에 설 때마다 나는, 내 강좌의 내용과 형식이 앞으로 60년을 더 살게 될 수강생들의 ‘길고 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식한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궁리하고 공부하면서 다소간 안정적인 틀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새롭게 고심한다. 학사제도상 교양교육으로 분류되는 교과들

노벨동산 | 박상준 / 인문 교수 | 2012-06-07 16:55

나는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아직까지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대신에 석기 시대에서나 썼을 법한 슬라이드폰을 애지중지하고 다니며, 사진은 핸드폰이 아니라 카메라로 찍는 것이 당연하다는 고루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막상 떠나고 나서는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평소에 먹던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곤 한다. 졸업한 대학을 몇 년이 지나 방문하면서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저절로 될 것만 같은 새 건물에 놀라워하기는커녕 대학 시절의 추억들의 스러짐에 씁쓸한 감정을 먼저 되뇌게 된다.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이런 내 성격이 바뀌지 않았는데, 중·고등학교를 거쳐 몇 년간 해왔으면서 앞으로 왠지 계속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수학 관련 학과로 대학 진학을 선택을 하였다. 대학원 때 지도교수님께서 경영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지 않으셨더라면 나는 여전히 순수수학 공부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경영·경제 분야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행동주의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 대해 관련 학문을 하는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이상한 이름의 경제학은 이스라엘 출신의 심리학자

노벨동산 | 장봉규 / 산경 교수 | 2012-05-02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