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047건)

이번 호 신문에는 새롭게 선발된 포항공대신문사 33기 수습기자들의 첫 기사가 실린다. 특히 기획 기사인 ‘수습기자의 다짐’에서는 수습기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 비장한 각오를 글로 써 낸다. 후배들이 쓴 ‘수습기자의 다짐’을 읽고 있자니 2년 전 신문사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나는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글쓰기를 좋아했다. 글의 종류도 가리지 않아서 유려한 독후감을 써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하는 한편, 공책에 SF 소설을 써 같은 반 친구들이 돌려 보기도 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다듬어 내는 행위 자체가 멋지게 느껴지고, 그래서 지금껏 글을 쓸 때면 마냥 즐겁다. 신문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도 교내외의 다양한 사건을 직접 취재함으로써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공대에 와서도 꾸준히 글을 쓰고 나아가 우리대학 구성원에게 널리 나의 글을 읽힐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돼서였다.나 역시 33기 수습기자들처럼 ‘수습기자의 다짐’에서 기자로서 야심을 밝혔는데,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았던 문장은 “나는 글로써 과학과 우리가 사는 사회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이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9-03-29 16:48

봄이다. 겨울 속에 웅크렸던 만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깨어난다는 봄이 왔다. 봄을 알리는 노래들이 하나둘씩 발매되고, 우리나라 국민 봄 가요라고 할 수 있는 ‘벚꽃엔딩’이 길거리에 울려 퍼지면 나는 봄이 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사실 봄은 사계절 중 그 어떤 계절보다 중요하다. 토론에서 찬성과 반대 중 어느 쪽에도 의견을 드러내지 않지만, 토론을 이끌어가는 사회자의 역할 같은 계절이다. 애매해 보이지만 여름과 겨울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고, 그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아니 절대 없을 수 없는 계절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어렸을 때 봄의 필요성과 역할을 이해하지 못해서 정말 단순히 봄을 싫어했다. 춥거나 덥거나 둘 중 하나만 하면 좋을 텐데 봄은 항상 그 두 가지를 다 해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싫었고, 애매하게 따뜻한 햇볕과 애매하게 차가운 바람의 이질적인 조합이 너무 거슬렸다. 그런데 요즘 그렇게 싫어했던 봄이 그립다. 학교에서 벚꽃이 필 때쯤 중간고사를 보고, 봄이 가장 바쁜 학기 초라 봄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봄이라는 계절 자체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짧아지고, 온 세상을 뿌옇

78내림돌 | 김영현 기자 | 2019-03-29 16:47

지곡로 127번길(구 가속기로)과 지곡로가 만나는 삼거리에 지난 겨울방학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경북과학고등학교(이하 경북과학고)를 우리대학 인근인 지곡동 산 22번지로 확장해 이전해 오기 위한 공사이다. 확장 이전이 완료되는 2021년 7월에는 이 삼거리가 사거리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경북과학고는 1993년에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교했으나 같은 해 이전해 온 경상북도교육청과학원과 그동안 좁은 부지를 나누어 사용하다 보니, 학년당 학급수가 전국의 과학고 평균인 4.3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2학급인 최소규모 과학고로 운영돼 왔으며 과학원 방문자로 인한 소음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이에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이 추진됐으나 이전 대상지로 최초 고려됐던 포항 테크노파크 내 부지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한때는 경북내 타 도시로의 이전도 고려됐다고 한다. 다행히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재작년에는 포스코 인재창조원과 제철중학교 사이의 부지가 이전 대상지로 확정됐고 작년에는 포항시에서 도시 계획 결정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회는 이번 경북과학고가 우리대학 인근으로 이전해 오는 데 대해 큰

