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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들은 음악을 기억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겠지만 나 또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엄마 말로는 내가 태어난 날, 할머니가 나에게 동요 ‘나비야’를 불러주셨다고 한다. 악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밴드부에서 보컬을 담당하거나 그럴듯한 노래를 작곡한 적도 없지만, 어쩌면 나는 음악과 함께 태어나고 자라왔다고 생각한다. 행복할 때도 음악을 들었고, 괴로울 때도 음악을 들었다. 심지어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하게 있을 때도 음악을 듣곤 한다. 신이 나거나 새벽 감성에 사로잡히면 노래를 흥얼거리고, 친한 친구들을 만날 때는 항상 노래방에 간다. ‘Music is my life’라는 말이 너무나도 거창하거나 유치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은 나도 그 말을 부정하진 못하겠다. 음악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온전한 나’로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눈물의 역치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사람마다 눈물의 역치가 다르고, 나는 그 역치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눈물이 한번 터지고 나면 우울함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그리고 그 역치에 다다르기 전까지 눈물로써 우울감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78오름돌 | 오유진 기자 | 2024-04-22 17:37

요즘 들어 새파란 하늘에 낮게 흩뿌려진 구름을 보면 가끔 수업을 그만두고 어딘가로 떠나버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비단 나만은 아니리라. 창가에 앉으면 종종 눈 틈 사이사이 내려앉은 봄볕에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출석 확인만 한 채 수업 중간에 몰래 사라지는, 이른바 ‘출튀’에 대한 열망도 커지고 있다. 역마살이 낀 듯, 한곳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려는 충동을 억누른 채 강의실에 앉아있는 것은 확실히 고역이다.그래서 나는 소소한 일탈을 하기로 결심했다. 모두가 잠든 밤 조심스레 기숙사 밖으로 나선다. 자정을 넘긴 시각 얼굴에 스치는 차가운 공기는 낮 동안 부담의 무게에 억눌려 숨 쉬지 못하던 내가 살아있음을 한 번 더 일깨워 주는 것만 같다. 낮에는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경에 당황한 것도 잠시, 익숙함으로부터 한 발 한 발 멀어져갈 때마다 차오르는 기대감에 부풀어 한 발 한 발 발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폭풍의 언덕을 넘어 학생회관에 도달한 것을 깨닫는다.칠흑 같은 어둠에 제 색을 빼앗긴 학교를 보면 낮과는 상반된 모습에 놀랄 때가 많다. 애써 빛을 붙들어 놓으려는 듯 처연히 점멸하고 있는 가로등과는 대조적으로 어두운 회

78내림돌 | 김태린 기자 | 2024-04-22 17:37

올해 4월 30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우리대학을 설계하고 개교 이후 8년간 초대 총장으로 재임한 무은재(無垠齋) 김호길 박사의 서거 30주기가 되는 날이다. 아직은 할 일이 많았던 향년 61세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너무 허망하게 떠나버렸지만, 그가 남긴 혁신과 창의의 족적은 단기간에 우리대학이 한국은 물론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언론사에서 발표하는 국내/세계대학 순위가 한 대학의 연구와 교육의 수준을 반드시 정확하게 포착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1998년 아시아 과학기술대학 1위, 2010년 세계대학 28위 등을 차지하며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NTU)과 홍콩 과기대학(HKUST) 등 신흥 유명 대학 설립 시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는 점은 분명 우리 대학의 연구와 교육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대학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다. 영국의 타임즈고등교육(THE)이 개교 50년 이하의 세계대학들을 대상으로 산정한 2023년도 세계신흥대학 평가에서 우리대학을 벤치마킹해 설립된 난양이공대학과 홍콩과기대학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사설 | times | 2024-04-22 17:35

만화/만평 | times | 2024-04-22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