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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영화 ‘아바타2’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벌써 일 년도 넘게 지난 일인데,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다음에 아내와 같이 극장에서 아바타2를 관람했다. 팬데믹 그리고 육아 때문에 아내와 단둘이 극장에 간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영화는 내가 예상한 만큼 우리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주인공의 아들이 죽은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됐다. 그 와중에도 영화표 가격이 생각나서 ‘엔딩은 보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주인공 아들의 장례식 장면에서, 주인공은 판도라 행성의 초지성체 ‘에이와’에 자신을 연결한다. 그리고 이제는 죽어버린 자신의 어린 아들이 즐겁게 물고기를 잡으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순간 그 아들이 다 큰 모습으로 주인공 앞에 나타나서 “아빠는 왜 울고 있어요?”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너를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뻐서”라고 대답한다. 이 장면 이후로는 더 이상 영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에서 정신없이 울었다. 오전 시간이라 극장에 사람이 많지 않아 다

노벨동산 | 이재필 / 수학 대우조교수 | 2024-03-22 18:40

난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라왔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세상 뉴스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 시사상식도 풍부하지 못하고, 부끄럽지만 대학에서도 높은 성적이 아니며 잘하는 운동이 있지도 않다. 성실하고 멋있는 우리대학 학우들과 내 모습은 비교할 점들이 많았고, 신입생 시절 내 자존감은 매우 낮았다.분야를 막론하고, 능수능란한 사람들은 내게 정말 멋있게 비춰진다. 특정 부분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다. 그래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강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집단 내에서 1등이 되고 싶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친한 형이 속해 있어서 별생각 없이 연극부 활동을 시작했다. 첫 무대로 중학교 2학년 시절 지나가는 경비 역할로 무대에 섰을 때 내 주변 친구들로부터 그런 발연기는 처음 본다고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무대에 섰을 때의 그 짜릿함과 커튼콜에서의 감동을 잊지 못해 계속해서 연극 생활을 이어갔다. 거듭된 연습과 쌓여가는 경험들로 점차 발성과 액팅이 자연스러워지며 연극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주연까지 맡으며 연극에 대한 자부심이

지곡골목소리 | 문준혁 / 전자 21 | 2024-03-22 18:39

위키피디아와 MIT sloan에 따르면 ‘딥페이크’라는 용어는 2017년 말경 ‘deepfakes’라는 레딧 유저로부터 유래됐다고 한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도 그쯤부터 해당 용어가 수면 위로 떠올랐던 것 같다. 당시에도 딥페이크를 통해 불법적으로 유명인이나 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가 문제됐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이용한 가짜 영상이 제작되기도 했다.2024년 현재, 다른 사람들을 속일 목적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은 전문가도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상용화됨에 따라 X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얼굴을 악의적으로 합성한 음란물이 확산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해당 기술로 인한 피해 사례는 전 세계에서 속출하고 있고, 앞으로 그 피해 건수 및 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그러나 세계의 국제기관이나 정부 기관들은 이제야 허겁지겁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듯한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작년에 들어서야 딥페이크를 포함한 AI 활용 방안 규제 행정명령을 처음 발표했고, 아직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 법률은 마련되지

독자리뷰 | 백운성 / 기계 21 | 2024-03-22 18:38

‘정’이란 ‘느껴 일어나는 마음’ 또는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의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사전적 정의를 넘어 개인 간 관계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이다. 과거 한반도의 풍습인 품앗이도 ‘정’의 일종이다. 가족노동이 모든 노동방식의 기초인 소농 경영의 현실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타인과의 노동력 차용 및 교환으로 해결하고자 한 데서 비롯됐다. 필요한 노동력을 타인에게 빌려 쓰고 이에 대한 답례로서 합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품앗이는 강한 공동체성에서 출발했는데, 단순히 노동력의 교환이 아닌 상호부조에 의한 규율이다.현대 사회에서 ‘정’은 어떨까. 요즘 대두되고 있는 사회 문제는 넓게 보면 대부분 ‘정’과 관련된다고 본다. △젠더 분쟁 △정치극단주의 △세대 갈등 △지역 갈등과 같이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 국한되는 ‘정’의 발현으로, 소득 양극화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은 점진적인 계층 사이의 공감과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익 추구가 우선인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고 이기주의가 발현돼, 자신 혹은 집단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것이 현실이다.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에 영향을 미친

78오름돌 | 이이수 기자 | 2024-03-22 18:25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방문하고자 길을 걷고 있던 나는 한 글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이 문장을 마주치자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던졌던 질문 하나가 생각났다.우리는 부모님과 전문가들로부터 책의 장점에 대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자동차가 기능을 하기 위해선 연료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의지는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나아가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그리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이것이 바로 내가 스스로 던졌던, 독서를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를 줬던 질문이었다.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읽기 시작했던 책은 시간이 흐르며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해 갔다. 중고등학교 쉬는 시간이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자습 시간마다 책을 읽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고전 문학을 읽어도 책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과학 서적을 봐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정말 책을 통해 얻는 것이 있는가라는 불안감에 빠져들게 됐다. 사실 고전 문학을 분석하며, 책의 많은 내용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아는 것

78내림돌 | 이주형 기자 | 2024-03-22 18:24

한 사회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도의 과학화기술화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은 공적 의사결정에서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중요한 공적 의사결정을 오로지 과학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는가?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을 탐구하는 행위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행위이지만,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은 정치적 행위이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순간 전문가들의 의사결정은 과학적 논리만이 아니라 정치적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적 논리의 핵심은 민주주의이다. 전문가주의는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와 대립과 긴장의 관계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에 의한 공적 의사결정을 주장하는 전문가주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적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동등한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인해 비과학적인 ‘잘못된’ 결정이 내려져 공동체에 해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중우정치’라는 이름으로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제기되어온 민주주의의 약점이다. 자기 스승이

사설 | times | 2024-03-22 18:22

만화/만평 | times | 2024-03-22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