사설 | . | 2019-03-29 16:47

만화/만평 | times | 2019-03-29 16:21

어느새 늘어버린 나잇살을 빼야겠다는 이유로 교정 산책을 시작했다. 매번 비슷한 코스로 산책하다 보니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이 알아서 눈에 들어온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교정에도 바야흐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은 목련이다. 겨우내 손가락만 한 겨울눈 안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땅이 녹기 시작하고 따듯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아기 손만 한 꽃이 받침도 없이 홀연히 나타난다. 크고 하얀 꽃송이가 일제히 피어나는 장면은 진정 장관이다. 비록 떨어질 때 남루한 모습이 안쓰럽지만, 목련 나무가 일제히 하얀 꽃들을 내뿜듯이 매달고 있는 이삼 주 간은 정말 황홀하다. 교정에서 가장 멋진 목련을 볼 수 있는 곳은 노벨동산에서 RIST 식당으로 가는 샛길이다. 4월로 접어들어 온 교정이 흩날리는 벚꽃으로 만발하면 누구라도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처럼 벚꽃은 시간을 거슬러 순진했던 청년 시절의 기억을 절로 불러온다. 벚꽃은 피는 순간부터 떨어지기를 기다린 양 포항의 매서운 바람 때문에 채 몇 주를 버티지 못한다.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에서 봄꽃 들이 저마다 멋을 가지고 떨어지는 모습을 이렇게 쓰고 있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노벨동산 | 이승우 / 생명 교수 | 2019-02-28 03:03

최근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SKY 캐슬’을 다들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20%가 넘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매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환상을 만족시켜 주거나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로잡을 것. SKY 캐슬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드라마이다. 우선 최상위 계층을 주연으로 삼아 시청자들의 환상을 자극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겪었고, 힘들어했던 입시를 소재로 삼아 공감을 끌어낸 것이다.이 드라마의 작가는 한국 교육의 파행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주연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 소위 ‘학종’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힘쓴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목표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본인에게 맞는 전형까지 결정했다. 한편으론 멋지지만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 교육의 잘못된 목표가 1화에서부터 드러난다.‘영재 오빠 포트폴리오만 있으면 황금 로드맵이 생기는 거잖아. 엄마!’‘그렇지. 목표에 골인할 수 있는 필살 전략이 생기는 거지.’필자는 이 대목을 보면서 크게 분노했다. 교육의 본질을 철저히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포트폴리오’라는 용어를 짚어 봐야 한다.

지곡골목소리 | 정혜일 / 무은재 18 | 2019-02-28 03:02

작년에 입학해 수강했던 과목 중 하나는 서리빈 교수님의 ‘기업가정신과 기술혁신’이라는 과목이었다. 어떤 강의인지도 모른 채 산업경영공학과를 지망하는 친구와 함께 강의를 들었다. 처음에는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도 몰라 뜬구름 같은 개념으로 다가왔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에만 관련된 것이라는 편협한 시선으로 봤고, 학부생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져 강의가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강의에서 여러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고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기업가정신이 개인의 삶에도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강의가 끝날 즈음엔 ‘기업가정신’을 통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개인이 삶에서 더욱 차별화된 가치를 실현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지난 호 신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기사는 바로 서리빈 교수님께서 작성하신 ‘기업가정신으로 차별화된 삶의 가치 실현’이라는 학술 기사였다. 기사에도 자주 등장한 것처럼 기업가정신의 핵심 단어는 ‘가치’와 ‘혁신’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지프 슘페터는 관리자와 기업가의 차이를 새로운 생산적 결합과 가치 창출 유무를 통해 이야기한다. 즉, 현재의 굳어진 시스템과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자원의 생산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독자리뷰 | 최은수 / 무은재 18 | 2019-02-28 03:02

회사에서 개인 자료 프린트하기, 회사 탕비실의 커피 가져오기, 휴대전화와 노트북 충전은 회사 콘센트로. 작년 유행했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서 따온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의 이야기다. 최근 SNS에 직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 물품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가져가는 소확횡 이야기가 게시됐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소확횡은 회사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대학 곳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교내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많이 뽑아 사용한다. 생활관에서 샤워할 때 물을 계속 틀어놓는다. 외출 시에도 생활관 방 콘센트에 꽂힌 플러그는 빼지 않고, 전등도 켜 둔다. 텅 빈 강의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지만 히터는 끄지 않는다. 우산을 대여해 주는 도서관자치위원회 라온 사무실에 우산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카트를 대여해 주는 생활관자치위원회 사무실로 카트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소확횡은 어디까지가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서양에서는 위처럼 회사의 자산이나 시간, 정보를 훔치는 것을 직원 절도(Employee theft)라고 규정한다. 미국에서는 직원 절도로 인한 기업들의 손실이 연간 수백억 달러이고, 미국 기업의 20~30%가

78오름돌 | 정유진 기자 | 2019-02-28 03:01

나는 바쁘게 살고 있다. 방학 때마다 동아리 합숙으로 남아 공부하는가 하면, 때로는 훌쩍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학기 중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과 대회에 참가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학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살아왔다. 태생적으로 가만히 누워서 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먼저, 나는 아직 젊다.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다. 때로는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벌써 1학년이 끝났다며 이제 늙었다고 하소연을 하지만, 아직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안다. 아직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이나 단기유학과 같이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다 참여하지 못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방에 틀어박혀 있기에는, 젊음으로 견뎌낼 수 있는 힘든 경험들을 놓칠 것만 같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미래를 미처 다 설계하지 못한 내게 아주 훌륭한 영양분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다.또한, 아직 내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내가 제일 잘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우리대학에 온 뒤 나보다 한발 앞서 나간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아직 부족한 부

78내림돌 | 국현호 기자 | 2019-02-28 03:01

코르셋(Corset)이란 가슴부터 엉덩이 위까지, 배와 허리를 졸라매어 체형을 보정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착용하는 여성용 속옷을 말한다. 최근 들어 쓰이는 코르셋이란 용어는 사회적 의미로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여성에게 사회적인 ‘여성성’을 따를 것을 강요하거나, 이를 무의식적으로 당연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뜻이 확장됐다.‘오늘은 오전 수업 없으니까 1시간 전에 일어나서 씻고 옷 고르고 머리 드라이하고 입술 바르고 나가야지’, ‘니트랑 치마를 샀는데 어울리는 가방이랑 신발이 없네’, ‘나는 턱이랑 다리만 좀 고치면 더 예뻐질 텐데’위에 있는 말들은 내가 지난 1학기 때 일상적으로 했던 생각들을 나타낸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범하게 살아온 나는, 분홍색만을 좋아하진 않지만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저체중이었던 때에도 허벅지에 있는 살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밥을 굶던 아이였다. 이렇게 주체적 코르셋을 나 자신에게 씌우면서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나 성 상품화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입술을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고, 춥고 불편해도 예쁜 치마를 입는 나의 모습은 내 가치관과는 모순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하나씩 코르셋을

포스테키안의픽 | 김주희 기자 | 2019-02-28 03:00

만화/만평 | . | 2019-02-28 02:56

뮤지컬 ‘웃는 남자’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주인공의 입이다. 기이하게 찢어진 입을 보면 자연스럽게 제목의 의미를 유추하고 극의 분위기를 예상해볼 수 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그윈플렌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사용될 기형아를 찾던 인신매매단에 납치당해 입이 찢기고 그들에게 버려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후 그윈플렌은 눈먼 갓난아이 데아와 약장수 우르수스를 만나 유랑극단으로 활동하다가 조시아나 공작 부인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출생 비밀에 대해서 알게 된다.“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극 중 그윈플렌이 조시아나 공작 부인에게 하는 대사이다. 아마도 이 대사가 웃는 남자라는 뮤지컬 전체의 내용을 아우르는 한 문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극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귀족과 평민 계층 간의 갈등은 이 한 문장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이 같은 갈등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극 중 앤여왕의 노래 중 자신들은 상위 1%의 사람이며 나머지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가사에서도 현대사회가 연상된다. 누구나 행복할 자격이

포스테키안의픽 | 김영현 기자 | 2019-02-12 00:01

후회하지 말자. 새해가 밝으면서 시간이 점점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이 소중한 시간을, 힘들었던 모든 순간을 계속해서 후회하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하지만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후회하고 싶은 순간들이 계속 쌓여가기에 이를 견디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나는 이렇게 쌓여가는 순간들을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방향으로 바라보기 위한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봤다. 힘들었던 순간들이 나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결과로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제부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본다면 이 순간들은 지금의 더 현명해진 나의 모습을 만들어준 중요한 경험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글을 작성하기 전 과연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의 경험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거나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내가 대학교에 와서 겪었던 힘들었던 부분과 이를 극복한 경험을 나눠 보려고 한다.우리는 많은 사람을 봐오면서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고 대학교에 와서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더 두터워지는

지곡골목소리 | 노유진 / 화공 16 | 2019-02-11 23:59

얼마 전 동물권 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해당 단체의 대표인 박소연 씨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직원들이 주장하기를, 박소연 씨는 일부 직원들까지 속여가면서 2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을 안락사시켰다고 한다. 박소연 씨는 동물들을 안락사시켰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그녀는 사죄하는 대신 “끔찍하게 (개를) 도살하느니 안락사가 훨씬 낫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끔찍한 개 도살 장면이 담긴 영상을 업로드 했다.일견 그녀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 도축은 불법화도 제도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고, 상황이 그러니 일반적인 가축에 비하면 보다 비인간적인 도살이 흔히 행해지고 있다. 그보다는 약물에 의한 안락사가 덜 잔인하다고 느끼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 단체가 본래 안락사 없는 동물 보호단체를 표방했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녀가 한 일은 후원금이 동물 구조에 쓰일 거라고 믿고 후원한 사람들을 배반한 행위이며, 그녀의 주장은 뒤늦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그녀가 믿음을 배반했느니 마니 하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도축될 예정인 개를 구조해 다시 안락사시키는 이 행위 자체가 옳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도축은 근본적으로

독자리뷰 | 하현우 / 전자 16 | 2019-02-11 23:58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크게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증거가 발견됐는지나 어떤 증언들이 있었는지는 알아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그래왔듯, 그냥 그렇구나 하고 딱히 의구심을 품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그날 오후, ‘시민의 이름으로, 이번 김경수 지사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 전원의 사퇴를 명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번 판결을 ‘매우 심각한 사법 쿠데타’라 명명하며 시민들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청원의 참여 인원은 20만 명을 돌파해 청와대 청원 답변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재판에 대한 논란은 국회로도 번졌다. 여당이 판결 불복에 대한 입장을 선언했고, 야당은 헌법 불복이라 지적하며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여당은 이에 탄핵 세력의 대선 불복이라며 야당의 공세를 맞받아쳤다. 설 명절이 지나고도 화두에 오른 갈등 국면은 쉽게 꺼지지 않을 듯 보인다.국민청원 게시판이 이제는 행정부에 대한 정책적 지적이나 건의만 하는 범위를 벗어나 국민의 생각과 의견을

78오름돌 | 장호중 기자 | 2019-02-11 23:57

얼마 전 사촌 동생을 만났다. 심심하면 뛰어다니며 사촌 형들을 쫓아다니고, 부모님 휴대전화로 유튜브를 보다가 그만 보라면 울상 짓는 평범한 유치원생이다. 우리도 어렸을 때 지치지 않고 뛰어다니며 부모님을 정신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땐 유튜브가 아니라 비디오테이프를 봤다. 눈치챘겠지만 지금 유치원생들과 우리는 이미 우리와 부모님 세대만큼 달라졌다.주5일제가 부분적으로 적용되면서 2주에 한 번 학교를 쉬던 시절도 있었다. 토요일마다 달력을 보며 오늘이 가는 토요일인지 노는 토요일인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었다. ‘갈토’에는 학급 임원 부모님께서 사주신 ‘콜팝’을 먹었던 기억, 학교 마치고 다 함께 친구 생일파티에 갔던 기억이 난다. 다섯 번째 주 토요일이 최악이었다. 다음 주 토요일까지 두 주 연속으로 학교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영어를 카세트테이프와 책으로 배웠다. 책은 지금까지 그대로지만, 카세트테이프는 CD가 됐고, 마침내 태블릿 PC가 됐다. 되감기와 빨리 감기 버튼을 너무 많이 눌러 고장 난 녹음기도 여러 개였다. 녹음테이프가 늘어나 녹음기에 걸리면 테이프를 빼고 연필을 구멍에 끼워 열심히 돌렸던 기억이 난다. 되감기와 빨리 감기로 다시 들고

78내림돌 | 김성민 기자 | 2019-02-11 23:56